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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6 (목)

LIV 갔지만 PGA 미련…장유빈, 트럼프 덕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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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올해 KPGA 전관왕에 오른 장유빈은 PGA 투어 대신 LIV를 선택했다. [사진 KP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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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가 사랑한 골프는 2016년과 2020년 미국 대선에서 그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 트럼프가 골프 코스에서 스코어를 속인다는 증언이 곳곳에서 나왔다. 『커맨더 인 치트』 (사기 대통령)이라는 책도 발간됐다.

도덕성에 흠집이 났다. 트럼프의 인종 차별 발언 등으로 디 오픈, US오픈 등 메이저 대회는 그가 소유한 골프장에서 대회를 취소했다. 보수적인 골프계에서도 트럼프를 손절매하는 분위기였다.

이번 대선에선 달랐다. 지난 6월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첫 TV 토론회에서 건강 논쟁이 생겼고 트럼프는 “당신은 샷거리가 50야드도 안 된다”고 도발했다. 바이든은 “누가 더 멀리 보내는지 대결해 보자”고 했다.

흐지부지 넘어가는 듯했는데 올해 US오픈 우승자이자 LIV 골프에서 뛰는 브라이슨 디섐보가 유튜브 동반 라운드를 제안해 좌판을 깔았다. 트럼프가 이에 응했다. (영상을 조작하지 않았다면) 78세의 나이 치곤 실력이 괜찮았다.

트럼프는 220야드에서 티샷을 한 번에 그린에 올려 이글을 하기도 하고 웨지샷도 정교했다. 영상에서 트럼프는 “바이든이 이걸 할 수 있을 것 같나”고도 했다. 이 영상은 25일까지 1360만명이 봤다. 영상으로 인해 트럼프는 건강하고 능력 있다는 이미지가 생겼다. 지난 두 번의 대선에서 하도 많이 나와서인지 그의 속임수는 거의 거론되지 않았다.

올해 KPGA 전관왕에 오른 장유빈(22)은 이달 초 PGA(미국 프로골프) 투어 Q스쿨 최종전 직전 사우디가 후원하는 LIV 골프에 스카우트 됐다. LIV는 돈 잔치다. 전 세계 랭킹 1위 존 람은 올해 LIV에서 상금과 보너스로 3475만 달러(약 497억 원)를 벌었다. 딱 중간인 29위 맷 존스가 코스에서 번 돈은 394만 달러(약 56억 원)다.

그러나 장유빈의 꿈은 돈이 아니다. 장유빈은 LIV 진출 공식 서면 회견에서도 “PGA투어 진출 꿈을 포기한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PGA 투어는 LIV 선수들의 PGA 투어 출전을 막고 있다.

물론 장유빈이 아주 잘 치면 장벽을 넘을 수는 있다. LIV에서 활동하면서 짬짬이 DP월드투어나 아시안투어에 나가 세계랭킹을 올리면 메이저대회에 나가고 마스터스에서 그린재킷을 입을 수도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아주 높은 건 아니다.

장유빈에겐 두 조직이 합치는 게 가장 좋은 시나리오다. 트럼프가 장유빈에게 도움을 줄지도 모른다.

트럼프는 친사우디, 친LIV다. 첫 시즌 개막전을 비롯, 트럼프 소유 골프장에서 LIV 대회가 6번 열렸다. LIV 프로암 단골 참가자다. LIV 출범시 “PGA에 충성을 다한 골퍼들은 LIV와 합병될 때 큰 댓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며 “그들의 돈을 받으라(LIV로 가라)”고 공개적으로 트윗을 날리기도 했다.

양 투어 갈등은 만만치 않다. 지난해 6월 두 투어가 전격 합병 선언을 했지만 18개월간 진척된 게 하나도 없다. 미국 법무부가 반독점 위배 문제로 반대하고 선수들의 앙금도 깊다. PGA 투어가 영리법인이 되면서 미국 투자그룹이 끼어든 것도 문제를 복잡하게 한다.

트럼프는 당선 후 “최고 선수들은 하나의 투어에서 경쟁해야 한다”며 “두 조직의 합병은 15분이면 해결될 문제”라고도 했다. 트럼프는 지난 달 PGA 투어 커미셔너인 제이 모나한, 사우디 국부 펀드 총재인 야시르 알루마얀과 함께 스포츠 경기를 관전했다.

트럼프의 말을 다 믿을 수는 없다. 트럼프가 LIV 진출 선수에 대한 PGA 투어 선수들의 반감을 줄이거나, 보상을 해줄 방법을 찾아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대선 공신인 브라이슨 디섐보를 위해서라도 가장 중요한 걸림돌인 법무부 반대를 막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트럼프는 대선 승리 파티 연설을 하면서 디섐보를 직접 단상에 불러내기도 했다.

PGA 투어 측의 로리 매킬로이는 “트럼프가 똑똑한 책사인 일론 머스크와 함께 하면 문제를 풀 수도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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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광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LIV와 PGA의 통합을 주장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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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호준 골프전문기자

sung.hojun@joongang.co.kr

성호준 골프전문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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