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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3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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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고용 시대⑦] 권기섭 경사노위원장 "목표는 정년·연금 연령 일치…가는 방향 지혜 모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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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 입장차 여전하지만 "선택권에 따라 합의점 찾을 수 있어"
비상계엄 이후 사회적 대화 중단에 "한국노총 꼭 돌아올 것"


더팩트

권기섭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은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가진 더팩트와 인터뷰에서 "계속고용 관련 노사 양쪽이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어떤 선택권을 부여하느냐에 따라 합의점을 찾을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임영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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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수명 82.7세, 2025년 초고령 사회로 진입. 만 60세 정년퇴직 이후에도 해당 세대 대부분이 일을 해야만 하는 게 오늘날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정부도 2020년 1월 1일부터 고령자 계속고용장려금을 지급하는 등 계속고용을 장려하고 있다. 하지만 양질의 일자리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대부분이 최저임금 수준을 받는 일용직을 전전하고 있다. 계속고용이 '필수'가 되어가는 현 대한민국의 자화상이다. <더팩트>가 계속고용의 현재와 내일을 다각도로 조명한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세종=박은평·황지향 기자] "분명한 사실은 퇴직연령과 연금수급 연령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노사는 한국 노동시장 특수성을 고려해 무엇을 얻고 잃을지 고민해야 한다. 목표는 정해놨지만 가는 방향을 위해 더 지혜를 모야야 할 때이다."

권기섭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위원장은 20일 서울 종로구 경사노위에서 가진 더팩트와의 인터뷰에서 "계속고용 관련 노사 양쪽이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어떤 선택권을 부여하느냐에 따라 합의점을 찾을 수 있다고 본다"며 이 같이 말했다.

내년부터 우리나라는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20%를 넘어서는 초고령화 사회 진입이 확실해지면서 '계속고용'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

경사노위는 지난 6월부터 노사정과 공익위원들이 참여한 '인구구조 변화 대응 계속고용위원회'를 발족했다. 이후 총 10차례 회의를 열었지만 노사 입장 차를 줄이지 못했다.

계속고용 논의가 늦어진 것에 대해 권 위원장은 "60세 정년 연장 때 트라우마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2010년부터 논의를 시작했는데 집중적으로 시간을 들이지 못해 임금체계 개편 개념을 추상적으로 넣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생산성 기반, 일한 만큼 준다는 게 얘기돼야 하는데 안 됐다"며 "결국 임금피크제는 임금을 깎는다고만 생각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2016년 58세에서 60세 정년 의무화를 시행했지만, 정년제 운용 사업장은 21.2%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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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기섭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이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더팩트 취재진과 인터뷰를 갖고 있다. /임영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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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권 위원장은 사회적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아직 노사가 서로의 입장만을 얘기하고 있지만, 토론회 등 공론화를 통해 협상의 여지가 생길 것이라고 봤다.

권 위원장은 "한쪽은 법정 정년을 다른 한쪽은 임금체계 개편만을 이야기하고 있다"면서도 "법정 정년을 연장할 때 근로조건은 얼마큼 양보할 것인가, 임금이나 근로조건에 어느 정도 선택권을 부여하고 고용을 안정시키느냐 등 양쪽이 우선시하는 것들을 놓고 다양하게 논의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바탕에는 공익위원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봤다. 그는 "국민적 관심사인 만큼 토론회를 여러 차례 해 공론화할 필요하다"며 "여론에 따라 더 많은 이야기들을 풍부하게 할 수 있고 거기에 맞춰 합의점을 찾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양대 노총 중 사회적 대화에 참여해 온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은 지난 3일 비상계엄 사태 직후 대화 중단을 선언했다. 지난 12일 예정됐던 '계속고용 방안 마련 토론회'도 내년 1월로 연기됐다.

경사노위는 한국노총 불참 기간에 현장 간담회, 지역순회 토론회 등 공익위원 중심의 대안 마련에 집중한다는 입장이다. 권 위원장은 "계속고용위원회 공익위원들은 중소기업, 청년, 기업, 전문가들을 매주 만나고 있다"며 "세부 쟁점에 대해 집중 논의해 한국노총이 참여하면 바로 속도를 낼 수 있게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정치적 불확실성에 일정 차질이 생겼지만 연기된 토론회는 1월에 반드시 연다는 입장이다. 그는 "한국노총이 꼭 돌아올 것이라고 믿는다"며 "정치적 문제로 사회적 대화가 중단돼서는 안 된다. 대화를 해야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권 위원장은 지난 10월에 기자간담회에서 계속고용 관련 내년 1분기까지 합의를 이끌어내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사회적 대화가 멈추면서 일정 지연은 불가피하게 됐지만, 권 위원장은 "3월 1차적으로 마무리하겠다는 생각을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경사노위는 일정대로 진행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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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기섭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이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더팩트 취재진과 인터뷰를 갖고 있다. /임영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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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원칙 입장은 서로 다 알았고 이제부터 대상, 방식, 근로조건, 시행 방안 등 세부적인 내용을 논의할 시점"이라며 "선택지를 하나둘 정리하는 방식으로 또 연착륙할 수 있는 장치를 넣어 가장 부작용 없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전했다.

계속고용으로 인한 청년세대 일자리 충돌 우려에 대해서는 "대기업이나 공공부문 일자리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맞다"며 "최근 청년들을 만나보니 정년 연장보다 불공정에 대한 걱정이 더 컸다. 청년들은 일한 만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이것을 어떻게 구현할 수 있을지 고민이다. 이 부분이 해결된다면 수용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사노위에서 합의안이 나오지 못했을 때에는 그동안의 조율 결과를 바탕으로 한 단일한 형태의 공익위원 권고안, 합의를 이룬 부분과 이루지 못한 부분을 함께 담은 논의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권 위원장은 "이번 계속고용 논의가 앞으로 사회적 대화의 방향과 지평을 결정할 것"이라며 "지금은 현안을 논의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더 다양한 분야에서 의제 설정을 해 사회적 대화 기구 역할을 조금 더 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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