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한국시간) 열린 PGA 투어 더 센트리 1라운드에서 토마스 데트리의 드라이버샷 스윙을 연속 사진으로 합성한 모습. 출전 선수 중 '롱기스트'인 420야드 장타를 뽐냈다. 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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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0야드, 418야드, 417야드…. 300야드는 명함도 못 내미는 상상을 초월하는 장타쇼가 펼쳐졌다.
3일(한국시간) 미국 하와이 마우이섬 카팔루아 리조트 플랜테이션 코스(파73)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개막전 더 센트리 1라운드부터 400야드를 훌쩍 넘는 초장타 드라이버가 쏟아졌다. 이 대회는 지난해 페덱스컵 상위 50명과 각 대회 우승자에게만 참가 자격이 주어졌고, 깨진 유리에 손을 다친 세계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미국)를 제외한 59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총상금 2000만달러가 내걸린 왕중왕전 첫날부터 기선 제압을 위한 화끈한 공격 골프가 펼쳐졌다. 드라이버샷 비거리 300야드는 그저 정교하게 끊어가는 샷일 뿐이다. '장타자' 축에 들기 위해서는 400야드를 넘겨야 한다. 59명 중 20명이나 짜릿한 400야드 손맛을 봤다. 특히 7번홀(파4·532야드)과 12번홀(파4·432야드)에서 쏟아졌다. 이날 무려 20차례 이상 400야드를 넘는 대포알 드라이버샷이 터져 나왔다. 7번홀에서는 9차례, 12번홀에서는 11개의 장타가 나왔다.
대회 첫날 일명 '롱기스트'는 토마스 데트리(벨기에)다. 멀리 쳤을 뿐만 아니라 정교함도 과시했다. 데트리는 12번홀에서 티샷을 420야드나 날렸고 정확하게 그린 위에 공을 올려놨다. 2퍼트로 가볍게 버디를 잡아낸 데트리는 이날 6타를 줄이며 공동 7위로 출발했다.
장타 2위는 라파엘 캄포스(푸에르토리코)다. 캄포스는 7번홀에서 티샷을 418야드나 보내 좌측 페어웨이에 잘 떨궜다. 아쉽게 6m 버디 퍼트에 실패해 파에 그쳤고, 이날 1번홀(파4) 트리플보기에 발목을 잡혀 1언더파 72타로 공동 34위에 머물렀다.
이날 '가장 정교한 드라이버샷' 주인공은 한국의 안병훈이다. 안병훈은 12번홀에서 티샷을 417야드나 날려 보내 그린 우측 끝에 올려놓는 데 성공했다. 이어 약 20m 이글 퍼트는 실패했지만 가볍게 버디를 잡는 데 성공했다. 정교한 티샷은 이 홀뿐만이 아니다. 안병훈은 14번홀(파4·291야드)에서도 티샷을 바로 그린 위에 올려놓은 뒤 가볍게 버디를 잡아냈다. 이날 이 홀에서 '원온'에 성공한 것은 안병훈뿐이다. 지난해 한국에서 열린 DP월드투어·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제네시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안병훈은 좋은 흐름을 이어 3언더파 70타를 기록해 공동 23위로 첫날 경기를 마쳤다.
안병훈은 지난해 PGA 투어에서 최고로 드라이버를 잘 치는 선수로 우뚝 섰다. 평균 드라이버샷 비거리 317.1야드로 3위에 올랐고 동시에 티샷 효율성 부문에서도 3위를 차지한 바 있다. 안병훈과 데트리가 원온에 성공한 12번홀에서 나온 역대 최고의 샷은 현재 LIV 골프로 옮긴 더스틴 존슨(미국)의 샷이다. 2018년 존슨은 티샷을 420야드 날려 홀 바로 옆 15㎝에 붙이고 가볍게 이글을 낚았다. 조금만 더 굴렀다면 파4 홀인원이자 앨버트로스를 기록할 뻔했다.
대회 직전 침대 모서리에 발가락을 부딪쳐 골절상을 입었던 빅토르 호블란(노르웨이)도 부상을 딛고 7번홀에서 407야드로 '홀 롱기스트'를 기록하는 등 3타를 줄여 공동 23위에 이름을 올려놨다. 또 토니 피나우(미국), 캐머런 영(미국), 해리 홀(잉글랜드), 윈덤 클라크(미국), 저스틴 토머스(미국) 등이 속이 뻥 뚫리는 400야드 이상 장타를 때리며 2025년 첫 대회 첫날 경기를 치렀다.
하지만 리더보드 맨 꼭대기에는 400야드를 한 번도 기록하지 못한 톰 호기(미국)가 올랐다. 호기는 이날 버디를 10개나 잡고 보기는 1개로 막아 9언더파 64타를 적어냈다. '장타홀'인 7번홀에서 335야드, 12번홀에서 347야드밖에 보내지 못해 이날 장타 순위에서 꼴찌인 59위에 머물렀지만 정교한 아이언샷으로 버디쇼를 펼쳤다. 윌 잴러토리스(미국)와 마쓰야마 히데키(일본)가 8언더파 65타로 공동 2위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 선수 중에서는 임성재가 4타를 줄이며 공동 16위로 무난하게 첫날 경기를 마무리했다. 임성재도 1번홀 367야드, 7번홀 360야드, 12번홀 369야드 등 평소보다 장타를 날렸지만 400야드는 넘기지 못했다.
페어웨이가 넓고 내리막 홀이 많아 장타 천국으로 불리는 플랜테이션 코스에서는 지난해 무려 56개가 넘는 400야드 이상 장타가 기록됐다. 특히 PGA 투어 최장타 기록도 이곳에서 나왔다. 주인공은 맥스 호마(미국). 호마는 지난해 7번홀에서 무려 477야드를 기록했다. 특히 이 홀은 내리막 홀이 아니었기 때문에 더욱 놀라운 기록이다. [조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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