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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4 (토)

‘3라운드 전승+파죽의 8연승’ 전반기 환상적 마무리 정관장… 메가 VS 부키리치의 라운드 MVP ‘집안싸움’, 그 승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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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희진 감독이 시즌 전 그렸던 메가(인도네시아)-부키리치(세르비아)의 ‘좌우쌍포’의 위력이 이정도였던가. 정관장이 3라운드 전승을 거두며 전반기를 파죽의 8연승으로 마감했다.

정관장은 31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V리그 여자부 3라운드 마지막 일정이었던 IBK기업은행과의 홈 경기에서 메가(18점, 공격 성공률 54.84%)-부키리치(17점, 53.85%)의 쌍끌이 활약을 앞세워 세트 스코어 3-0(25-18 25-14 25-21) 완승을 거뒀다.

이날 경기 전까지 정관장과 IBK기업은행은 승점 31, 11승6패로 승점과 승패가 똑같았다. 세트득실에서 앞선 정관장이 3위, IBK기업은행이 4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이날 승부에 따라 전반기 3,4위의 향방이 갈리는 상황. 3라운드 마지막 최고의 ‘빅매치’로 관심을 모았으나 결과는 정관장의 압도적인 승리였다. 승점 3을 챙긴 정관장은 승점 34, 12승6패로 IBK기업은행(승점 31, 11승7패)와의 격차를 벌리며 전반기를 3위로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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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전 메가와 부키리치의 공존 여부에 따라 강력한 우승보로 거론됐던 정관장. 1라운드 후반부터 2라운드 초반까지 ‘현대건설-흥국생명-현대건설-흥국생명’을 퐁당퐁당 만나는 ‘고난의 4연전’을 4전 전패로 마감하면서 휘청거렸다.

11월23일 GS칼텍스를 만나 세트 스코어 3-2로 가까스로 승리하면서 4연패를 끊어냈지만, 페퍼저축은행전(11월27일)에서 다시 1-3으로 무릎 꿇으면서 위기감은 더욱 고조되는 듯 했다. 해당 시점에 IBK기업은행은 파죽의 6연승을 달리면서 흥국생명-현대건설의 ‘2강’ 체제를 흔들 수 있는 대항마는 IBK기업은행이 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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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관장 고희진 감독과 선수들은 꺾이지 않았다. 세터 염혜선의 안정된 경기운영이 살아났고, 메가와 부키리치의 쌍포의 강력함을 갈고닦았다. 미들 블로커 정호영-박은진, 수비적인 역할이 큰 아웃사이드 히터 표승주, 리베로 노란까지 베스트7이 완벽하게 가동되기 시작하면서 연승행진을 달리기 시작했다.

백미는 지난 17일 치른 흥국생명과의 3라운드 맞대결이었다. 당시 흥국생명은 개막 14연승의 무적행진을 달리던 팀이었다. 그러나 메가-부키리치의 쌍포는 무적처럼 보이던 흥국생명마저 집어삼켰다. 그렇게 정관장에게 카운터 펀치를 얻어맞은 흥국생명은 14연승 뒤 3연패를 당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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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이라는 큰 산을 넘어선 정관장의 행보는 거침없었고, 결국 구단 역대 최다연승 타이기록인 8연승이라는 최고의 결과로 전반기를 마감하게 됐다.

이제 관심은 1,2라운드 모두 ‘배구여제’ 김연경(흥국생명)이 휩쓸었던 라운드 MVP에 쏠린다. 베스트7 모두가 공헌도가 컸지만, 역시 기자단 표심은 메가와 부키리치에 쏠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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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 지표에서는 메가가 앞선다. 3라운드 155점으로 득점 2위, 공격 성공률은 무려 52.76%로 여자부 유일의 50% 이상의 공격 성공률을 기록한 선수가 됐다. 부키리치는 득점은 153점으로 전체 3위, 메가에 단 2점 뒤지지만, 공격 성공률은 43.81%로 여자부 전체 2위지만, 메가와는 꽤 차이가 난다. 기록만 보면 메가의 MVP 수상이 유력하다. 이번 3라운드 MVP를 수상하게 된다면 2023~2024시즌 1라운드 MVP에 이어 두 번째 라운드 MVP다.

정관장의 사령탑인 고희진 감독의 생각은 어떨까. 그는 “모두에게 주고 싶을 정도로 다 잘 해줬다”면서도 “메가와 부키리치, 둘 중 하나를 고르라면 부키리치”라고 답했다. 지난 17일 흥국생명전 승리 이후 승장 인터뷰를 마치고 나가면서 “부키리치 3라운드 MVP, 잘 부탁드립니다”라고 말했던 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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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를 묻자 “8연승, 3라운드 전승의 고비는 현대건설, 흥국생명과의 경기였다. 그 두 경기에서 더 잘 해준 선수가 부키리치였다”라고 설명했다. 지난 12일 현대건설전에서 부키리치는 30점, 메가는 26점으로 공헌도가 엇비슷했다. 17일 흥국생명전에선 부키리치가 34점, 메가 20점으로 훨씬 벌어졌다. 공격만 하는 메가에 비해 부키리치는 리시브 라인에도 선다. 이런 점까지 치면 공헌도가 더 크다는 게 고 감독의 설명이다. 지난 시즌 도로공사에서 리시브를 전혀 받지 않던 부키리치였지만, 올 시즌 정관장에 와서 아웃사이드 히터로 변신해 리시브도 받게 된 부키리치는 34.48%의 수준급 리시브 효율을 보여주며 7위에 올라있다. 유일하게 리시브 라인에 서는 외국인 선수인 부키리치는 김연경과 더불어 리그 최고의 공수겸장의 아웃사이드 히터로 거듭났다. V리그 2년차인 부키리치는 아직 라운드 MVP 수상 이력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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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기자단의 표심은 어디로 향할까. 3라운드 유일의 50% 이상의 공격 성공률을 기록한 메가, 현대건설-흥국생명으로 이어지는 ‘2강’을 잡아내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해냈고, 리시브 라인에서도 구멍이 되기는커녕 준수한 리시브 능력을 뽐내며 공수에서 공헌도가 큰 부키리치. 누가 받든 정관장의 ‘집안싸움’에 고희진 감독의 얼굴엔 함박웃음이 가득하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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