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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5 (일)

[인터뷰 일문일답] "다시 불면증 시작, 무슨 운명의 장난인지" 이호준 감독의 시간은 더디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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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창원, 신원철 기자] "스케줄 표 받기 전에는 코치 때 같은 느낌도 있었다. 개막전 일정이 나오니까 실감이 난다."

이제 이호준 감독의 시간이 시작됐다. 이호준 감독에게는 그 시간이 더디게 흐르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10월에 취임했지만 겨울을 보내는 동안 '사령탑'이라는 자리가 와닿지 않았는데, 지난달 20일 KBO가 일정을 발표하면서 마음가짐이 달라졌다.

이호준 감독은 3일 NC 다이노스 신년회를 마치고 취재진과 만나 올 시즌 계획과 스프링캠프 구상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감독으로 새해를 맞이한 소감에 대해 "다시 불면증이 시작됐다"고 했다.

감독이 됐다는 사실이 제대로 실감나기 시작했다. 이호준 감독은 "개막전 스케줄이 나오니까 실감이 났다"며 "첫 경기부터 고향 팀(개막 2연전 상대 KIA 타이거즈)과 하고, 또 홈 개막전은 지난해까지 있었던 팀과 한다(3월 28~30일 창원 LG 트윈스전). 이게 무슨 운명의 장난인가 싶었다"고 말했다. 디펜딩 챔피언인 KIA, 2년 전 우승 팀인 LG를 차례로 만나는 일정이 벌써부터 부담스럽게 다가온다.

그러나 이호준 감독은 "오히려 가장 센 팀들과 하면 기분 좋게 시작할 수 있겠다 싶었다. 일정 보고 (NC를)걱정하신 분들이 많다고 하더라. 반대로 잘됐다는 생각도 했다. 우리 전력이 어느 정도인지, 가장 센 팀과 만났을 때 어떨지 궁금했다. 사실 스케줄 표 받기 전에는 코치 같은 느낌도 있었다. 안 와닿았는데 개막전 일정이 나오니까 실감이 났다. 질문에 대한 답이 맞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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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준 감독은 그러면서 "선수들에게서 자신감이 너무 많이 떨어져 있다. 불안해 하는 걸 나도 느끼지만 외부에 있는 분들도 그런 말을 많이 했다. 프리미어12 때도 담당 코치가 전화를 해서 그런 면을 얘기하더라. 놀랐다고 하더라. 자신감이 떨어져 있다고. 보는 눈은 비슷한 것 같다. 성적이 하위권에 머물다 보니 그런 면도 있는 것 같다. 스프링캠프에서 실력향상이나 컨디션 조절도 중요하지만 이런 면들을 해소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활기차게 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감독이지만 나도 파이팅하면서 다독여줘야 할 것 같다"며 첫 번째 숙제를 내걸었다.

또 "선수단에서 우리 코칭스태프보다 박민우를 비롯한 선배들이 문화를 잘 만들어줘야 한다. 많은 소통을 하면서 선수단 사이 문제를 알고 또 코치들이 도와줄 수 있도록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불면증의 원인은 따로 있다. 이호준 감독은 "어떻게 하면 이길까 하는 생각이 크다. 개막전, 개막 2차전을 어떻게 할지 생각하고 있다. (KIA의)새로운 외국인 투수(아담 올러)도 좋다고 하고, 제임스 네일은 자타공인 좋은 선수니까 어떻게 하면 극복할 수 있을까, 몇 점을 주고 몇 점을 내야 이길까 생각했다. 어려운 문제다"라고 말했다.

또 "작년처럼 부상이 나오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선발 중간은 또 어떻게 끼워맞춰야 하는지 고민이다. 스프링캠프에서 보고 결정해야 하는 것들이다. 외국인 선수 둘에 3~4선발은 정해져 있는데 5선발을 고민하는 것이 정상이다. 지금 우리는 3~5선발을 걱정해야 한다. 젊은 선수들이 얼마나 그 자리를 메워주는지가 중요하다. 젊은 선수들은 물음표니까 그 다음을 어떻게 할지로 가득하다. 여행을 다녀왔는데 김성근 감독님이 '감독이라는 놈이 참 편하다. 나 같으면 잠도 못 잤다' 하셔서 반성을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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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발 후보인 신영우가 호주에서 좋은 내용을 보여줬는데.

"보고도 받고 영상도 봤다. 호주에서 하는 만큼만 하면 우리 기대대로다. 그 선수도 아직 물음표니까 스프링캠프, 대만 연습경기, 시범경기를 통해서 선발로 기용할지 편한 곳에서 기용할지 생각해봐야 한다. 사실 가장 기대하고 믿는 선수다. 신영우가 로테이션에 들어와 주면 그런 고민이 해소가 된다."

- 구창모의 상태는 어떤지.

"1월 1일에 통화했을 때는 자기 전역 할 때 5위만 유지하고 있으면 1위로 만들어주겠다고 하더라. 믿어야 한다. 몸에 특별한 문제 없고 좋다고 하더라. 2년 동안 그랬는데 아프면 안 된다. 구창모 나이나 그런 것들을 봤을 때 잘할 때다. 타이밍이 괜찮을 것 같다."

- 카일 하트 재계약을 원했는데 무산됐다.

"15승을 기대할 수 있는 확실한 카드라고 생각해서 취임 선물로 재계약해달라고 했는데 안 돼서 아쉽기는 했다. 하지만 우리 국제스카우트는 자타공인 대한민국 최고다. 새로 계약한 선수들도 하트보다 좋다고 한다. 15승 넘어서 20승 예상하겠다. 하트만큼 해줄 선수라고 생각해서 오케이 했다."

- 새 외국인 투수 둘 가운데 누가 1선발감인가.

"의견이 분분했다. 국제스카우트에서는 왼손 로건 앨런을 1선발로 영입했는데, 투수코치 쪽은 라일리 톰슨이 1선발이라고 하더라. 아직 결정은 안 했지만 둘 중에 하나가 하지 않겠나. 스프링캠프에서 보고 결정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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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머지 국내 선발투수들 후보는 누구인지.

"작년 12월 말에 이재학 선수에게 전화해서 미안하다고 했다. 한 번 던지고 엔트리 빠지고 하는 식으로 하겠다고 했는데 이재학이 로테이션에서 빠지지 않기 위해 준비를 많이 했다. 그런 선수에게 헛소리를 한 것 같아서 정상적으로 선발 로테이션 돌 수 있게 준비 잘 해달라고 하면서 사과했다. 이재학 최성영 김영규 김태경도 있다. 김태경은 공 던지는 페이스가 빨라서 선발 후보에 올려두고 있다."

"마무리는 왜 안 물어보나. 나도 궁금한데. 후보가 세 명 정도가 있다. 투수코치와 계속 얘기하고 있는데 김시훈이 포함됐다. 맡겨만 주신다면 잘할 자신 있다고 새해 인사를 하더라. 후보에 있으니 보여달라고 답장했다. 김재열 류진욱도 있고, 배재환 소이현도 같이 해본 선수라 그때 공이 기억에 남는다. 야구 잘할 나이고 나와 교감도 있기 때문에 그 선수들도 필승조 혹은 마무리를 할 수 있다는 생각이 있다. 김진호도 그렇고. 솔직히 말해서 투수 쪽을 잘 모르지만 서재응 수석코치가 경력이 많고 이용훈 코치도 데이터 분석 능력이 있어서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 서재응 코치는 선발 중간 마무리 다 잘 만들 수 있다고 한다. 사실 나는 답이 잘 안 보이기는 했다. 두 투수코치와 수석코치 의견을 전적으로 반영하려고 한다."

- 포수 운영 계획은.

"지금 안중열까지 해서 김형준 박세혁 셋이 포수를 맡는다. 김형준이 주전인 것은 맞다. 박세혁도 준비는 잘 하고 있다. 투수들이 원하는 포수를 내보내려고 한다. 투수들의 마음을 얻으라고 인터뷰를 통해서 얘기했다. 투수들이 선호하는 포수가 돼야 한다. 그런 식으로 생각하고 있다. 김형준이 다 뛸 수는 없다. 박세혁과 안중열이 그런 점을 잘 생각해줬으면 좋겠다."

- FA 이용찬 김성욱과 계약이 마무리되지 않았다.

"필요한 선수는 맞다. 구단에서 계속해서 선수들과 최선을 다해 협상한다는 얘기는 들었다. 기다려야 한다. 선수들도 생각할 시간이 필요할 거다. 본인이 원하는 조건이 아니라 계약이 안 됐다고 생각한다. 구단도 노력하고 있으니 조만간 좋은 소식이 들릴 거로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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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성근 감독 포함한 주변의 조언 가운데 와닿은 내용이 있다면.

"선배들이 내가 원하는 야구는 '낭만 야구'다, 꿈 같은 얘기라는 말씀을 많이 하시더라. 현실을 마주하면 여러 면이 나올 수 있으니 미리 생각하고 있으라고 하셨다. 누구나 육성을 생각하지만 이겨야 하지 않겠느냐, 그러다 보면 더 믿는 선수를 많이 기용하게 될 거라는 얘기를 많이 하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번 해보겠다. 선배 감독들의 말이 100% 맞다고 생각한다. 내가 부서지는 한이 있어도 해보겠다. 코치 때도 그랬고 감독이 돼도 그렇게 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내 고집대로 한 번 해보려고 한다."

"내게 조언해 준 감독님들은 우승도 해보고 경력이 뛰어나신 분들이다. 프로에서 오래 일했고 성적도 낸 분들이라 맞는 말씀일텐데 내 생각대로 한 번 해보려고 한다."

- 원하던 야구가 이뤄지지 않거나, 위기가 오면서 반대 여론을 마주한다면.

"내가 면접 때 했던 말이 있다. 구단에서 내가 한 말을 받아들였기 때문에 나를 뽑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구단이 반대하는 경우는 없을 거로 생각하고 있다. 대신 팬분들은 싫어하실 수도 있다. 그래서 계속해서 새로운 얼굴을 보실 수 있을 거라고 말씀드리고 있다. 누구는 그러더라. 떨어져 봐야 한 단계 아니냐고. 그런 말도 들었지만 그건 싫다. 그런 상황이 오면 힘들 것 같기는 하다. 성적이 안 나면 분명 누군가는 내 운영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실 수도 있다. 많은 분들의 생각이 그렇다면 나도 다시 생각해 보겠지만 소수의 의견에 흔들리지는 않으려고 한다. 그정도로 꽉 막힌 사람은 아니다. 너무 고집부린다고 한다면 우리 코치들도 얘기할 거다. 그게 소통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얘기하는 게 너무 낭만 야구인가. 다들 99.9% 안 된다고 하더라. 나는 50%만 거짓말 하겠다."

- 박민우는 이호준 주장과 함께했던 창단 때 뭔지 모를 끈끈함이 있었다고 하더라.

"(웃으며)자기도 모르니까 뭔지 모를 이라고 하는 것 아닌가. 내가 보기에는 세 가지다. 그라운드 안에서 서로 괜찮다고 해주는 것이 있다. 베이스러닝을 전력으로 하는 것도 있다. 전력질주 안 하면 누군가는 손해를 보면서 싫어할 수 있다. 1루까지는 열심히 뛰라는 것도 그런 면에 영향이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유니폼 입은 상태로 더그아웃에서 불만을 드러내면 편이 나뉘기 마련이다. 그렇게 되면 나락을 간다. 그러다 보면 쉽게 분위기가 안 바뀌고 하위권으로 떨어진다. 더그아웃에서 서로에 대해 불만을 보이면 벌금 300만 원씩 때릴 거다. 처음에 그게 잘 됐고 손시헌 이종욱 들어오면서 분위기가 만들어줬다. 박민우가 생각하는 것도 그거라고 생각한다. 나도 그 세 가지를 강조한다. 우리 팀 NC의 색깔은 그거다. 박민우가 잘해줄 거로 생각한다."

- 스프링캠프(캠프2) 명단은 나왔나.

"상무 테스트 때문에 두 명이 바뀌었다. 일찍 군대를 보내야 하는 선수가 있어서 새로운 선수가 들어왔다. 방금 전에도 선배급 선수들과 얘기했는데 젊은 선수들 훈련 방식이 특이한 것들이 있어서 선배들과 따로 일정을 잡으려고 한다. 그런 면에서 선배들은 자기 루틴 잘 지켜달라고 했다."

"뭔지 안 궁금하신가. 김한별은 오전 오후 야간 모두 수비만 할 거다. 대타 스페셜리스트로 김범준이나 한재환을 언급했는데 단체 수비훈련 빼고 타격에 집중하게 한다. 주루가 필요한 선수들은 거기에 집중할 거다. 캠프 기간에 시간을 나눠서 하다 보면 건지는 게 없다. 한 가지만이라도 제대로 할 수 있게 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라고 본다. 타격 훈련은 아무리 힘들어도 혼자서 짬을 내서 하기 마련이다. 엑스트라 훈련 하라고 하면 다 타격 한다고 한다. 타격코치가 그래도 되나 걱정했는데 스스로 짬내서 온다고 했다. 선배들을 그렇게 하면 안 되지 않겠나. 손아섭에게 하루 종일 수비만 하라고 하면 안 맞는 스케줄이다. 그 선수들은 루틴대로 할 거다."

- 왜 그런 훈련 방식을 고안했는지.

"나는 사실 방망이 말고 수비나 주루는 거의 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런 훈련을 왜 하나 싶기도 했다. 타격 훈련 비중을 높여야 하지 않나 생각했고 그게 맞다고 봤다. 지금 젊은 선수들은 LG 신민재처럼. 신민재도 대주자여서 주루 훈련이 많았는데 타격 훈련을 밤에 혼자 많이 하더라. 신민재는 주루가 완벽하게 되면서 1군 멤버가 됐다. 여러가지를 조금씩 하는 선수는 많다. 한 분야에서 독보적인 선수가 돼야 한다. 팀에서 최고가 아니라 리그에서 최고가 되기를 바란다. 1군에 붙어있으면서 기회를 잡고, 방망이까지 보여주면 신민재처럼 주전이 될 수 있다. 미국에서 20여 일 훈련하는데 시간이 짧아서 이렇게 해보기로 했다. 주전은 정상적으로 훈련하면 된다."

- 그런 훈련 방식을 겪어본 적은 있나.

"캠프는 아니지만 일본에서 봤다. 2군 3군에 있었으니까. 선수들이 부족한 면을 채우려고 미친듯이 하더라. 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다. 1년 있으면서 그 선수가 많이 성장한 걸 봤다. 엄청나게 많이 올라오더라. 한국 같으면 타격 20분 주루 20분 수비 20분 하고, 경기 끝나면 특타하고 끝날텐데 일본에서는 그런 시스템이 아니더라. 프로야구 선수라면 하나만은 잘해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했는데 감독이 됐으니 시도해본다."

"포수들은 정말 죽어라고 하더라. 한국 선수들은 감사하다고 해야 한다."

- 캠프 명단 중에 놀랄 만한 선수가 있는지.

"김범준 한재환 송승환 장타자 3총사다. 대한민국에서 타율 1, 2, 3위(박건우 손아섭 박민우)가 있으니 장타자 한 명은 건진다는 마음으로 간다. 퓨처스 팀에서 성과 낸 선수들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고 생각했고 장타를 생각하는 감독이 왔으니 운 좋은 선수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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