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흥 회장 3선 저지 위한 단일화에 공감…방법론엔 이견
수긍할 객관적 지표 필요 주장 속 '대승적 결단' 승부수 관심
대한체육회장 후보 단일화 추진 회동 |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어떤 절차를 거치더라도 후보 모두에게 상당한 결단이 필요합니다. 국민적인 열망인 체육계의 변화를 이뤄내기 위해 23일까지는 좋은 결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기흥(69) 대한체육회장의 3선 저지를 위해 '반이기흥 연대'에 나선 강신욱(68) 단국대 명예교수는 19일 연합뉴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야권' 후보 단일화 성사에 결연한 의지를 드러냈다.
강신욱 교수와 박창범(55) 전 대한우슈협회장, 유승민(42) 전 대한탁구협회장, 안상수(78) 전 인천시장 등 4명의 후보는 지난 17일 후보 단일화를 위한 긴급 회동을 가졌다.
4명의 후보는 만남에서 큰 틀의 단일화 원칙에 합의하고 후보 등록 하루 전인 23일까지 근소한 입장차를 해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8년간 체육회를 이끈 이기흥 회장이 '한국 체육 발전의 걸림돌'이라고 판단하고 연임 저지를 위해 '반이기흥 연대'를 구축했지만 후보 단일화에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4명의 후보 모두 내심 자신을 중심으로 단일화를 원하는 데다 단일화 합의를 위해 필요한 객관적 지표를 만들기가 쉽지 않아서다.
강신욱 후보는 "(후보들의 지지도를 확인할) 정확한 자료가 없어 단일화 대화는 허공에 대고 이야기를 하는 것만큼이나 답답한 일"이라면서도 "최대 공약수를 도출하는 게 쉽지는 않지만, 23일까지 체육인들에게 희망을 줄 결론을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강 후보는 그러나 역할을 분담하는 '나눠먹기식 단일화'에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단일화는 '조건 없는' 것이어야 하며, 이면 계약서가 존재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유승민 후보가 '국민 여론조사'를 단일화를 위한 지표로 활용하자는 주장을 펴는 가운데 후보 간 이견이 적지 않다.
대한체육회장 후보 단일화 추진 회동 |
내년 1월 14일 열리는 제42대 체육회장 선거가 2천300여명의 체육인들로 꾸려진 선거인단 투표로 치러지기 때문이다.
박창범 후보는 "체육회장 선거 표심은 체육인들의 지지도가 중요하지만, 데이터베이스에 접근하기가 쉽지 않다"면서 "국민 여론조사는 사실상 인기투표가 되기 쉽다. 설문 조항을 만드는 데만 몇 개월이 걸릴 수도 있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박 후보는 "단일화 원칙에 4명 모두 합의했지만, 구체적 방법론에선 입장차가 있다"면서도 "이번만큼은 바꿔야 한다는 게 지상 과제인 만큼 접점을 찾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이어 "어떤 후보든 단일화를 위해 자신을 내려놓겠다는 자세가 필요하다"면서 "체육회 교체가 시대적 명령인 만큼 각자에게 대승적 결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4인 회동에서는 후보자 본인을 빼고 '다른 후보 중 누가 차기 회장으로 적합한가'라는 자체 투표를 하자는 아이디어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유승민 후보는 후보 각자가 수긍할 객관적 지표로 여론조사를 활용하자는 입장이다.
유 후보는 "체육인을 표집군으로 하는 지지도 조사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후보 각자가 납득하려면 여론조사 등 지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4명의 후보는 지난 17일 회동에 참여하지 못했지만, 단일화 필요성에 공감하는 강태선(75) 서울시체육회장과도 접촉하는 한편 단일화 해법을 찾기 위한 노력을 계속할 계획이다.
chil881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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