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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8 (토)

“이정후 타격왕 전망, 완전히 빗나갔네” 멋쩍은 반성문, 그런데 또 3할 도전 예상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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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2024년 시즌을 앞두고 메이저리그 도전을 선언, 샌프란시스코와 6년 총액 1억1300만 달러라는 대형 계약에 합의한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는 오프시즌 내내 메이저리그의 화제 중 하나였다. 샌프란시스코의 기대치가 하늘을 찌른 것은 물론이고, 한국을 대표하는 타격 천재가 메이저리그에서 어떤 실력을 보여줄지 많은 이들의 관심이 몰렸다.

이정후는 2024년 시즌 전까지 미국에서 한 번도 뛰어본 적이 없다. 마이너리그에서라도 육성된 선수였다면 대략적인 성적 예상이 쉬울 텐데, 이정후는 마땅한 예측 근거가 있었던 것이다. 참고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이정후의 콘택트 능력을 호평한 스카우트들의 리포트, 그리고 KBO리그에서의 성적이었다. 그간 KBO리그에서 뛰었던 선수들이 메이저리그로 갔을 때의 성적 저하폭이 있었다. 이를 고려하면 이정후의 대략적인 데뷔 시즌 타율을 예상할 수 있다는 논리였다.

이정후는 KBO리그에서 통산 884경기에 나가 타율 0.340을 기록했고, 0.345 이상의 고타율을 기록한 시즌이 세 번이었다. 신체 능력은 전성기로 나아갈 나이였다. 이를 고려해 통계 프로젝션들은 이정후가 3할 정도의 타격은 충분히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 예상하기도 했다. 일부 언론에서도 이정후가 고타율을 기록할 것이라며 기대를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부상으로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됐다. 심지어 판단을 할 시간조차도 없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는 27일(한국시간) ‘2024년 최고와 최악의 예측을 본다’는 흥미로운 칼럼을 게시했다. 2024년 시즌 전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것이, 실제 얼마나 맞아 떨어졌는지를 다시 살핀 것이다. 아무리 전문가라고 해도 세상의 일을 정확히 예상하기는 어려운 만큼 아무래도 맞은 것보다는 틀린 것이 많을 수밖에 없다. 이정후에 대한 예상도 그 범주였다.

공동 필진 중 하나인 브라이언 머피는 “이정후가 타격왕을 차지할 것이라는 내 예측은 완전히 빗나갔다”고 솔직하게 인정했다. 머피는 올 시즌을 앞두고 이정후를 타격왕 후보의 다크호스로 뽑으면서 파워에 대한 의구심은 있지만, 타율에 관한 타격 능력까지 의심할 필요는 없다고 주장했다. 홈런을 많이 치지는 못해도 고타율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었는데 결과적으로는 틀렸다.

아무래도 부상이 아쉽다. 이정후는 메이저리그 적응기가 필요한 선수였다. 시즌 초반 고비를 잘 넘기면, 메이저리그 환경과 투수들에게 익숙해질 중·후반기에는 자신의 타격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다. 실제 이정후는 시즌 초반 타율의 부침은 있었으나 기대 이상의 타구 속도를 보여줬고, 발사각 조정이 완성된다면 더 많은 안타를 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그 적응기에서 부상으로 쓰러졌다. 이정후는 5월 13일 홈구장인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신시내티 레즈와 경기에서 1회 담장까지 가는 타구를 쫓다 왼 어깨를 크게 다쳤다. 공을 잡겠다는 일념 하에 마지막 순간 담장을 향해 뛰어 올랐지만, 이 과정에서도 공도 잡지 못하고 왼 어깨를 펜스에 크게 부딪히는 바람에 인대에 큰 파열이 있었다. 이정후는 즉시 교체됐고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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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이정후는 일단 재활로 버틴 뒤 시즌이 끝난 뒤 수술을 받을 생각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근본적인 처방은 아니었다. 수술을 하면 오랜 재활이 필요했고, 샌프란시스코는 무리할 필요가 없다고 봤다. 차라리 해당 시점에서 수술을 하고, 말끔한 상태로 2025년 개막전에 나서는 게 낫다고 설득했다. 결국 이정후는 수술을 받고 그대로 시즌 아웃됐다.

그런 이정후는 메이저리그에서의 첫 37경기에서 타율 0.262, 출루율 0.310, 2홈런, 8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641의 성적을 남긴 채 첫 시즌을 마쳤다. 아주 형편 없는 타율은 아니었지만 ‘3할’을 기대했던 선수의 타율과는 다소 거리가 있었고, OPS 또한 좋은 편은 아니었다. 이정후에게는 나름의 과제를 남긴 시즌이었다.

다만 기대치는 여전하다. 통계 전문 프로젝션들의 2025년 예상치를 보면 이정후의 타격 능력에는 여전히 그렇게 큰 의심이 없는 양상이다. ‘스티머’의 2025년 이정후 예상 타율은 0.294, 예상 출루율은 0.351이다. 143경기에 나가 14개의 홈런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예상 대체 선수 대비 승리기여도(WAR)는 3.9로 높은 편이다. 아직 20대 중반의 창창한 나이인 만큼 아직은 기대를 걸어볼 만한 대목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차라리 지난 시즌 다소 부진했더라도 풀타임을 뛰며 메이저리그에 충분히 적응할 시간을 가졌으면 하는 안타까움은 있다. 그것이 수정으로 이어지고, 더 좋은 성적을 향한 발판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정후와 샌프란시스코의 계약이 6년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더 그렇다. 키움 시절 팀 선배였던 김하성 또한 그런 과정을 거쳤다. 이정후가 이런 시련을 이겨내고 당초의 기대치에 부응할 수 있을지 주목되는 가운데, 이정후는 성공적으로 재활을 마쳐가고 있으며 스프링트레이닝 정상 합류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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