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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5 (수)

뜨거웠던 활·총·검…만화 같았던 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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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스포츠 영광의 얼굴들

경향신문

오타니 쇼헤이 | 임시현 | 김예지 |김도영 | 로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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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여자 양궁 10연패…월드스타 된 사격 김예지…남자 사브르 단체 3연패
ML 오타니 ‘50-50’ 달성하며 만장일치 MVP…한국은 ‘도영아 니땀시 살어야’

2024년 스포츠 열기의 정점은 파리 올림픽으로 통한다.

한국은 활·총·검으로 파리를 지배했다. 임시현과 김우진이 각각 3관왕에 오르며 앞장선 양궁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전 종목 금메달을 획득했고, 여자 단체전에서는 10연패를 달성했다.

사격에서는 김예지가 월드스타로 떠올랐다. 공기권총 여자 10m에서 은메달을 딴 김예지는 개성 있는 포즈와 차가운 표정이 화제가 돼 세계적인 관심을 끌었다. 테슬라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가 “액션영화에 캐스팅해야 한다”고 한마디 던지면서 불붙은 관심은 BBC ‘올해의 여성 100인’, 뉴욕타임스 ‘올해의 멋진 인물 63명’에까지 김예지를 올려놨다.

남자 사브르 단체전 3연패를 일군 펜싱에서는 ‘미남 검객’ 오상욱이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를 사로잡았다.

배드민턴 여자단식 세계 1위 안세영은 1996년 애틀랜타 대회 방수현 이후 28년 만에 한국에 단식 금메달을 안겼다. 금메달 획득 직후 대한배드민턴협회와 갈등을 드러내면서 한국 스포츠계에 큰 파장이 일었다.

미국의 ‘체조 전설’ 시몬 바일스는 파리에서 완벽하게 부활했다. 2021년 도쿄 올림픽에서 심리적 부담감에 기권한 뒤 공백기를 가졌던 바일스는 파리에서 다시 올림픽에 나서 3관왕을 차지하며 ‘바일스 시대’ 재림을 선언했다.

올림픽 기간에도 한국에서는 프로야구 열기가 폭발했다. 1000만 관중 시대를 연 프로야구의 인기는 KIA 김도영이 주도했다. ‘도영아 니땀시 살어야’라는 응원 문구까지 유행시켰다.

데뷔 3년차인 올해 141경기에 출장해 타율 0.347 38홈런 109타점 40도루를 기록한 김도영은 득점 1위(143득점), 장타율 1위(0.647) 등 타격 2관왕에 올랐다. 4월에 홈런 10개와 도루 14개로 프로야구 역사상 첫 ‘월간 10홈런-10도루’를 달성하며 시작한 기록 행진은 전반기 20홈런-20도루, 최연소·최소경기 100득점과 30홈런-30도루로 이어졌다. 역대 두 번째 ‘내추럴 사이클링 히트’까지 해낸 김도영을 앞세워 KIA는 7년 만에 통합우승을 했고, 김도영은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미국 프로야구에서는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가 최초로 50홈런-50도루 역사를 쓰며 전 세계 야구팬들을 설레게 했다. 최초의 기록과 함께 다저스 이적 첫해 바로 월드시리즈 우승반지까지 가져간 오타니는 만장일치로 내셔널리그 MVP까지 차지하며 최고의 스타임이 다시 확인됐다.

상암벌에 입성한 린가드 열풍은 프로축구 K리그를 달궜다. 갑자기 입단해 K리그 팬들의 심장을 폭격한 린가드 효과로 소속팀 FC서울은 K리그 유료 관중 집계 시작 후 처음으로 한 시즌 50만 관중을 기록했다.

2024년 세계 축구에서는 최초의 1990년대생 발롱도르 주인공이 탄생했다.

스페인의 1996년생 미드필더 로드리(맨체스터 시티)는 2023~2024 EPL에서 맨시티의 52경기 연속 무패 신화에 이바지했고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유럽축구연맹(UEFA) 슈퍼컵 우승을 이끌었다.

유로 2024에선 스페인에 우승컵을 안기면서 대회 MVP에 등극한 로드리는 결국 발롱도르의 주인공이 됐다.

김하진·이두리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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