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토트넘 홋스퍼의 대승을 이끈 손흥민과 제임스 매디슨, '매디손(MaddiSon) 듀오'가 이주의 팀에서 외면당했다.
사우샘프턴을 상대로 전반전 만에 다섯 골을 뽑아내며 대승을 거둔 토트넘의 선수들 중 세 명이나 이주의 팀에 발탁됐지만 손흥민과 매디슨의 이름은 보이지 않았다. 두 사람이 각각 1골 2도움과 2골을 기록했다는 걸 생각하면 이상하게 느껴질 만한 일이다.
영국 공영방송 'BBC'에서 축구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는 전 프리미어리그(PL) 공격수 트로이 디니는 17일(한국시간) 프리미어리그 16라운드 이주의 팀을 선정해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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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 포메이션은 4-2-3-1. 최후방에는 조던 픽퍼드(에버턴)가 위치했다. 백4는 마크 쿠쿠렐라(첼시), 니콜라 밀렌코비치(노팅엄 포레스트), 아치 그레이, 제드 스펜스(이상 토트넘 홋스퍼)가 구성했다.
중원에는 마누엘 우가르테(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파페 마타르 사르(토트넘 홋스퍼)가 허리를 받쳤고 제이콥 머피(뉴캐슬 유나이티드), 이스마일라 사르(크리스털 팰리스), 아마두 디알로(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2선을 책임졌다. 최전방에는 알렉산더 이삭(뉴캐슬 유나이티드)이 이름을 올렸다.
지난 16일 열린 사우샘프턴과의 16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5-0 대승을 거둔 토트넘에서는 세 명의 선수들을 이주의 팀에 배출했다. 무실점 승리의 주역인 그레이와 스펜스는 물론 중원에서 알토란 같은 활약을 보여준 사르가 선정됐다.
주 포지션이 아닌 센터백으로 뛰는 임무를 맡고도 나름 안정적인 수비를 펼친 유망주 그레이와 페드로 포로 대신 출전해 토트넘의 오른쪽 측면 고민을 덜어낸 스펜스, 그리고 이제는 토트넘 중원에서 빠질 수 없는 선수로 자리잡은 사르 모두 이주의 팀에 선정될 만한 좋은 활약을 보여줬다.
다만 토트넘이 사우샘프턴을 상대로 다섯 골을 퍼붓는 화력쇼를 펼치고도 토트넘의 공격진 중 그 누구도 이주의 팀에 뽑히지 않았다는 점은 아쉬울 만하다.
특히 1골 2도움을 기록한 손흥민과 멀티골을 터트린 매디슨은 누구보다 이주의 팀에서 빠진 것을 아쉬워 할 만한 선수들이다.
매디슨은 전반 1분 만에 벼락 같은 선제골로 토트넘에 리드를 안기더니, 전반전이 끝나기 직전 다시 한번 골망을 흔들며 5-0이라는 스코어를 만들었다. 손흥민은 전반 12분경 팀의 두 번째 골을 터트린 뒤 사르와 매디슨의 골을 도우며 토트넘 구단 역사상 가장 많은 도움(68개)을 쌓은 선수가 됐다.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에 따르면 손흥민은 경기 후 팬들이 뽑은 MOM에 선정됐다. 45분만 활약하고도 멀티골을 기록한 데다 77분이나 뛴 매디슨을 제친 것이다. 사우샘프턴전에서 손흥민이 보여준 영향력이 얼마나 대단했는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축구통계매체 '폿몹'에 따르면 손흥민은 패스 성공률 94%(16회 중 15회 성공), 기회 창출 3회, 슈팅 6회(유효슈팅 4회) 등을 기록했다. 경합 지표나 수비 면에서는 좋은 기록을 남기지 못했지만 공격적인 임무를 충실시 했다. '폿몹'은 손흥민에게 매디슨(9.2) 다음으로 높은 평점인 9.1점을 줬다.
경기 후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도 손흥민과 매디슨의 활약이 얼마나 기쁜지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훌륭했다. 오늘 밤에는 그들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우리는 젊은 선수들과 많이 뛴 적이 없는 선수, 그리고 항상 뛰는 선수들에게 우리의 정체성을 유지하고 우리가 원하는 축구를 하길 요구한다"면서 "나는 그 두 선수들이 오늘 경기의 촉매제라고 생각했다. 우리는 오늘 초반부터 강하게 몰아붙여야 했다. 두 사람이 그런 방식으로 경기를 한 것은 좋은 일"이라고 웃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손흥민과 매디슨은 디니가 선정한 'BBC' 이주의 팀에서 제외됐다.
아쉬운 결과지만 한편으로는 충분히 이해가 가는 결정이기도 하다.
손흥민과 매디슨은 2선 자원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뉴캐슬 유나이티드의 머피, 크리스털 팰리스의 이스마일라 사르, 그리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아마두 디알로와 경쟁해야 한다.
머피는 뉴캐슬 유나이티드가 레스터 시티를 4-0으로 대파한 경기에서 멀티골을 포함해 맹활약하며 대승의 선봉장 역할을 했다. 65분만 뛰었지만 득점 외에도 전체적인 활약이 상당히 좋았다.
사르 역시 브라이턴 앤드 호브 앨비언전에서 풀타임에 가까운 시간을 소화하며 2골 1도움을 기록했다. 이날 크리스털 팰리스가 넣은 세 골에 모두 기여한 것이다.
디알로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맨체스터 시티를 격파한 맨체스터 더비에서 동점골로 이어지는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2분 뒤 극적 역전 결승골까지 터트리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승리를 안겼다.
세 선수 모두 손흥민, 매디슨과 비교해도 절대 뒤지지 않는 활약을 한 셈이다. 특히 손흥민의 경우 1골 2도움을 기록하기는 했으나 45분만 소화했다는 점이 이주의 팀 선정 평가 요소에서 마이너스가 됐을 가능성도 존재한다.
발롱도르 수상도 타이밍이 좋아야 가능한 것처럼 이주의 팀 선정도 타이밍이 맞아야 한다. 손흥민과 매디슨이 아무리 좋은 활약을 보여줬더라도 객관적으로 두 사람보다 더 뛰어난 경기력을 선보였거나 주관적으로 판단을 내리기에 어려울 정도로 비등한 모습을 보여준 선수가 있다면 선정이나 수상을 확신할 수 없는 게 이치다.
토트넘 팬들은 아쉽겠지만 16라운드에서는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말처럼 팀이 부상으로 힘들어하고 있는 상황에서 손흥민과 매디슨이 빛났다는 점만으로도 만족해야 할 듯하다. 토트넘이 손흥민과 매디슨의 활약 덕에 5경기 무승에서 벗어나 반등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은 다행이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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