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칼텍스 이영택 감독이 지난해 12월25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현대건설과의 경기에서 심판에게 항의하고 있다.제공 | 한국배구연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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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정다워 기자] 과유불급. 지금 V리그 판독 규정을 보며 떠오르는 표현이다.
한국배구연맹은 이번시즌부터 국제배구연맹(FIVB) 기준에 발맞춘다는 취지에서 중간 랠리 판독을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FIVB에서는 비디오 판독 대상으로 삼지 않는 오버넷과 시차가 있는 더블 컨택, 안테나 아웃, 포히트 등도 비디오 판독 대상이다. 현장의 불만을 최소화하고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최대한 많은 상황의 판독을 허용하고 있다.
문제는 FIVB에서 하지 않는 판독으로 인해 허점과 논란이 발생한다는 사실이다. 오버넷은 보는 관점에 따라 판정 기준이 달라질 수 있어 감독이나 팀마다 의견이 엇갈린다. 판정 결과를 받아들이는 감독은 거의 보기 어렵다. 자연스럽게 항의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최근에는 포히트에 대한 중간 랠리 판독 때문에 큰 소동이 생겼다. 지난해 12월25일 GS칼텍스 이영택 감독은 상대 포히트를 지적하며 비디오 판독을 위해 버저를 눌렀는데 심판은 이미 플레이가 종결된 상황이라 판독을 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연맹은 포히트를 중간 랠리 판독 대상으로 규정한다. 플레이가 끝나면 부저를 눌러도 판독할 수 없다는 뜻이다. 그런데 이 장면에서는 상대의 네 번째 터치가 강한 공격이었기 때문에 곧바로 중간 랠리 판독을 신청할 수 없었다. GS칼텍스 입장에서는 억울할 만했다.
논란이 됐지만 연맹은 시즌 도중 기조를 바꿀 수 없다며 기존 기준대로 판독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허점은 인정했지만, 시즌을 마친 후 돌아보겠다는 구상이다.
과유불급이라는 표현대로 너무 잘하려다가 역효과가 발생하면 차라리 덜 하는 게 나을 수 있다. 실제로 이번 논란으로 V리그에서는 아예 판독 기준을 FIVB와 동일하게 맞추는 게 낫다는 의견이 나온다. 여자 A구단의 단장은 “논란이 되고 허점이 있다면 그냥 FIVB 규정과 일치시키는 게 낫다. 어차피 모두 같은 규칙을 적용받으니 문제가 없다”라고 밝혔다. 남자부 B구단의 사무국장도 “이번 포히트 관련 사안은 어떻게 해도 논란이 될 수밖에 없다. 차라리 비디오 판독도 FIVB에서 하는 그대로 하는 게 낫다고 본다”라며 같은 의견을 제시했다. 그 밖의 대다수의 구단 관계자 생각도 다르지 않았다.
연맹도 시즌을 마친 후 다각로도 검토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연맹 관계자는 “현장, 특히 지도자의 불만을 최소화하기 위해 FIVB 기준보다 더 많은 판독을 하는 것”이라면서 “여러 문제가 발생하는 만큼 시즌을 종료한 뒤 여러 방안을 논의해봐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먀침 V리그는 외국인 지도자가 득세하고 외국인 선수, 아시아쿼터로 ‘다문화 사회’로 거듭나고 있다. FIVB 규정을 완벽하게 따라가는 게 나을 수 있다. 남자부 C구단 관계자도 “스스로도 정리가 안 되어 발생하는 혼란을 막으려면 아예 V리그 자체로 추가한 판독은 없애는 게 낫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한국배구연맹은 지난해 창립 20주년을 맞아 ‘글로벌 빅5 KOVO, 아시아를 넘어 세계로’라는 비전을 수립해 발표했다. 이 차원에서 고려해봐도 FIVB에 온전히 따라가는 게 나아 보인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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