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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고성환 기자] 토트넘 홋스퍼 팬들이 눈치 없는 구단 행보에 분노를 터트렸다.
영국 'TBR 풋볼'은 18일(이하 한국시간) "토트넘 팬들은 구단이 '에닉(ENIC) 그룹 항의'와 같은 날 일어난 부끄러운 일에 격분하고 있다. 이들은 토트넘이 사우스햄튼과 경기에서 5-0으로 승리하는 동안 크고 선명하게 목소리를 냈다"라고 보도했다.
토트넘은 지난 16일 사우스햄튼과 2024-2025시즌 프리미어리그(PL) 16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5-0 대승을 거뒀다. 전반에만 5골을 몰아쳤다. 손흥민이 1골 2도움을 올렸고, 제임스 매디슨이 멀티골을 터트리며 일찌감치 사우스햄튼을 무너뜨렸다.
하지만 토트넘 팬들은 기뻐하는 동시에 분노를 터트렸다. 이는 다니엘 레비 회장을 향한 비판 구호였다. 토트넘 팬들은 상업적 기회에만 주로 초점을 맞추고 있는 구단의 행보를 보며 "축구와 관련된 일들에 대한 클럽의 현재 방향성에 불만이 있다"라고 공식 성명을 발표했다.
토트넘 팬들을 특히 화나게 한 건 바로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과 파트너십 발표였다. 토트넘은 오징어 게임 시즌2 홍보를 위해 넷플릭스와 파트너십을 맺게 돼 기쁘다며 팬들을 위한 다양한 체험 활동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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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게임 시즌2'는 2021년 9월 처음 공개된 '오징어 게임 시즌1' 후속작으로 오는 26일 공개될 예정이다. 오징어 게임 시즌1은 456억 원 상금을 건 생존 게임에 참가한 사람들이 최종 승자가 되기 위해 목숨을 걸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콘텐츠는 94개국에서 넷플릭스 '오늘의 톱10' 1위를 차지할 만큼 큰 인기를 끌었다.
축구 팬들 사이에서도 '오징어 게임'의 인기는 뜨거웠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등 여러 유럽 클럽이 이 작품에서 영감을 받은 훈련 영상을 공개했고 이탈리아의 유벤투스 전설 알레산드로 델 피에로는 소셜 미디어에 오징어 게임의 소재로 사용되는 달고나와 이쑤시개를 들고 찍은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 손흥민도 있는 만큼 오징어 게임과 손을 잡은 토트넘. 토트넘은 "시즌2 공개를 기념해 리버풀전(23일)과 울버햄튼전(30일) 프리미어리그 경기에서 팬 참여 이벤트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핑크색 후드 점퍼를 입은 경비원이 경기장을 돌며 팬들과 사진을 찍을 기회를 제공하고 시즌1에 등장한 '영희 인형' 대형 풍선을 경기장 외부에 전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토트넘 최고 수익 책임자를 맡고 있는 라이언 노리스는 "오징어 게임 시즌2는 축제 기간 동안 가장 많이 회자되는 프로그램이 될 것이다. 클럽은 넷플릭스와 파트너십을 통해 대중 문화의 중심에 서게 됐다. 이는 경기 당일 경험을 향상시키고, 디지털 채널 전반에 걸쳐 팬들에게 신선하고 매력적인 콘텐츠를 제공하는 흥미로운 방법이 될 것"이라고 기뻐했다.
하지만 팬들의 생각은 달랐다. 한 토트넘 팬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농담하지 마"라며 비꼬았고, 다른 팬은 "22번째로 에닉 그룹에 항의할 이유가 더 커졌다"라며 분노했다. 다른 팬들도 "이런 참을 수 없는 헛소리를 겪지 않도록 티켓을 팔아서 다행이다", "경기장에 그만큼 집중하면 좋았을 텐데", "참 끔찍한 타이밍이다", "축구 이야기는 갈수록 없어진다. 부끄럽다" 등의 반응을 남겼다.
이해할 수 없는 반응도 아니다. 토트넘은 올 시즌 7승 2무 7패, 승점 23으로 리그 10위에 머물고 있다.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자신은 항상 2년 차에 우승했다며 당당하게 외쳤지만, 걸핏하면 하위권 팀에 무너지며 고전 중이다. 플랜 A밖에 없다 보니 나오는 기복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하위권으로 처질 수도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 토트넘이 지난 24년 동안 들어 올린 트로피라곤 2007년 리그컵 우승 하나뿐이다. 구단은 계속해서 수익을 내고, 많은 사업을 펼치고 있으나 정작 가장 중요한 축구로는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 복권긁기식 유망주 위주의 영입 정책도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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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BR 풋볼도 토트넘 팬들의 분노를 이해했다. 매체는 "이번 발표의 시기는 상황을 고려할 때 정말 끔찍하다. 오징어 게임과 파트너십 발표는 토트넘 팬들이 점점 더 지쳐가고 있는 상업적이고 괴상한 토트넘의 모습이다"라고 꼬집었다.
특히 토트넘이 오징어 게임 홍보 행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힌 리버풀전은 팬들이 에닉 그룹에 항의할 계획을 세운 날이다. 이 때문에 팬들이 더 반발하고 있는 것.
이를 본 TBR 풋볼은 6년 전 리버풀 전설 제이미 캐러거가 에닉 그룹에 했던 한탄을 떠올렸다. 매체는 "토트넘은 자주 유럽축구연맹(UFEA) 챔피언스리그(UCL) 진출 자격에만 도전할 뿐 축구 구단으로서 성공하지는 못하고 있다. 2018년 캐러거가 말했던 것처럼 말이다"라고 전했다.
당시 캐러거는 "토트넘은 여름에 영입하지 않았고, 지금 스쿼드는 2년 전 우승할 뻔했던 팀과 같다. 가만히 서 있으면 뒤처진다"라며 "토트넘은 4위 안에 드는 데 만족하고 있다. 그건 경기장에 돈을 쓰고 여기 저기에 돈을 쓰는 것과 같다"라고 지적했다. 어느덧 6년이 지났지만, 하나도 변한 게 없는 토트넘의 현실이다.
/finekosh@osen.co.kr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토트넘 홋스퍼, 스퍼스 워치 소셜 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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