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손흥민은 토트넘 레전드를 꿈꾸면 안 되나.
실력, 리더십, 마케팅, 인기 등 모든 면에서 종신 계약 자격을 갖췄지만 토트넘은 냉담하다.
토트넘은 "이 구단에서 뭔가 하나는 이루고 싶다", "레전드로 불릴 수 있는 날이 오면 좋겠다"는 손흥민의 러브콜에 냉담하다. 계약 협상과 관련해 '침대축구'가 극심하다.
토트넘은 손흥민이 원하는 적절한 대우를 통핸 다년 재계약을 외면하고 있다. 1년 짜리 현 계약 연장 옵션을 계속 밀어붙이는 모양새다. 이적시장 전문가가 이를 주장하고 있다.
영국 매체 '기브 미 스포츠'는 지난 23일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치오 로마노의 발언을 빌어 토트넘이 손흥민과 재계약이 아닌, 1년 연장 옵션 발동을 눈 앞에 뒀다고 주장했다.
로마노는 "토트넘이 연장 옵션을 발동해 손흥민을 2026년 6월까지 클럽에 남겨둘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는 10월 이후 클럽 내부 분위기"라고 했다.
로마노는 또 다른 이적시장 전문사인 플로리안 플레텐베르크와 함께 토트넘이 손흥민 계약 1년 더 늘릴 것이란 주장을 지난달 비슷한 시기에 했다. 한 달이 지났지만 그런 기조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토트넘 내부 사정 등으로 인해 발표를 하지 않았을 뿐이라고 역설하고 있다.
손흥민의 1년 연장 옵션 활성화 보도는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지난 4월부터 손흥민 계약 1년 연장 보도가 나왔고, 7~8월엔 가디언, 더선, 이브닝 스탠더드, 디 애슬레틱이 같은 내용을 한 번씩 모두 다뤘다. 이견이 없었다. 지난달엔 데일리 텔레그래프도 손흥민의 헌신이 토트넘의 인정을 받았다며 마치 1년 옵션 활성화가 큰 선물이라도 되는 것처럼 얘기했다.
토트넘은 아무런 입장 발표 없이 손흥민 마케팅만 잔뜩하는 모양새다. 손흥민의 A매치 득점 뒤 이를 기념하는 게시물을 올렸다가 토트넘 팬들의 "재계약 발표는 안 하냐"는 엄청난 비난에 휩싸이기도 했다.
그 만큼 토트넘은 차갑다.
사실 토트넘은 레전드가 없는 구단이다. 21세기 들어 스타플레이어라고 할 수 있는 루카 모드리치와 개러스 베일은 극도로 힘든 협상 끝에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에 팔았다. 10년 넘게 토트넘 골문을 지키며 주장까지 오래 역임했던 위고 요리스는 지난해 말 사실상 내쫓았다. 해리 케인은 토트넘의 우승 야망이 없는 것을 확인한 뒤 독일 바이에른 뮌헨으로 트로피 찾아 이적했다. 얀 페르통헌, 토비 알더레베이럴트 등 두 벨기에 월드클래스 수비수들도 결국 내보냈다.
오직 손흥민만 토트넘의 흥망성쇠를 함께하며 레전드가 되고 싶은 마음을 숨기지 않고 있다.
하지만 토트넘은 냉정하다. 토트넘에 레전드가 없는 것은 아니다. 2001년부터 구단에 와서 24년째 모든 것을 쥐락펴락하고 있는 CEO 다니엘 레비 회장이 바로 레전드인 것이다. 거꾸로 선수단에선 누구도 레전드가 되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면 내년 여름 손흥민 나이 33살에 늦지 않게 이적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할텐데 이 마저 쉽지 않다.
손흥민은 최근 들어 유럽 빅클럽 러브콜 보도의 주인공이 되고 있다.
우선 스페인 라리가 선두를 달리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이적설 중심에 섰다.
영국 더하드태클은 21일 "손흥민은 지금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공격수 중 한 명으로 올라섰다"며 "토트넘과 손흥민의 협상이 교착 상태다. 이에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손흥민이 결심한다면 라리가에서 활약할 기회를 줄 수 있다"고 했다.
지난 9월 손흥민 대리인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비밀 접촉했다고 주장했던 피차헤스도 거들었다. 매체는 20일 "프리미어리그 슈퍼스타 손흥민이 내년 6월 토트넘과 결별한 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계약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2위 바르셀로나 이적설도 계속 불거졌다.
스페인 엘 나시오날은 21일 "한지 플리크 바르셀나 감독이 두 명의 선수에 대한 자유계약 영입을 요청했다"며 "한 명은 키미히, 다른 한 명은 놀랍게도 손흥민"이라고 했다.
손흥민은 이달 초에도 바르셀로나로 갈 수 있다는 보도가 난 적이 있다. 스페인 '엘골디히탈'은 "손흥민의 이름이 바르셀로나 구단 수뇌부 안건에 올라왔고, 데쿠 단장은 손흥민을 영입하기 위해서는 플리크 바르셀로나 감독이 외면한 선수 중 1~2명이 팀을 떠나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라고 보도했다. 연봉 10위권 안에 드는 안수 파티와 페란 토레스를 팔아 손흥민 연봉을 충당한다고 주장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외에 독일 최강 바이에른 뮌헨, 스페인 거함 레알 마드리드, 프랑스 최강 PSG, 튀르키예 1강 갈라타사라이 이적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다만 손흥민은 토트넘과의 동행이 1순위라는 점을 수 차례 강조했다. 반면 토트넘은 손흥민의 계약 종료가 얼마 남지 않은 상태에서도 그의 거취에 대한 구단 입장 혹은 계약 연장, 재계약 발표 없이 지지부진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어 팬들도 답답함을 숨기지 않는 상황이다.
장애물은 또 있다. 1년 연장 옵션이 발동되면 내년 여름 손흥민을 데려가려는 팀들은 수백억원의 이적료를 내야 한다. 현실 불가능한 얘기에 가깝다.
토트넘이 지금 손흥민과의 협상 구도에서 굉장히 유리한 상황에 놓인 셈이다.
사진=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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