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이 태국을 꺾어 미쓰비시컵 우승을 거두고 동남아 축구 최강 자리에 올랐다.
김상식 감독이 지휘하는 베트남은 5일(한국시간) 태국 방콕의 라차망칼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미쓰비시일렉트릭컵(이하 미쓰비시컵) 결승 2차전 원정 경기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사진=미쓰비시컵 홈페이지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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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은 5일 2차전서 태국에 3-2로 승리했고, 지난 3일 홈인 베트남 푸토 스타디움에서 열린 1차전에서 2-1로 이겨 합계 5-3으로 앞서면서 우승을 확정했다.
베트남의 해당 대회 우승은 박항서 감독 체제 이후 처음이다. 2018년 당시 박항서 감독 체제서 우승을 거둔 이후 6년만에 다시 트로피를 들어올렸고 통산 3번째로 동남아 축구 최정상을 차지했다.
반면 일본 출신의 이시이 마사타다 감독이 이끄는 태국은 대회 3연패인 동시에 통산 8차례 우승을 노렸지만 ‘김상식 매직’에 막혀 준우승에 그쳤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경기 시작 전부터 수도 하노이, 베트남 최대 도시 호찌민, 중부 중심 도시 다낭 등 전국 주요 도시의 중심가마다 수많은 베트남 국민들이 길거리 응원에 나선 가운데 베트남 축구대표팀이 미쓰비시컵 우승을 차지하자 베트남 전국이 2002년 월드컵 당시 한국을 방불케 하는 열광에 휩싸였다.
실제 미쓰비시컵은 국제적으로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동남아 지역 내에선 ‘동남아 월드컵’으로 불릴 정도로 많은 관심을 모으는 축구 이벤트다. 베트남 축구 대표팀은 박항서 전 감독 시절 통산 2번째 미쓰비시컵 우승트로피를 들었고, 각종 국제대회서 최고 성적을 거두며 황금기를 보냈다.
하지만 박 감독이 계약 만료로 물러난 이후 필리 트루시에 감독과 같은 세계적인 명장이 지휘봉을 잡았음에도 부진했고, 지난해 5월 김상식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다.
사진=AFP=연합뉴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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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감독은 자신의 부임 이후 처음 나선 미쓰비시컵에서 우승을 이끌며 다시 한 번 베트남 국민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등에 업을 수 있게 됐다.
경기 내용은 태국이 주도했지만 실질적인 득점력은 베트남이 훨씬 뛰어났다.
실제 베트남이 전반 8분 만에 상대의 실책성 플레이를 놓치지 않고 득점에 성공했다. 태국 수비진이 로빙 패스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고 박스 안에서 헤매는 모습을 보이자 베트남의 팜뚜언하이가 침착한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1~2차전 합산 스코어 3-1로 리드를 잡아간 베트남이었다.
하지만 태국도 물러나지 않았다. 이후 공세를 펼친 태국은 전반 28분 벤 데이비스의 중거리 슈팅으로 한 골을 따라붙었다.
반면 베트남은 공격의 핵심인 브라질 귀화 선수 응우옌쑤언손이 전반에 부상으로 실려 나가는 대형 악재를 맞았다. 전반 32분 오른쪽에서 컷백을 넘기는 과정에서 넘어진 응우옌쑤언손은 통증을 호소한 끝에 결국 응우옌띠엔린과 교체됐다. 결국 결승 2차전서는 조기에 경기를 마쳤지만 대회서 7골을 넣은 응우옌쑤언손은 득점왕을 차지했다.
결국 태국이 후반 19분 수파촉 사라찻의 그림 같은 중거리포로 이날 경기 스코어 2-1로 앞서가는 동시에 1·2차전 합계 3-3을 만들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30m 지점에서 골키퍼 키를 넘기는 날카로운 궤적의 슈팅을 날려 득점한 수파촉 사라찻이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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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과정에서 베트남은 동료가 쓰러지자 골키퍼가 사이드라인으로 공을 내보낸 이후 경기를 재개한 직후 태국이 공을 다시 돌려줄 것으로 기대하며 뒤로 물러났지만 태국은 곧바로 수파촉의 기습적인 중거리 슈팅으로 이어가면서 득점에 성공했다.
과열된 경기서 퇴장 선수가 나왔다. 태국의 미드필더 위라텝 뽐판이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했고, 흐름이 베트남쪽으로 넘어왔다.
후반 38분 베트남의 팜뚜언하이가 왼쪽에서 날린 오른발 땅볼 슈팅이 태국 수비수 판사 헴비분의 오른발을 맞고 골대로 빨려들어갔다. 베트남이 2차전을 2-2로 균형을 맞추는 동시에 합산 스코어 4-3으로 다시 앞서가는 귀중한 득점이었다.
다급해진 태국이 파상공세를 펼쳤지만 베트남은 몸을 날린 육탄방어와 골키퍼의 선방으로 끝내 상대 공격을 막아냈다. 경기 도중 여러 상황들이 펼쳐지면서 후반전 추가 시간이 15분 넘게 주어졌다. 태국은 경기 막판 마지막 코너킥 공격서 골대를 비우고 골키퍼까지 투입시켜 득점을 노려봤지만 불발됐고, 빈 골대에 베트남의 응우옌하이롱이 득점을 터뜨려 경기 쐐기를 박았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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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언론 등에 따르면 베트남 주요 도시의 시민들은 경기 종료 후 일제히 거리로 나와 국기인 금성홍기를 흔들며 기쁨을 만끽했다. 자정이 넘어서까지 베트남을 상징하는 오토바이를 탄 수백명의 시민들이 몰려들자 경찰이 거리 일부를 통제하기도 했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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