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박재만 기자] 이승환 X CJ문화재단 공동 프로젝트 '인디음악 활성화' 기자간담회가 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신정동 CJ아지트에서 열렸다.가수 이승환이 키노트 스피치를 하고 있다. /pjmpp@osen.co.kr |
[OSEN=박소영 기자] 탄핵 정국 속 가수 이승환과 김장호 구미시장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김장호 구미시장은 23일 오전 구미시청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25일 구미시문화예술회관에서 진행될 예정이었던 이승환의 콘서트를 시민과 관객의 안전을 고려해 취소한다"라고 밝혔다. 이승환이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을 지지하는 입장을 표명한 데 더해 탄핵 촉구 집회에서 공연을 하자 구미 보수 단체에서 거센 반발을 했고, 예측할 수 없는 물리적 충돌을 고려해 불가피하게 대관을 취소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24일 이승환은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해마루를 통해 "일방적이고 부당하게 구미문화예술회관 대관계약을 취소해 12월 25일 이승환 35주년 공연을 무산시킨 김장호 구미시장을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하기로 했다"고 알렸다. 이는 부당 취소로 경제적 손해를 입은 드림팩토리, 경제적 손해와 정신적 고통을 입은 이승환, 공연예매자 100명, 총 102명에 대한 손해배상소송이다. 청구금액은 가수 이승환의 경우 1억, 공연예매장의 경우 1인당 50만원이다. 여기에 드림팩토리의 경제적 손해까지 더해져 총 청구액이 결정된다.
이에 김장호 시장은 26일 매일신문 사설을 통해 “구미시가 표현의 자유를 제한했다며 '탄핵 반대 도시'나 '북한 공산당' 같은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 내고 있다. 대관 취소 입장문을 발표할 당시 비난이 있으리라 예상했지만, 현재의 비판은 본질에서 벗어나도 한참 벗어난 것이다. 구미시장으로서 행정 목적인 안전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는데, 비난하는 이들은 정치를 이야기하고 있어 안타깝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승환의 경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공개적으로 지지했고 지난 총선 때 조국혁신당을 지원사격했던 그의 정치적 입장이 이미 널리 알려져 있었음에도, 구미시는 대관 신청 당일 사용 허가를 즉시 승인하는 신속함을 보였다. 이는 구미시가 시민들의 문화예술 향유 기회 확대를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이런 구미시가 표현의 자유를 제한한다는 주장은 얼토당토않다”고 강조했다.
특히 김장호 시장은 지난 8월 오스트리아 빈에서 테러 위험으로 공연을 취소한 테일러 스위프트를 언급하며 “올해로 60세를 맞은 이승환 씨의 연륜이라면 테일러 스위프트가 보였던 태도보다 한층 원숙한 모습을 보여 주었다면 좋았을 것이다. 공연을 통해 사회 분열이 아닌 화합을, 조롱과 냉소가 아닌 미소와 따뜻함을 전하며, 서로 다른 생각을 포용하는 모습을 보여 주는 것이야말로 데뷔 35년 차 베테랑 가수에게 팬들이 기대하는 자질이 아닐까. 지금과 같이 분열을 조장하는 모습은 결국 대중의 기억 속에서 잊힐지도 모른다는 자기 내면의 불안함을 표출하는 또 다른 방식일 뿐이다. 필자로서는 측은한 마음이 들 뿐”이라고 저격했다.
그러자 이승환도 다시 반격에 나섰다. “구미 공연 취소의 이유가 ‘안전‘이 아닌 이유”라는 글을 SNS에 올리며 “우리 경호팀(경호팀 사무실은 드림팩토리 사옥 내에 있어 항시 소통함)은 구미 지역에서 콘서트 개최 반대 집회를 인지한 12월 20일 이후부터 경북 구미경찰서 범죄예방과(이하 ’구미 경찰‘)와 지속적인 소통을 나누고 있었다”, “우리는 SNS와 팬카페를 통해 공연 참석자들에게 공연 반대 집회 측과 물리적 거리를 확보해주시고, 집회 측을 자극할 수 있는 언행도 삼가달라 요청했다”고 반박했다.
이어 그는 “평소보다 많은 경호인력을 배치해 회관 내외의 안전관리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안전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점을 문서로 통지했다. 정작 ‘안전‘에 진심이었던 건 우리였다. 결국 안전은 핑계이고, 핵심은 정치적 오해를 살 발언을 하지 말라는 서약서 날인 거부 때문이라고 보인다. 즉, 이 사건은 ‘표현의 자유‘라는 자유민주주의 가치 훼손, 공무원인 시장의 정치 중립 의무 위반으로 야기된 것”이라며 “‘팩트’로 얘기해요, 우리”라고 맞섰다.
앞서 김장호 구미시장은 “이승환 측에 지난 20일 안전 인력 배치 계획 제출과 정치적 선동 및 오해 등의 언행을 하지 않겠다는 서약을 요청했지만, 이승환 법률대리인을 통해 '서약서에 날인할 의사가 없다'는 반대의사를 밝혀왔다"고 알렸다. 다만 이승환은 "대관규정 및 사용허가 내용에 전혀 존재하지 않는 '서약서 작성' 요구를, 그것도 계약 당사자도 아닌 출연자의 서약까지 포함해, 대관일자가 임박한 시점에 심지어 일요일 특정 시간(2024. 12. 22. 오후 2시)까지 제출하라 요구하며 ‘대관 취소’를 언급하는 것은 부당한 요구”라고 주장했다.
이번 사태를 지켜보고 있는 대중들의 반응은 냉담한 상황이다. 안전문제에 대해서는 이미 이승환이 충분한 사전조치를 마련해 뒀다고 밝혔기 때문. 공연을 단 이틀 앞두고 구미시 측에서 일방적으로 취소한 탓에 콘서트 관람을 위해 교통 및 숙박을 예매한 팬들과 예약 취소로 수많은 손실을 입게 될 업주들까지 피해가 막심한 바. 구미시와 이승환 양측의 갈등은 심화되고 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3일 오후 10시 25분께 긴급 대국민담화를 발표하고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국회는 4일 오전 1시 긴급 본회의를 소집해 재석 190명, 찬성 190명으로 계엄령 해제 요구안을 가결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오전 4시 27분께 담화를 통해 계엄을 해제했다. 이후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안은 지난 14일 가결됐고 전국 각지에서 탄핵 집회는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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