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형 디펜스로 맹위...포인트 늘어
'환승연애2' 인기에 실력까지 겸비
2월엔 태극마크 달고 AG 출격
국내 유일 남자 아이스하키 실업팀 HL 안양의 남희두가 새해 아시아리그 3연패와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표로 힘차게 발걸음을 내딛는다. 연애 리얼리티 쇼 '환승연애2' 출연 이후 유명해진 그는 이번 시즌 소속팀에서도 맹활약하며 한국 아이스하키의 얼굴이 됐다. HL 안양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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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일 남자 아이스하키 실업팀 HL 안양의 남희두(28)가 ‘대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경기고 재학 시절 건장한 체격에 빠른 스케이팅과 공격력을 갖춰 대형 디펜스 재목으로 눈길을 끌었던 그는 2022년 연애 리얼리티 쇼 ‘환승연애2’에 출연하면서 유명해졌다. 이번 시즌엔 훤칠한 외모에 다소 가려졌던 아이스하키 실력까지 빛을 보면서 침체된 한국 아이스하키를 밝힐 ‘얼굴’이 됐다.
12월 30일 서울 한남동의 한 카페에서 한국일보와 만난 남희두는 “방송에 출연한 뒤 (대중에) 많이 알려지면서 링크장에 관중도 많아졌다”며 “요즘 거의 매진인데, 그만큼 책임감이 커진다”고 말했다. 방송과 유튜브를 통해 얼굴을 종종 비추지만 최고의 팬 서비스는 역시 ‘본업’ 아이스하키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는 “더 열심히 해서 아이스하키를 알리고, 더 많은 관중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4~25시즌 남희두는 당당히 팀의 1라인을 책임진다. 후방을 든든하게 지킬 뿐만 아니라 공격에도 적극 가담해 공격 포인트를 쌓고 있다. 이번 시즌 18경기에서 3골 15어시스트로 18포인트를 기록, 벌써 지난 시즌 17포인트(28경기)를 넘어섰다. 아시아리그 전체 공격 포인트 랭킹은 9위, 디펜스 포지션으로만 따지면 사토 히로토(닛코 아이스벅스)와 공동 1위다.
남희두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HL 안양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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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희두는 “매 시즌 임할 때마다 작년보다 더 잘해야 된다는 마음”이라며 “특히 이번 시즌은 (송)형철이 형의 (군 입대) 공백이 생겨 디펜스 전력이 약해졌다. 빈자리를 채우겠다는 생각으로 철저히 준비했다”고 밝혔다. 지난 시즌에 비해 공격 포인트가 상승한 것에 대해선 “일단 디펜스니까 실점을 허용하지 않는 플레이에 중점을 두되, 최대한 팀이 이길 수 있는 찬스를 만들 수 있도록 공격에 가담했다”며 “파워플레이(상대 선수의 퇴장으로 수적 우위를 점하는 상황) 연습을 많이 했고, 슈팅도 연습했던 대로 잘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공격 포인트를 향한 욕심도 숨기지 않았다.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에서도 공격과 수비를 겸비한 디펜스가 최고 선수로 평가받고 있어서다. 실제 콜로라도 애벌랜치의 케일 마카는 2021~22시즌 공수에서 맹활약하며 팀의 스탠리컵(챔피언 결정전) 우승을 이끌고 최우수선수(MVP)에게 주어지는 콘 스미스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당시 정규리그 77경기에선 86포인트를 쌓았다. 남희두는 “한때 공격 포인트가 4위였는데 많이 내려갔다. 분발하겠다”며 “디펜스 포지션 1위, 경기당 1포인트 이상은 무조건 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슈팅을 시도하고 있는 남희두. HL 안양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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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즌 HL 안양은 아시아리그 3연패를 향해 순항 중이다. 지난 시즌 팀 공격을 책임진 MVP 이총민, 신상훈이 해외 진출을 위해 떠났고 베스트 수비수로 꼽혔던 송형철도 빠졌지만 승점 43으로 2위 닛코 아이스벅스(승점 29)에 크게 앞섰다. HL그룹 회장인 정몽원 구단주의 흔들림 없는 아이스하키 30년 사랑으로 팀에 ‘위닝 멘털리티’가 심어진 덕분이다. 남희두는 “공격 포인트 최상위권이었던 두 명이 빠져 사실 걱정을 많이 했다”면서 “그런데 막상 해보니까 괜찮더라. 확실히 팀의 저력을 느꼈다. 많이 이기다 보니까 습관처럼 이기는 것 같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실력과 인기를 다잡은 남희두의 새해 소망은 리그 3연패와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금메달이다. 그는 “소망을 말하기 전에 최근 안타까운 여객기 사고가 발생해 너무 슬펐다”고 깊은 애도와 조의를 표하면서 “하루하루를 감사하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무겁게 말했다.
오는 2월 막을 올리는 동계아시안게임은 남희두가 태극마크를 달고 처음 나가는 종합국제대회다. 2018년 평창 올림픽 당시엔 훈련 명단에 포함됐으나 최종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남희두는 “평창 올림픽은 희망 고문이었다”며 “올림픽 직전 갑작스럽게 뽑혀 훈련을 같이 했지만 이미 올림픽에 나갈 선수는 정해져 있는 느낌을 받았다. 내가 부족했으니까 안 뽑힌 것”이라고 돌아봤다.
남희두. HL 안양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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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처음 나가는 아시안게임 무대도 설렘 그 자체다. 남희두는 “최근 국제대회 성적이 안 좋았다. 대학생 위주로 많이 꾸려졌다”며 “이번엔 상훈이 형과 이총민도 명단에 있다. 오랜만에 정예 멤버로 구성될 것 같아 기대된다”고 밝혔다. 아직 한국 아이스하키는 아시안게임 금메달이 없다. 직전 대회 2017 삿포로 아시안게임 땐 카자흐스탄에 져 은메달을 획득했다. 남희두는 “쉬운 상대가 없지만 국제대회는 자신감이 중요하다”며 “금메달을 목표로 해보겠다”고 의지를 보였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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