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장과 흥국생명 선수단. 사진=KOVO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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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점과 역전이 반복됐다. 양 팀 스코어가 3점 차 이상 벌어지지 않을정도로 접전이 이어졌다. 스파이크 하나, 리시브 하나에 탄성이 오갔다. 지난 17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도드람 V리그 흥국생명과 정관장의 맞대결 풍경이다.
이날 경기는 경기 전부터 시선이 집중됐다. 흥국생명의 V리그 여자부 최다 타이인 15연승을 물론 최초의 개막 연승 기록이 걸려있었다. 평일이지만 많은 관중이 체육관을 찾았고, 취재석도 만석이었다. 물론 정관장의 승리로 끝나면 신기록이 탄생하진 않았지만, 그만큼 풍성한 스토리로 코트를 뜨겁게 달궜다.
하지만 코칭스태프의 일탈로 찬물이 끼얹어졌다. 흥국생명의 다니엘레 투리노 수석코치가 경기 중 고희진 정관장 감독을 찾아가 항의했다. 흥국생명이 17-19로 뒤지던 상황에서 고 감독은 작전타임을 요청하자 투리노 수석코치가 정관장 네트를 넘어 벤치 쪽으로 뒷짐을 지고 다가가더니 자세를 낮추고 고 감독을 조롱하는 듯한 표정을 취하며 말을 건넸다. 이에 고 감독은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고희진(오른쪽) 정관장 감독. 사진=KOVO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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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 코치진이 다급하게 말리면서 벤치로 데리고 가면서 상황은 순식간에 종료됐다. 하지만 두 팀간의 미묘한 갈등은 남아 있었다.
보기 드문 광경이었다. 감독이 심판을 상대로 항의하는 경우는 있어도 코치가 네트를 넘어가면서 상대 감독에게 항의하는 경우는 드물다. 이 경기를 중계하던 차상현 SBS스포츠 해설위원도 “저런 행동을 해서는 분명히 안 되는 부분”이라며 “승패도 중요하지만 지켜야 할 매너가 있다”고 지적했다.
흥국생명이 기분 좋은 상황은 아니었다. 1세트를 내줬고 2세트 도중에는 이고은의 후위공격자 반칙 때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이 항의를 하다 경고를 받았다. 그렇다고 해서 투리노 코치의 행동이 정당성을 받을 수는 없다.
고 감독은 경기 후 “솔직히 일어나면 안 된다”라며 “저도 당황스럽다. 연맹이나 흥국생명에서 알아서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선수가 경기를 하는 것지 코칭스태프가 하는 게 아니다. V리그 구성원 모두가 선수들이 빛날 수 있게끔 해줬으면 하는 게 감독으로서의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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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 측은 경기를 마친 후 곧바로 사과했다. 구단 관계자는 “조롱의 의미는 아니었고 항의였다. 다니엘레 코치가 뒷짐을 진 건 공격의 의도가 담긴 게 아니었다는 의미”라며 “구단을 통해 정관장 구단에게 사과를 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마르첼로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은 이와 관련한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앞서 벌어진 심판 판정에 대한 불만에 대해서만 말했다.
한국배구연맹(KOVO) 관계자는 “운영본부에서 같이 논의하고 있다”며 “명백하게 코치의 잘못이 있다고 결정되면 상벌위원회로 회부 될 것이다. 지금은 고민 중이다”라고 밝혔다.
김진수 기자 kjlf200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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