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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8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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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국-트레이드 해프닝’ 김혜성, MLB 구단들과 막바지 협상 중… 진출은 유력, 조건이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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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2024년 시즌 종료 후 포스팅시스템(비공개경쟁입찰)을 통해 메이저리그 도전을 선언한 김혜성(25·키움)은 포스팅이 시작되자 미국으로 출국해 훈련을 하는 동시에 현지 분위기를 살폈다.

KBO리그의 포스팅 기한은 30일로, 일본보다 짧다. 30일 내에 모든 것을 종료해야 한다. 게다가 사이에는 메이저리그 이적시장이 다소 더디게 흘러가는 미국의 연말 연휴 기간이 끼어 있다. 선수 측이나 구단 측이나 머리가 복잡할 수밖에 없다. 협상 기간은 사실 상황과 에이전시의 성향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처럼 시장 상황이 좋으면 일찍 끝나는 경우도 있고, 김하성(29)이나 고우석(26·마이애미)처럼 마지막까지 가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김혜성은 2024년 시즌을 앞두고 오타니 쇼헤이 등 유명 선수를 고객으로 둔 거대 에이전시인 CAA와 계약을 하고 분위기를 살폈다. CAA 정도 되는 큰 에이전시에서 김혜성과 계약을 했다는 것은 메이저리그 상황이 비교적 호의적이라는 이야기와 다름 아니었다. 다만 포스팅 시작 후 아직까지는 별다른 계약 소식이 없다. 김혜성 측의 눈높이를 한 방에 맞춰줄 만한 팀이 나타났다면 선수로서도 일찍 계약을 하는 게 낫지만, 아직은 고심이 이어지고 있다는 방증이 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29일 출국했던 김혜성이 최근 귀국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큰 화제가 일어났다. 아직 계약 소식이 들리지 않은 가운데 선수가 귀국했다는 것은 계약에 난항을 겪고 있거나 심지어 진출을 포기했다는 것으로 이야기가 이어질 수 있는 까닭이다. 김혜성이 메이저리그 도전을 1년 미루고 키움에 남으면 키움이 프리에이전트(FA) 자격까지 1년이 남은 김혜성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논란으로도 확산됐다.

하지만 정황상 해프닝으로 보인다. 김혜성의 귀국은 예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신분상 제약 때문이다. 김혜성은 2022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대표팀의 일원으로 참가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에 규정대로 병역특례혜택을 받았다. 올 시즌이 끝난 뒤 원했던 프리미어12에 출전하지 못한 것도 군사 훈련을 받아야 했기 때문이다. 병역특례를 받아도 기초 군사 훈련은 소화해야 한다.

기초 군사 훈련이 끝나도 자유의 몸이 되는 게 아니다. 신성한 병역 의무에서 혜택을 받은 만큼 꽤 까다로운 제약이 걸린다. 김혜성과 같은 예술체육요원은 해당 특기를 활용한 봉사 활동도 해야 하고, 국외 여행에도 제약이 있다. 하다못해 일정 기간은 국내의 방송 출연조차도 겸직 허가서를 받아야 한다. 국외 여행 체류 기간도 병무청과 논의해야 하는 만큼, 애당초 이 시기에 귀국할 예정이었다. 예정된 귀국이었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김혜성의 계약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을까.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최상까지는 아니라고 해도 많은 이들이 우려하는 최악의 시나리오에서는 어느 정도 벗어났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김혜성의 포스팅은 12월 5일 시작됐고, 마감일은 우리 시간으로 1월 4일 오전 7시다. 아직 시간이 남아있고, CAA 측은 복수 구단과 계속해서 협상을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객의 몸값을 조금이라도 끌어올리기 위한 노력이다. 선수의 연봉과 대우가 선수단 내의 권력이 되고 출전 시간과 입지로 이어지는 메이저리그에서 ‘첫 계약’의 중요성은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신중하게 진행해야 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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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A 측은 구체적인 진행 상황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면서도 “여러 구단과 협상하고 있다”고 알렸다. 일단 복수 구단과 협상 중이라는 것은 에이전시의 협상력을 높일 수 있다. 현재 메이저리그 이적시장은 김혜성과 포지션이 겹치는 중앙 내야수들의 흐름이 유독 더딘 상황이다. 김하성과 더불어 유격수 최대어로 뽑혔던 윌리 아다메스가 샌프란시스코와 대형 계약을 터뜨린 것을 제외하면 대어급들의 이동이 없다. 김혜성 협상 전선에 그렇게 긍정적인 요소는 아니지만, 그래도 최소 3개 이상의 팀과 협상이 진행된 것으로 알려진 만큼 시장이 답답하지는 않다.

어떤 조건이 테이블 위에 올려져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진출 자체는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처음부터 이정후급 대우(6년 총액 1억1300만 달러)를 바란 것은 아니었다. 김혜성도 나름의 장점이 있는 선수지만, 종합적인 가치에서 그런 예상을 하는 사람은 없었다. 김혜성 또한 연 평균 금액보다는 계약 기간이 더 중요하다면서 당장의 금전보다는 메이저리그에서 안정적으로 뛸 수 있는 여건을 원하고 있다. 이런 조건이 충족되는 팀이라면 금전에서 다소간 손해를 보더라도 과감히 도전장을 내밀 가능성이 크다. 김혜성의 최초 동기도 도전이었다. 키움도 이를 만류할 가능성이 낮다.

관건은 조건이다. 이왕이면 좋은 조건을 받고 가는 게 낫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의 관심이 꾸준히 이어진 만큼 김혜성에 대한 평가는 어느 정도 나와있다. 파워는 다소 부족해 공격 생산력 측면은 의구심이 있지만, 뛰어난 운동 능력을 바탕으로 2루수와 유격수는 물론 중견수도 소화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주루 능력은 메이저리그에서도 상위권 평가다. 여기에 삼진 비율, 헛스윙 비율, 장타력 등 그간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관심사 부문도 올해 더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북미 스포츠전문매체 ‘디 애슬레틱’의 칼럼니스트인 키스 로는 오프시즌 시작 당시 자신의 올해 FA 랭킹을 발표하면서 김혜성을 40위 권에 올렸다. 로는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 사이에서 발이 넓은 칼럼니스트 중 하나로, 아마추어와 마이너리그 쪽에서는 권위를 인정받는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트 등 내부자들의 시선이 그렇게 나쁘지 않음을 의미한다.

현지에서는 대체적으로 2년, 길면 3년 정도의 계약 기간을 예상하고 있으며 연 평균 금액은700~1000만 달러 정도까지 다양하다. 4년 전이라 시차가 있기는 하지만, 종합적인 평가에서 김혜성보다 더 나았던 팀 선배 김하성이 4년 2800만 달러에 계약했었다. 연 평균 700만 달러 수준이었다. 이 정도 범주의 금액이라면 김혜성 측 또한 수용하고 도전길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일시 귀국했지만 에이전시가 여전히 미국에서 활동하고 있고, 계약 상황은 실시간으로 공유된다. 그리고 계약이 마무리될 시점이 왔다는 신호가 오면 다시 미국으로 나가면 된다. 신체검사 등 최종적인 절차를 마무리하고 사인한다. 고우석도 포스팅 마감 전 출국해 절차를 마무리한 기억이 있다. 상황이 비관적이지는 않은 가운데 이제 김혜성의 재출국은 곧 계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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