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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9 (일)

곽빈처럼 날아오를까… “강해져서 돌아오겠다” 롯데 미래 팔꿈치 수술, 재활 기간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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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경북고 시절 투·타 모두에서 재능을 드러내며 ‘전타니’라는 별명으로 큰 화제를 모은 전미르(19·롯데)는 2024년 신인드래프트에서 롯데의 1라운드(전체 3순위) 지명을 받고 당당히 프로 무대에 발걸음을 내딛었다. 거대한 재능을 안은 롯데 팬들의 기대가 부푼 가운데, 전미르는 차분하게 오프시즌을 보내며 구단의 기대를 충족하는 듯했다.

신인 1라운드 선수라면 스프링캠프 합류 자체는 그렇게 어렵지 않다. 그러나 코칭스태프의 눈도장을 받아 개막 엔트리로 승선한다는 보장은 없다. 그 과정에서 전미르는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김태형 감독으로부터 타자보다는 투수로 낙점을 받은 전미르는 시범경기를 거치며 롯데 코칭스태프에 새로운 확신을 줬다. 이후 그 상승세를 몰아 개막 엔트리에 승선하면서 첫 목표를 이뤘다. 이후로는 롯데 불펜진에서 입지를 서서히 향상시키며 왜 자신이 1라운드 지명을 받았는지를 증명했다.

건장한 체구에서 나오는 빠른 공과 패기 있는 승부를 앞세운 전미르는 당시 주축 선수들의 부진으로 쉽게 답을 찾지 못했던 롯데 불펜에서도 큰 주목을 받았다. 처음에는 넘어간 경기에서 추격조로 나서며 경험을 쌓았다. 이 추격조 경기에서 좋은 활약을 하자 자연히 입지가 향상되기 시작했고, 이후로는 연투와 멀티이닝 등을 소화하며 필승조에 가까운 활용폭을 선보였다.

다만 그 과정에서 경기 수와 이닝이 불어나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절대적인 투구 수나 투구 이닝이 많은 것은 아니었지만 신인 선수로서 “단기간에 많이 던졌다”는 비판은 어쩔 수 없었다. 어느덧 전미르의 출전 경기 수와 투구 이닝은 롯데 불펜 투수 중 가장 많은 축에 들어갔다. 6월 15일까지 전미르는 36경기에서 33⅔이닝을 던졌다. 이 기간 롯데 불펜 투수 중 전미르보다 더 많은 이닝을 소화한 선수는 베테랑 김상수 하나였고, 출전 경기 수는 김상수와 동일했다.

체력적으로 한 차례 고비가 올 무렵 결국 팔꿈치에도 탈이 났다. 팔꿈치 통증이 일어나자 재활군으로 내려가 계속해서 치료를 받고 훈련을 했지만 공을 던질 수 있는 상태는 좀처럼 만들어지지 않았다. 신체적인 문제도 해결해야 했고, 심리적인 문제도 해결해야 했다. 그러나 롯데의 기대와 달리 전미르는 결국 2군행 이후 공식 경기에는 한 차례도 나서지 못하고 시즌을 접었다. 그리고 시즌 뒤 수술을 결정했다.

롯데 관계자는 “전미르는 26일 서울에 있는 정형외과에서 수술을 진행했다. 선수가 팔꿈치에 불편감을 호소했고 수술을 진행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구단도 장기적으로 보고 불편감을 원천적으로 제거하는 차원에서 수술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다만 롯데 관계자는 “병원에서는 재활 기간을 최대 6개월이라 했는데 더 빨리 회복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전미르는 내측 측부 인대를 접합하는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른바 ‘토미존 서저리’다. 토미존 수술의 회복 기간은 보통 1년에서 1년 6개월이 걸린다. 재활을 철저히 한 뒤 캐치볼과 단계별 투구프로그램(ITP)으로 이어진다. 이후 2군에서 재활 등판을 거쳐 1군에 올라오는 일정이다. 사실 수술의 난이도는 예전에 비하면 많이 떨어졌고, 의학적으로 비교적 정복된 수술로 뽑힌다. 워낙 한 선수가 많은 만큼 재활 프로그램의 정석도 많다.

하지만 전미르의 경우 손상 정도가 그렇게 크지 않은 상황에서 수술을 했고, 이에 일반적인 토미존 수술보다는 재활 기간이 짧을 것이라는 게 롯데의 전망이다. 첫 수술인데다 아직 나이가 어려 회복력이 빠르다는 점 또한 기대를 걸 수 있다. 롯데의 예상대로라면 내년 스프링캠프와 개막을 함께 하기는 어렵지만, 내년 중반 이후로는 합류해 팀 전력에 힘을 보탤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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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미르 또한 재활에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전미르는 수술 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응원해주신 분들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강해져서 돌아오겠습니다”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또한 “박진영 교수님, 병원 선생님들 새 팔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라며 의료진에 감사한 메시지도 전했다.

올해 시즌 중 검진에서 특별한 이상이 발견됐다면 롯데도 투구 프로그램을 모두 중단하고 조기 수술을 고민했을지 모른다. 수술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하루 빨리 수술을 해 복귀 시점을 당기는 게 나았기 때문이다. 당시는 그 상황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이나 통증을 느끼는 선수 스스로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가는 게 낫다고 판단해 구단에 수술을 요청했다. 통증이 있으면 아무래도 선수의 심리는 위축된다. 차라리 이 기회에 확실히 수술을 했으니 이후에는 심리적인 위축 없이 더 좋은 공을 던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손상 정도가 크지 않았다고 하지만 어쨌든 토미존 수술이었고, 아직 어린 선수인 만큼 최대한 안정적으로 재활을 하는 게 낫다는 의견이다. 이는 전미르와 상대적으로 유사한 케이스였던 곽빈(25·두산)의 케이스에서도 볼 수 있다.

배명고를 졸업하고 2018년 두산의 1차 지명을 받은 곽빈 또한 데뷔 시즌을 마친 뒤 수술대에 올랐다. 곽빈 또한 당시 두산 불펜이 흔들리면서 예상보다 짧은 기간에 많은 경기와 이닝을 소화한 케이스로 전미르와 상당 부분 유사점이 있다. 당시 곽빈은 1군 32경기에서 31이닝을 던졌고 팔꿈치 통증이 생겨 결국 시즌이 끝난 뒤 토미존 수술을 받았다.

곽빈은 이미 팔꿈치 수술 전력이 있었고, 고교 시절부터 ‘혹사’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단기 간 많은 공을 던진 전력이 있었다. 그래서 재활은 더 쉽지 않았다. 예상보다 재활 기간이 훨씬 더 길어졌고, 다시 1군 마운드에 선 것은 2021년이었다. 다만 이후로는 두산 마운드의 대들보로 거듭나며 이제는 대표팀에서도 일익을 담당하는 선수로 성장했다. 곽빈은 2021년 4승을 시작으로 2022년 첫 규정이닝(147⅔이닝)을 소화하며 8승을 거뒀다. 2023년 23경기에서 12승7패 평균자책점 2.90의 좋은 성적으로 토종 에이스 자리를 꿰찼고, 올해도 30경기에서 데뷔 후 최다 이닝(167⅔이닝)을 소화하며 15승9패 평균자책점 4.24로 최다승 기록을 세웠다. 전미르의 팔꿈치 상황은 당시 곽빈보다는 나은 것을 보인다는 게 그나마 위안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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