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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3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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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독주 깨지자… 여권 대선판 ‘리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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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인사들 ‘대선 몸풀기’

조선일보

그래픽=이진영


12·3 비상계엄 사태로 윤석열 대통령이 국회에서 탄핵소추 당하면서 여권의 대선 구도가 원점에서 재편될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탄핵 반대파’ 지지자 등의 반발에 부닥치면서 두드러진 선두 주자가 사라졌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여권 주요 인사들은 조기 대선 가능성에 대한 언급은 자제하면서도, 비상계엄과 탄핵 등에 대한 입장을 밝히며 본격적인 움직임에 나섰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22일 전국의사대표자대회에 참석해 “(12·3 비상계엄 때 발표된) 전공의 처단 포고령에 대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사과해야 한다”면서 2025년 의대 증원을 재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사 출신인 안 의원은 윤석열 정부의 의료 개혁이 처참하게 실패했다면서 “때를 놓쳐 의료 시스템이 무너지면, 복구하는 데만 수십 년 걸릴 수 있다”고 했다. 안 의원은 지난 대선 때 윤 대통령과의 후보 단일화를 했지만, 현 정부 출범 이후 윤 대통령과 갈등을 빚어왔다. 그는 이번 비상계엄 정국에서도 “친윤당, 계엄 옹호당으로 낙인찍히면 집권은 불가능하다”고 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윤 대통령 탄핵소추 이후 “분열하지 말자” “편 가르기 하지 말자”며 ‘통합’을 강조하고 있다. 오 시장은 “12·3 계엄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그는 지난 18일엔 “진영의 핵심 지지층과 국민 일반 사이에서 간극이 크다면 당연히 ‘보편적 시각’과 ‘상식’을 기준 삼아야 한다”면서 “계엄에는 반대하지만 ‘대통령 이재명’도 수용할 수 없는,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국민이 훨씬 많다. 이분들께 희망을 드려야 한다”고 했다. 오 시장은 애초 윤 대통령 탄핵소추에 반대 입장을 냈다가 나중에 찬성으로 돌아섰다. 수도권 중도층 민심을 끌어안으면서 전통적 지지층 결집도 염두에 둔 것 같다는 말이 나온다.

유승민 전 의원은 지난 대선 경선에서 패한 이후 국민의힘 비주류 길을 걸어왔다. 그런 그는 지난 21일 CBS라디오에서 “국민의힘을 정말 바꾸고 싶고, 당을 바꾸고자 하는 열망이 정말 강하다”면서 “(그런데) 지금 당의 모습은 완전히 망하는 코스로 가고 있다”고 했다. 유 전 의원은 지난 14일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 때 국민의힘에서 찬성 12표, 기권·무효 11표가 나온 것을 언급하며 “이순신 장군의 배 12척처럼 (당이)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탄핵소추에 찬성한) 김상욱·김예지 의원 등에게 ‘중심 잡고 잘 버텨라’고 격려했다”고 전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윤 대통령 ‘탄핵 반대’를 주장하고 있다. 홍 시장은 지난 20일 자기를 아웃사이더로 부르면서 “레이건도 대처도 보수 정당의 아웃사이더였고, 심지어 트럼프도 보수 정당의 아웃사이더인데 그들은 왜 지도자가 되었고 한국의 기득권 세력들은 아웃사이더는 안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을까”라고 했다. 홍 시장은 “한 가지 다행스러운 것은 이 땅의 보수 세력은 아직도 건재하고 (대선) 상대가 범죄자, 난동범 이재명 대표라는 것”이라고 썼다. 경남지사와 대구 수성을 국회의원을 지낸 그는 ‘보수 적자(嫡子)’임을 내세워 영남권 전통적 지지층을 결집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16일 당대표직에서 물러난 후 이렇다 할 메시지를 내지 않고 있다. 한 전 대표는 당분간 잠행을 이어갈 것이란 관측이 많다. 하지만 국민의힘 관계자는 “63% 득표율로 당대표에 선출됐고 비상계엄 해제에 앞장섰던 만큼 향후 정국 상황에 따라 그가 정치 일선에 복귀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양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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