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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조형래 기자] 가늠하기 힘들었던 먼 미래였다. 그런데 어느정도 기준이 생겼다. 올해 리그를 휩쓸고 세계로 뻗어나가는 김도영(21⋅KIA 타이거즈)의 4년 뒤의 가치는 과연 어느 정도일까.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은 24일, 공식 SNS 계정을 통해 프리미어12에서 돋보인 활약을 펼친 선수 10명을 꼽았다. 이 중 김도영은 전체 3위에 이름을 올렸다. WBSC의 중계진으로 활동한 알렉스 코헨이 10명의 랭킹을 매겼다.
한국은 올해 3번째 프리미어12 대회 오프닝라운드에서 탈락, 슈퍼라운드 진출에는 실패했다. 하지만 김도영의 맹활약은 전 세계 야구 관계자들과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오프닝라운드 5경기에서 타율 4할1푼2리(17타수 7안타) 3홈런 10타점 OPS 1.503으로 한국 대표팀 타선을 이끌었다.
첫 경기 대만전부터 좌측 펜스를 직격하는 1타점 2루타를 치며 장타력을 뽐낸 김도영. 쿠바전에서는 일본프로야구 퍼시픽리그 평균자책점 1위(1.88)을 기록한 ‘특급 좌완’ 리반 모이넬로를 상대로 만루포를 쏘아 올렸고 뒤이어 솔로포까지 멀티 홈런 경기를 완성했다. 4타수 3안타 5타점으로 활약하며 한국의 첫 승을 이끌었다.
일본전은 4타수 무안타 2삼진으로 침묵했고, 도미니카공화국전도 1회 주루 과정에서 고관절 통증을 느껴 2타수 무안타로 교체됐다. 하지만 마지막 호주전에 지명타자로 나서 선제 1타점 2루타, 쐐기 투런 홈런을 쏘아 올리며 4타수 3안타 4타점으로 활약하며 대회를 마무리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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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헨은 “김도영은 엄청난 스피드로 우리가 국제대회에서 본 가장 빠른 선수 중 한 명이었다. 팀은 슈퍼 라운드에 진출하지 못했지만 김도영의 파워와 타격 솜씨를 대만에서 볼 수 있었다”고 김도영에게 받은 인상을 설명했다.
올해 김도영은 KBO리그에서 역대 최초 10홈런-10도루 기록을 남기고 역대 최연소, 최단 기간 30홈런-30도루를 달성하는 등 역대급 시즌을 완성했다. 141경기 타율 3할4푼7리(544타수 189안타) 38홈런 40도루 OPS 1.067로 ‘몬스터’ 시즌을 완성했다. 40홈런-40도루는 실패했지만 올해 리그 최고의 선수로 꼽히는 게 당연했고 정규시즌 MVP와 3루수 부문 골든글러브 등 연말 각종 시상식을 휩쓸었다. 2024년은 ‘김도영의 해’였다.
이미 김도영의 재능과 잠재력에 대한 명성은 태평양 건너 메이저리그 구단들에도 알려져 있다. 그리고 리그에서 올해 잠재력을 확실하게 터뜨렸고 국제대회 쇼케이스까지 완벽하게 마쳤다.
특히 프리미어12에는 메이저리그 각 구단의 특급 유망주들도 참가했기에 김도영도 함께 관심을 받았다. 그리고 김도영은 이 랭킹에서 이들을 뛰어넘거나 어깨를 나란히 했다. 향후 김도영이 메이저리그 도전에 나설 경우 비교할 수 있는 기준들이 생겼다. 2022년 데뷔 후 3시즌을 김도영은 앞으로 4시즌 더 1군 등록일수 145일을 채워야 해외 진출 자격이 주어진다. 현재까지 3시즌을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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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영보다 앞선 2위에 선정된 맷 쇼(23⋅시카고 컵스)는 프리미어12에서 4할1푼2리(34타수 14안타) 2홈런 14타점 OPS 1.206으로 대활약 했다. 대회 타점왕이었다. 쇼는 올해 메이저리그 전체 유망주 랭킹 22위, 컵스 유망주 랭킹 1위에 빛나는 선수(이하 MLB파이프라인 기준). 올해 더블A를 거쳐서 트리플A까지 올라왔고 트리플A 레벨에서 35경기 타율 2할9푼8리(131타수 39안타) 7홈런 21타점 OPS .929의 성적을 남겼다. 상위 레벨에서도 문제 없이 적응했다.
쇼는 이제 컵스의 주전 3루수로 2025년을 준비하려고 한다. 컵스는 쇼를 위한 자리까지 마련했다. 올스타 외야수 카일 터커를 트레이드로 영입하면서 올해 주전 3루수였던 아이작 파레데스를 반대급부로 넘겼다. 쇼를 위해 구단은 교통정리까지 마쳤다.
한국과 맞붙었던 호주 대표팀의 2루수이자 주목할 만한 선수 5위에 오른 바자나는 올해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에 지명된 특급 내야수. 오레건주립대 출신으로 올해 60경기 타율 4할7리(214타수 87안타) 28홈런 66타점 OPS 1.479의 성적으로 전체 1순위 지명을 받았다. 호주 출신으로, 그리고 2루수로는 최초로 1순위로 지명된 바자나는 계약금도 특급이었다. 클리블랜드와 895만 달러(130억원)에 계약했다. 아직 마이너리그 27경기 밖에 치르지 않았지만 전체 유망주 랭킹 12위에 오를 정도로 각광 받고 있다.
[사진] 맷 쇼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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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대표팀 트래비스 바자나 /WBSC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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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SC의 랭킹에 이름을 올린 다른 유망주들인 챈들러 심슨(4위), 저스틴 크로포드(7위)는 모두 외야수다. 김도영이 비교할 만한 선수는 같은 포지션의 쇼, 그리고 2루수의 바자나다. 향후 이들이 메이저리그에서 어떻게 성장하고 자리잡느냐에 따라서 김도영에 대한 기준점도 생길 전망.
이미 역대급 재능이라는 것이 확인된 이상, 김도영에 대한 메이저리그의 관심은 상승하고 투자 규모도 달라질 수 있다. 어쩌면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포스팅 금액도 뛰어넘을 수 있다는 전망도 무리가 아니다.
이정후는 지난해 포스팅 자격을 얻어 샌프란시스코와 6년 1억1300만 달러(약 1650억원)에 계약했다. 예상을 뛰어넘는 계약 규모였고 덩달아 원 소속팀 키움 히어로즈도 쾌재를 불렀다. 이정후의 잭팟으로 키움도 1882만5000달러(약 275억원)의 이적료를 챙겼다.
물론 향후 4년 동안 김도영의 선결 과제도 있다. 김도영은 아직 병역을 해결하지 못했다. 2028시즌이 끝나고 포스팅 자격을 취득할 수 있는 김도영에게 남아있는 병역 특례 기회는 단 두 번. 2026년 열릴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2028년 LA 올림픽이 남았다. 김도영의 포스팅과 미래를 위해서는 결국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올림픽에서 동메달 이상을 수확해야 한다. 과연 김도영의 향후 포스팅은 이정후의 계약 규모를 뛰어넘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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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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