"왕·왕비 전에 남편과 아내"…차주영·이현욱이 그릴 부부 '원경'(종합)

원경왕후의 관점에서 그린 서사
'원경', 6일부터 티빙·tvN 동시 공개

배우 이현욱, 김상호 감독, 차주영(왼쪽부터)이 tvN 새 오리지널 드라마 '원경' 제작발표회에 참석했다. /tvN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이방원과 원경왕후도 왕과 왕비이기 전에 남편과 아내였다. 이 관점에서 시작한 '원경'이 부부의 서사를 어떻게 그려내며 색다른 이야기를 전달할지 이목이 집중된다.

tvN X TVING 오리지널 드라마 '원경'(극본 이영미, 연출 김상호) 제작발표회가 6일 온라인 녹화 중계로 진행됐다. 행사에는 김상호 감독을 비롯해 배우 차주영과 이현욱이 참석했다.

'원경'은 남편 태종 이방원(이현욱 분)과 함께 권력을 쟁취한 원경왕후(차주영 분)를 중심으로, 왕과 왕비, 남편과 아내, 그사이에 감춰진 뜨거운 이야기를 그린다. 정치적 동반자로 알려진 이들 부부의 서사를 원경의 관점에서 새롭게 창조하고 해석했다.

김상호 감독은 "앞서 이방원의 서사를 그린 작품이나 세종대왕을 다룬 작품은 많았다. 태종의 아내와 세종대왕의 어머니로서 두 사람의 연결고리가 바로 원경이다. 그런데 이 인물에 대해서는 너무 모르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며 "원경은 생각보다 훨씬 대단하고 주체적으로 시대를 이끌어간 여장부다. 원경이란 인물을 많은 시청자들에게 소개해 주고 싶었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원경의 관점에 초점을 맞춘 작품은 원경과 이방원의 관계 역시 색다르게 접근한다. 김 감독은 "왕과 왕비지만 이들도 부부라는 게 우리 작품의 포인트"라며 "고려 말이라는 격변기에서 왕과 왕비가 될 운명이 아니었지만 원경이 방원을 도와 왕이 되게 만든 건 잘 알려져 있다. 우리는 그 사이에서 부부의 관계성을 상상하고 꾸며봤다"고 설명했다.

그는 "내가 알기로는 이방원이 조선시대에서 후궁 정치를 처음 시작한 사람이다. 또한 조선 왕 중 후궁 수가 두 번째로 많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이방원과 원경의 사랑은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더 깊어지는 느낌이다. 실제로 두 사람은 아이도 많이 낳고 그중에서도 훌륭한 세종대왕이 탄생하지 않았나. 이 부분을 염두에 두고 지켜봐 줬으면 한다"고 밝혔다.

때문에 김 감독이 연출적으로 신경 쓴 부분 역시 두 인물의 복합적인 갈등이었다. 그는 "왕과 왕비이기 전에 남편과 부인으로서 느끼는 심리 상태에 집중했다. 시대가 바뀌고 왕과 왕비가 되면서 이들도 처음 겪는 상황이 많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부라는 관계는 변하지 않는다. 그런 두 사람이 서로를 바라보는 심리 상태를 시청자들도 즐길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전했다.

배우 차주영이 tvN '원경'에서 원경왕후로 분해 극을 이끈다. /tvN

차주영이 남편 태종 이방원과 함께 권력을 쟁취한 원경 왕후 역을 맡았다. 차주영은 "원경 왕후는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삶을 산 것 같다. 불꽃 같은 인생을 살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 여인의 일대기를 누군가가 그려야 한다면 내가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이에 이현욱은 "실제로 성격도 비슷하다"고 귀띔해 차주영이 그릴 원경 왕후를 기대케 했다.

이현욱이 태종 이방원을 맡아 차주영과 호흡을 맞춘다. 그동안 다수의 작품에서 여러 이방원의 모습이 그려진 바 있다. 많은 선배 배우들이 이방원 역을 소화했던 만큼 이현욱으로서는 부담감을 느낄 법도 했다.

그러나 정작 이현욱은 "이상하게 부담은 되지 않았다"고 밝혀 궁금증을 자아냈다. 그는 "우리 작품은 원경의 관점으로 본 이방원의 모습을 그리지 않나. 때문에 기존에 선배님들이 연기한 모습과는 다른 모습이라고 생각했다. 나로서는 선배님들만큼의 연기를 할 수 없을 뿐더라 선배님들의 연기를 능가하겠다는 생각도 들지 않았다. 그저 기존의 모습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출연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두 사람의 호흡은 어땠을까. 먼저 차주영은 "앞서 여러 차례 말했는데 현욱 오빠가 이방원 역이라서 감사했다. 그만큼 의지도 많이 했고 도움도 많이 받았다. 끝날 때 보니까 한평생을 함께 보낸 기분이었다"고 돌이켰다.

이현욱은 "차주영 씨가 나보다 어리지만 정말 원경 왕후 같았다. 내 작업 스타일 때문에 많이 귀찮게 했는데 다 받아주면서 동시에 현장에서 분위기를 잘 끌고 가줬다. 놀라운 배우를 만난 기분이었다"고 화답했다.

김 감독은 "주영 씨가 중간에 후궁 들어올 때마다 얼마나 질투를 했는지 모른다"고 귀띔해 웃음을 자아냈다.

배우 이현욱이 tvN '원경'에서 이방원 역을 맡아 차주영과 호흡을 맞춘다. /tvN

아무리 재해석을 거쳤다고는 하지만 이방원과 원경 왕후 모두 실존 인물인 만큼 연기를 하는 데 있어 어려움이 뒤따랐을 터다. 이에 차주영은 "조심스럽지만, 역사라는 게 불친절한 부분이 있는 것 같다. 모든 게 다 나와 있지는 않으니까. 그래서 빈 부분은 감히 내가 원경왕후라고 생각하고 연기로 채우려고 했다"고 전했다.

김 감독은 "세종대왕의 어머니지만 남아 있는 사료가 거의 없다. 작가와 오랜 시간 공부했는데 실록 말고는 언급된 자료가 별로 없더라. 심지어 본명조차도 알 수 없었다"며 "그래서 실제 사건은 그대로 두고 그 사이에서의 심리 상태만 재해석했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차주영은 '원경'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모든 촬영을 마친 '원경'이지만 차주영은 "전국 팔도를 다 돌아다니며 촬영했다. 그러다 보니 어느 현장을 가도 '원경' 촬영장을 갔던 길이 나오더라. 그래서인지 아직도 원경에게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 감독은 "후반부로 갈수록 두 사람의 깊이가 짙어진다. 두 사람의 성장드라마라고 생각이 들 정도다. 그러니 시청자들도 꼭 뒷부분까지 지켜봐 줬으면 한다"고 바랐다.

'원경'은 6일 오후 2시 티빙에서 1, 2화가 선공개된다. 이후 매주 월요일 두 편씩 공개된다. tvN에서는 이날 저녁 8시 50분 첫 방송을 시작으로 매주 월, 화요일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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