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임영웅, 김호중/사진=텐아시아 사진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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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 팬덤이 아티스트에게 맹목적인 애정을 쏟기로 유명하지만, 트로트 가수 팬덤에 비할 바는 아니다. 가수 임영웅, 김호중 등의 팬들은 가수가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거나 범법행위를 저지르더라도 그저 옹호하기에 급급하다. 팬덤 분열이 발생하고 '탈퇴 총공'이 이뤄지는 K팝 팬덤과는 다른 양상이다.
사진=임영웅 SN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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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웅의 "뭐요" DM 사태 이후 13일이 지났지만, 임영웅은 여전히 묵묵부답이다. 대중들은 오히려 침묵하는 임영웅에 대한 불만이 많다. 초기엔 일부 팬들이 불편해했지만 극성팬을 중심으로 여론을 덮어버렸다. 극성팬들은 임영웅 '결사옹위'에 나선 모양새다. 오는 27일부터 6회에 걸쳐 개최되는 콘서트 '임영웅 RE:CITAL'(리사이틀)은 여전히 매진 상태다. 또, 한 번 해명 없이 침묵을 유지하고 있지만 여전히 영웅시대 공식 팬카페에는 하루 수백 개의 게시글이 게재되고 있다. 지난 19일 하루에만 832개의 게시글이 카페에 공유됐다.
팬들은 팬카페를 통해 "우리 귀한 이에게 감히 누가 뭐라고 할 수 있을까", "아무리 뭐라 한들 그들이 진실을 알겠어요? 이 또한 지나가리라. 영시(영웅시대)들은 알고 있어요 그들의 무지를", "할 말이 없어서 안 하는 게 아닌 거 우린 다들 알잖아요"라며 임영웅을 향해 응원을 보냈다.
김호중/ 사진=텐아시아 사진 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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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법을 저지른 김호중의 팬, 아리스(팬덤 명) 들은 대중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행보를 보였다. 음주운전 뺑소니 직후 열릴 예정이었던 단독 콘서트 좌석이 이틀 공연을 합쳐 7000여 석이 환불 처리 되는 등 팬덤 이탈은 발생했지만, 코어 팬덤은 강경하게 김호중을 지지하는 모습이다. 취재진에게 김호중의 엄마를 사칭하며 범죄를 옹호한다거나, 공판 당일 법정에서 순서를 지키지 않고 새치기를 일삼으며 현장을 아수라장으로 만들었다.
또한, 이들은 김호중의 학교폭력 의혹에 관한 유튜브 영상마다 찾아가 2차 가해의 여지가 있는 댓글을 달았다. 댓글 중에는 "맞은 놈이 말이 많다", "맞고 다닐 짓거리를 했나 보지. 김호중 님을 욕되게 하지 말아라. 그러다가 칼 맞고 저세상 간다", "이제 와서 피해자라며 나오는 이유가 뭐냐", "한 사람을 두고 이러면 견딜 수가 있나. 그만하라"라는 등의 내용이 주를 이뤘다.
가수 황영웅. / 사진제공=MB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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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학교폭력 의혹을 빚었던 황영웅의 팬덤도 비슷한 모습을 보였다. 황영웅이 당시 의혹 일부를 인정하고 자숙에 돌입했음에도, 팬덤은 MBC '실화탐사대' 등 프로그램 게시판에 항의 글을 무더기로 올렸다. 팬들은 "왜 가수 한 명을 매장하려 하냐"며 학교폭력 가해자 황영웅이 아닌 '실화탐사대' 제작진을 비난했다.
비난은 황영웅이 직접 나서 자제시켜야 할 정도로 거셌다. 황영웅은 당시 "이제 더 이상 저에 대한 일로 누군가 피해를 보거나, 시끄러워지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라며 팬들에게 방송국 항의를 멈춰달라고 당부했다.
트로트 팬덤은 자신이 애정하는 가수의 부족함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거나 실망하여 탈덕하기 보다 무조건 옹호하려는 경향이 있다. 부모가 자식의 죄를 감싸는 식의 맹목적 사랑이다. 실망한 아이돌에게 정을 떼고 새로운 '최애'를 찾아 떠나 팬덤 분열이 발생하는 10대 및 20대 K팝 팬덤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트로트 팬의 무지성 사랑은 그 대상이 되는 아티스트들에게도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아티스트의 이미지는 곧 아티스트의 팬 이미지로 정해지기 쉽기 때문이다. 성숙한 팬덤 문화가 트로트계에도 자리 잡아야 할 때다.
이민경 텐아시아 기자 2min_ro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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