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토트넘을 위해 거액을 포기했지만 돌아온 것은 차가운 배신인가.
손흥민이 새해 1월1일부터 다른 구단과 자유계약(FA) 이적 협상에 돌입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중동 구단들이 러브콜 보내고 있다는 뉴스가 나와 눈길을 끈다.
지난해 여름 포기했던 거액 계약의 가능성이 다시 살아날 수 있다.
중동 구단 러브콜은 토트넘 관련 매체들이 손흥민의 토트넘 퇴단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나왔다.
'투 더 레인백'은 27일(한국시간) "토트넘 홋스퍼의 와이드 포워드(만능 공격수) 손흥민이 '화이트 하트 레인(토트넘 옛 구장 이름이자 토트넘 구단 별칭)'을 떠날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며 "홋스퍼 웨이(토트넘 훈련장)에서 한국 선수의 계약 상황에 진전이 없고, 대신 유럽과 중동의 여러 팀이 자유계약 형태로 그를 영입하려고 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유럽 외에 중동도 손흥민을 레이더에 넣고 있다는 뜻이다.
매체는 "전 바이엘 레버쿠젠 윙어(손흥민)의 토트넘 계약은 2024-2025시즌 끝날 때 만료된다"며 "토트넘은 손흥민이 30대 후반까지 'N17(토트넘 구단 주소)'에 머물기를 원한다는 보도가 있었다. 당사자 간의 합의는 이루어지지 않았고, 손흥민은 장기적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속에서 불만을 품었다"고 설명했다.
'토트넘 홋스퍼 뉴스'는 전 토트넘 스카우트 브라이언 킹의 발언을 빌어 토트넘을 저격했다. '리빙 레전드' 손흥민에 대한 대우가 형편 없다는 지적이다.
킹은 25일 "손흥민 계약 문제는 3~4개월 전에 해결했어야 했다"며 "손흥민은 토트넘에 자신의 커리어를 바친 훌륭한 선수다"라고 구단에 쓴소리를 남겼다.
이어 "최근 손흥민 플레이를 보면, 마음이 토트넘에 100% 있는지 의문이다. 내가 그 사람이었다면 분명 억울할 것이다. 손흥민이 지금 행복한지 잘 모르겠다"고 했다.
손흥민은 이달 들어 롤러코스터 경기력을 선보이는 중이다. 지난 16일과 20일 열린 사우샘프턴전, 맨유전에선 각각 1골 2도움, 결승포가 된 코너킥 직접 골을 넣어 박수를 받았으나 23일 리버풀전, 27일 노팅엄 포레스트전에선 무기력한 모습으로 후반 종반 교체아웃됐기 때문이다.
킹은 그런 손흥민의 경기력이 재계약 협상에 대한 토트넘의 고자세에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2015년 독일 레버쿠젠에서 400억원 이적료로 토트넘에 둥지를 튼 손흥민은 해가 갈수록 활약이 증가하면서 두 차례 재계약을 했다.
토트넘이 옵션 행사를 공식 발표하지 않다보니 유럽 빅클럽이 그에게 구애하는 상황이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은 26일 토트넘의 올 겨울 이적시장을 점검하면서 토트넘이 손흥민과 맺고 있는 현재 계약을 1년 늘릴 것이라고 다시 한 번 알렸다.
매체는 "토트넘이 손흥민과 벤 데이비스의 계약에 대한 연장 옵션 활성화를 결정했다"며 "두 선수들을 1년 더 팀에 묶어둘 것"이라고 확신했다.
사실 토트넘이 손흥민의 현 계약을 1년 연장할 것이라는 보도는 어제 오늘의 얘기는 아니다. 이미 지난 4월부터 흘러나와 8개월째 같은 기사가 반복되고 있다.
일단 언론 대다수는 토트넘이 이 옵션을 일방적으로 행사하면 손흥민이 고스란히 따라야하는 것으로 간주하지만 손흥민이 동의해야 구단이 실행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4년 전 맺은 계약이기 때문에 오랜 시간이 지난 뒤 구단이 손흥민의 의사를 물을 필요는 있다는 얘기다.
'디 애슬레틱' 보도 전엔 23일 '기브 미 스포츠'가 손흥민의 1년 계약 연장 가능성을 강조했다.
매체는 이적시장 전문기자 파브리치오 로마노를 통해 토트넘과 손흥민 사이에 현 계약 1년 연장 합의가 끝났다고 했다.
로마노는 "토트넘이 연장 옵션을 활성화해 손흥민을 2026년 6월까지 클럽에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10월 이후 클럽 내부 분위기가 그렇다. 공식적인 절차가 남아 있긴 하다"며 토트넘이 단지 다른 이유로 손흥민 계약에 대한 콜옵션 활성화 발표만 미루고 있다고 확신했다.
다만 이번 옵션 연장은 손흥민이 내년 여름에 공짜로 다른 구단에 가는 것을 막기 위한 수단이라는 얘기도 있다. 새해 들어 손흥민을 원하는 팀이 나타나면 토트넘이 옵션을 발동시켜 이적료를 챙기려는 수단이라는 것이다. 33살 손흥민을 위해 이적료 낼 팀은 많지 않다. 토트넘은 손흥민에 대한 다른 구단의 접근을 제한하면서 보다 시간적 여유를 갖고 손흥민과 다년 재계약까지 모색할 수 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팬심은 화가 잔뜩 난 상태다. 10년간 리빙 레전드로 헌신한 손흥민에게 구단이 다른 선수들처럼 "팔아먹겠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는 얘기다.
어쨌든 구단은 아직 계약 1년 연장에 대한 공식 발표를 하지 않고 있다. 손흥민에 대한 러브콜은 점점 들어오는 중이다.
스페인 라리가 이번 시즌 전반기를 선두로 마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프랑스 국가대표 공격수 앙투안 그리즈만을 미국으로 보내고 그 빈자리에 손흥민을 쓰겠다는 생각이다.
바르셀로나는 왼쪽 날개로 브라질 국가대표 하피냐가 있어 손훙민의 경우 입단하면 주전보다는 로테이션으로 많은 경기를 뛰는 준주전급이 될 전망이다. 지난 24일 스페인 '엘 나시오날'은 바르셀로나가 뮌헨과의 재계약을 미루고 있는 미드필더 요수아 키미히와 함께 손흥민을 데려올 태세라고 소개했다.
하지만 두 구단의 계획은 손흥민이 FA 신분을 취득할 때만 가능하다. 손흥민이 이적료를 달고 시장에 나온다면 두 구단도 심사숙고할 수밖에 없다.
두 구단 외에도 레알 마드리드(스페인), 바이에른 뮌헨(독일), PSG(프랑스), 갈라타사라이(튀르키예) 등 유럽 굴지의 명문 구단들이 손흥민을 FA 영입하기 위해 탐색전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그런 상황에서 사우디아라비아 구단 이적설이 흘러나온 것이다.
사실 손흥민의 이적을 가장 먼저 타진한 곳이 바로 사우디아라비아다. 지난해 여름 '알깡패'로 불리는 알 이티하드가 계약금 포함 4년 총액 2400억원에 손흥민에게 달려든 적이 있다. 계약금이 들어가는 이유는 손흥민이 토트넘과의 계약을 마친 뒤에야 알 이티하드가 데려가려는 생각을 갖고 있어서다.
만약 토트넘과의 계약기간 중에 손흥민이 가게 된다면 손흥민 연봉이 줄어들거나 계약금이 사라질 수 있다. 알 이티하드는 2022년 발롱도르 수상자인 프랑스 전 국가대표 공격수 카림 벤제마를 데리고 있다. 벤제마와 같은 해 발롱도르 경쟁하다가 2위를 차지한 세네갈 공격수 사디오 마네도 지금은 알 이티하드에서 뛴다. 둘의 입단으로 최근 한국에다시 잘 알려진 상태인데 손흥민까지 손에 넣어 아시아 정상 탈환을 정조준하겠다는 구상이었다.
물론 이는 손흥민이 거절하면서 이뤄지지 않았다. 그는 한국 대표팀 주장 선배 기성용의 "대한민국 캡틴은 중국으로 가지 않는다"는 말을 빌어 비슷하게 축구 실력보다는 돈이 우선인 중동으로 갈 생각이 없음을 못 박았다.
하지만 지금은 사정이 또 달라졌다. 2400억원을 포기하면서 토트넘에 헌신할 것을 약속했으나 돌아온 것은 지루한 협상 줄다리기다.
손흥민도 이제 생각을 바꾸고 유럽 빅클럽은 물론 거액을 품고 달려드는 중동 구단까지 문을 넓힐 수 있다.
사진=연합뉴스 / SNS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