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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들고픈 자연, 깊어진 감정 표현… 돌아온 ‘초원의 왕’

조선일보 백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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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들고픈 자연, 깊어진 감정 표현… 돌아온 ‘초원의 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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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온 킹 30주년 기념작 ‘무파사’
야생을 떠돌던 외톨이 사자 무파사(목소리 출연 아론 피에르)는 거대한 위협에 맞서 동물들을 하나로 모으며 초원의 왕으로 거듭난다.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야생을 떠돌던 외톨이 사자 무파사(목소리 출연 아론 피에르)는 거대한 위협에 맞서 동물들을 하나로 모으며 초원의 왕으로 거듭난다.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모든 동물에게 존경받던 초원의 왕, 무파사가 돌아왔다. 18일 개봉한 영화 ‘무파사: 라이온 킹’은 애니메이션 ‘라이온 킹’(1994) 30주년 기념작. 2019년 개봉한 실사 영화 ‘라이온 킹’의 프리퀄(본편 이전의 이야기)로 심바의 아버지 무파사와 삼촌 스카의 어린 시절을 다뤘다. 무파사는 야생의 떠돌이 사자였고, 스카가 왕위를 물려받을 후계자였다는 출생의 비밀이 30년 만에 밝혀진다.

홍수에 휩쓸려 떠돌이가 된 아기 사자 무파사가 전설적인 왕으로 거듭나는 여정을 그렸다. 왕족으로 태어난 타카(스카)와 형제가 되고, 새로운 터전을 찾아 떠나면서 스스로 운명을 개척해 나간다. 원작의 왕위 세습이 전근대적이라는 일각의 비판을 받아들여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영화 '무파사: 라이온 킹'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영화 '무파사: 라이온 킹'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영화 ‘문라이트’로 2017년 미국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은 배리 젱킨스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19일 열린 화상 간담회에서 젱킨스 감독은 “어떤 사람이 위대한 리더가 될 수 있는지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무파사는 고아이고 특권층에서 태어난 사자가 아닌데도, 위대한 왕이 되기 위한 역량과 기술을 자신의 힘으로 습득한다. 이는 현대를 살아가는 이들에게도 큰 울림을 줄 것이다.”

논란이 됐던 동물의 연기력은 훨씬 개선됐다. 2019년 실사 영화에선 동물의 표정 변화가 없어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제는 눈·입 주변 근육이 제법 사람처럼 움직이고 당황, 슬픔 같은 복잡한 감정도 얼굴에 드러난다. 애니메이터가 모션 캡처 슈트를 입고 동작을 취하면, 카메라가 실시간으로 반응하며 촬영하는 최첨단 기술도 사용했다. 젱킨스 감독은 “마치 카메라가 캐릭터의 주변을 배회하면서 관찰하는 듯한 느낌을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컴퓨터 그래픽(CG)으로 만든 광활한 대자연도 놀랍다. 아프리카 대륙의 드넓은 초원, 폭포, 설경을 참고해 세계관을 창조했다. 어린 사자 형제가 기린·코끼리·황소들과 함께 초원을 뛰노는 장면은 같이 달리고 싶어질 만큼 생생하고 경이롭다.

영화 '무파사: 라이온 킹'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영화 '무파사: 라이온 킹'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발전한 기술에 비해 음악과 이야기는 아쉽다. 엘턴 존과 한스 치머가 참여한 ‘라이온 킹’(1994) 오리지널 사운드트랙(OST) 앨범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애니메이션 OST 앨범이다. 이번엔 ‘모아나’ ’엔칸토’의 작곡가인 린마누엘 미란다의 참여로 기대를 모았으나 원작을 따라가기엔 역부족이다. 재능 있고 용감한 무파사 캐릭터는 지나치게 전형적이고, 평등과 민주주의 등 동물의 왕국에 이식된 인간적인 가치도 애매하게 겉돈다.


스카의 흉터에 얽힌 사연, 라피키가 아기 심바를 들어 올렸던 바위의 기원 등 원작의 팬이라면 반가워할 만한 요소를 곳곳에 심어뒀다. ‘라이온 킹’이 세대를 초월해 사랑받는 이유에 대해 젱킨스 감독은 “애니메이션인데도 부모를 잃은 슬픔 같은 복잡하고 강렬한 감정을 솔직하고 명확하게 표현했다”고 했다. “원작에선 선악 대결 구도가 뚜렷했다면, 이번 작품에선 무파사와 스카가 어떤 여정을 통해 선과 악으로 갈라지는지 더 진화한 이야기를 보여주려 했다.”

[백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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