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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6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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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취하는 로맨스' 이어 할리우드 데뷔 앞둔 신도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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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현, VAST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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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신도현(29)이 공백기를 딛고 자신만의 길을 갈고 닦고 있다. 올해 ENA 월화극 '취하는 로맨스'에서 '파워J' 현실주의 기획팀 과장 방아름 역을 맡아 다채로운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안방극장 시청자들과 3년 만에 재회했고 할리우드 데뷔작 미국 넷플릭스 시리즈 '더 리크루트 시즌2'에도 합류해 촬영을 마쳤다. 아직 공개되지 않아 완성된 작품을 만나보지 못했지만 배우로서 이전보다 한 단계 성장했음은 분명했다.

2017년 박원의 뮤직비디오 'all of my life'를 통해 데뷔한 신도현. 올해로 데뷔 8년 차를 맞았는데 이에 대한 소감을 묻자 "그냥 한 해 한 해 내게 다 필요한 해였다. 공백이 있었던 게 아쉽지도 않고 바빴던 시절 정신없이 흘러간 것도 그만큼 의미가 있었던 것 같다. 그 기간들을 지나와서 지금의 내가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 나의 모습에 만족스러운 편이다. 그런 시기가 없었다면 행복하게 연기할 수 없었을 것 같다. 한 해 한해가 소중하고 의미 있는 해였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취하는 로맨스' 종영 소감은.

"아직 실감이 잘 안 난다. 촬영은 이미 끝나지 않았나. 끝남을 경험했음에도 뭔가가 끝난다는 게.. 결말은 작가님께서 선택한 최선의 결말이라고 생각한다. 모두가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줬고 의도한 대로 잘 나오지 않았나 싶다."

-본방 사수를 했나.

"보면서 아무래도 나의 아쉬운 부분이 제일 먼저 보였던 것 같다. 스태프들이랑 얘기해 보니 각자 자기 담당만 보더라. 그래서 우리끼리 웃기다고 한 적이 있다."

-작품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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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박선호 감독님과 다른 작품으로 만날 뻔했다. 그 작품이 무산됐는데 감사하게도 감독님이 이번 작품에 다시 불러줬다. 감독님, 작가님, 백성철 배우랑 식사하는 자리가 있었는데 전 작품에서 이렇게 캐스팅하려고 했다고 하더라. 그래서 '나랑 백성철 배우랑 운명이구나!' 생각했다."

-파트너 백성철과의 호흡은 어땠나.

"나보다 나이가 어리고 TF 팀 6명 중 막내 축에 속한다. 많이 맞춰주는 쪽이었고 (형, 누나들에게) 놀림당하고 그랬다. 그래서 그런지 심적으로 편했고, 둘이 촬영할 때는 맞춰주는 모습에 의지가 됐다. 너무 좋았다."

-동료 김세정, 이종원과의 호흡은.

"다들 또래니 좋았다. 어제도 단체 SNS 방에서 얘기하고 그랬다. 각자 휴가 간 사진 올리고.(웃음) 장난기도 많고 둥글둥글한 사람들이 모여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 웃긴데 나 혼자 새침하게 있어야 하는 연기를 해야 하니 오히려 그게 힘들었을 정도였다."

-극 중 '방아름다움 씨'란 애칭으로 불렸는데 이에 대한 솔직한 생각은.

"처음에는 부담스러웠다. 어쨌든 외적으로 보기에 완벽하게 보여야 하지 않나. 외모를 떠나 그 사람이 가진 프로페셔널한 모습 등이 완벽하게 보여야 하는 부담감이 있었다. 원래 작품 할 때 크게 (외적으로) 신경 쓰지 않는 편이었는데 같이 신경 쓰고자 했다. 부으면 안 될 것 같아서 개인적으로 그 부분에 노력했던 것 같다. 잘 붓는 체질이다. 그래서 야식을 많이 안 먹고 평소 수정 보는 걸 힘들어하는데 이번엔 다 참았다."



-지상주류 TF 팀의 팀워크는 어땠나.

"회사 생활을 안 해봐서 이렇게 회사 동료들과 실제로 친한지 궁금하긴 했다. 연기할 때 친해지는 걸 떠나 나의 프로페셔널한 모습을 어떻게 유지할 수 있을지, 그 안에 연애도 하니 그 선을 어떻게 조절할 수 있을지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다."

-방아름 캐릭터에 공감됐나.

"작품 시작할 때 대본 초반부만 보고 들어가지 않나. 아름이에 대해 '완벽한 파워 J'란 설정을 듣고 어른인 줄 알았다. 그런데 후반부 대본을 보면서 어린 시절에 멈춰있는 친구란 걸 깨달았다. 깨닫기 전까지는 혼란스러운 부분도 있었고 '아름이가 왜 이렇게 행동하지?'란 생각이 들었는데 납득이 됐다. 성장하지 못한 면이 있는 친구란 생각이 들면서 정이 갔다. 후반부 촬영할 때 안쓰럽기도 했다."

-캐릭터와의 싱크로율은.

"50% 정도 비슷한 것 같다. 내가 아름이를 연기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닮은 면 반과 노력해서 만든 반이 섞여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근데 가장 다른 점은 난 계획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즉흥적인 스타일이다. 평소에 인생은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스타일이다. 계획대로 되는 게 하나도 없었다."

-시청자들 반응 중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면.

"아름이가 사과하지 않으면 못 봐줄 것 같다는 반응이 기억에 남는다. 아름이가 중간에 좀 치사한 행동을 하는데 시청자분들이 같이 화를 내주는 게 어떻게 보면 우리 드라마의 메인 주인공인 용주에 대한 애정이 커서 그런 것 아닌가. 그런 반응이 재밌었다. 상처를 받지 않았다. 아름이가 성장할 것을 아니까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이 작품은 어떤 의미로 남을까.

"올 한 해가 너무 좋았다. 일을 하는 데 있어 공백이 있었는데 올해는 뭔가 공백 동안 느끼고 고민하고 그랬던 지점을 실행에 옮길 수 있는 해였다. 올해 초 캐나다로 작품 때문에 갔었다. 오랜만에 바쁘게 일하며 보람찬 한 해였다. 그래서 시청률을 떠나 '취하는 로맨스'는 내게 열심히 촬영한 작품이다. 되게 따뜻한 마음이 있다."



-미국 넷플릭스 드라마 '더 리크루트2'를 촬영하고 왔다. 어떻게 합류하게 됐나.

"세 번 오디션을 봤고 마지막에 감독님, 작가님, 남자 주인공과 케미스트리 리딩이라는 걸 줌으로 했는데 살면서 이런 경험을 한 게 말이 되나 싶었다. 합격이 안 되더라도 여한이 없었다. 그래서 더 잘되지 않았나 싶다. 운이 좋았던 것 같다. 근데 합격 후 바로 할리우드가 파업했다. 파업해서 언제 가는 건지 모르니 실감이 나지 않았다. 그런 기간이 6개월 정도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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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현, VAST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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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촬영장은 한국과 다른가.

"막 다르지는 않은 것 같은데 일단 확실히 자유로운 분위기가 있었다. 매니저를 동행하지 않고 배우들이 좀 독립적으로 움직인다는 점, 독립적으로 움직이고 소통한다는 점이 새로웠다. 그리고 갑작스럽게 파업 끝나고 캐나다에 갔다. 낯선 환경이었기 때문에 그런 걸 둘러볼 여유가 없었다. 어떻게든 눈치껏 잘 행동하려고 해서 정신없었던 것 같다."



-어떤 점이 가장 어려웠나.

"다른 나라 말로 연기한다는 게 쉽지는 않더라. 말을 틀리지 않는 게 우선순위가 되어야 하니 발음이나 말하는 속도 이런 걸 맞추기 위해 노력했다. 그래서 그런지 내가 연기를 잘했는지 모르겠더라. 누군가 내 연기가 어떤지 얘기해줄 사람도 없고 온전히 감독님 말만 믿을 수밖에 없었다.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기대도 되고 걱정도 된다. 후시 녹음을 하면서 살짝 본 정도다. 내년 상반기에 공개 예정이다."

-학창 시절 외국에서 유학 생활을 했다고 들었다. 유리하지 않았나.

"외국에서 3년밖에 안 살았다. 학생 때는 공부를 할 일이 많았고 유학 하러 가기 위해 공부했지만, 성인이 되고 나서는 영어를 할 일이 별로 없었다. 그래서 영어 실력이 기하급수적으로 줄고 있었다. 그래서 중간에 영어 수업도 듣고 그랬다. 그래서 그런지 (촬영 당시) 한국에서처럼 막 자유롭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결국엔 다 돌아오는구나 생각했다. 쓸모없는 건 없는 것 같다."

-할리우드 작품으로 또 만나볼 수 있나.

"이번 작품은 운이 좋게 오디션 대사를 받았을 때부터 입에 잘 붙었다. 엄청 빨리 대사가 외워졌다. 그리고 한국인 여자 역할이라 부담감이 덜하기도 했다. 그 이후로도 많이는 아니지만 오디션을 좀 본 적이 있는데 확실히 쉽지는 않더라. 다른 나라의 언어로 연기하는 게 쉽지는 않더라. 그럼에도 계속 도전하고 싶다."

-올해로 데뷔 8년 차가 됐더라. 공백기가 3년 정도 됐던 것 같은데 그 시간을 어떻게 보냈나.

"중간에 연극을 잠깐 하긴 했지만, 그 시간 역시 엄청 빠르게 흐른 것 같다. 그때 많은 고민했던 것 같다. 많이 고민하고 나와의 대화를 많이 했다. 뭔가 나에게 좀 더 집중할 수 있게끔 생각하는 시간이 제일 많았던 것 같다. '내가 연기에 안 맞나?'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있고 지금도 그런 생각을 가끔 할 때가 있다. 그렇지만 아직은 연기를 좀 더 해보고 싶다. 뭔가 판단하기엔 섣부른 것 같다. 후회가 없을 만큼 더 열심히 해보고 싶다. 고통스러운데 재밌다. 그게 매력인 것 같다."



-연기를 하지 않았다면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원래 패션 쪽 에디터가 중학교 때 꿈이었다. 환상이 있어서 그랬던 것 같다. 아마 배우가 안 됐다면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지 않았을까 싶다."



-모델 활동도 하지 않았나.

"키가 크고 사촌 언니가 모델 일을 해서 추천을 받았다. 근데 그때까지만 해도 난 유학 생각만 했다. 모델 일은 잠깐 했었는데 배우보다 더 재능이 필요한 일 같더라. 나와 잘 맞지는 않았다. 멋진 일이긴 한데 내성적인 내겐 뭔가 모르게 더 멀게 느껴졌다."



-어릴 때부터 유학을 꿈꾼 이유가 있나.



"어릴 때부터 '나는 누구인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가?' 등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유일하게 좋아한 게 영어밖에 없어서 부모님께 유학 가야 한다고 설득해서 얻어낸 기회였다. 그런데 유학생에게 어쩔 수 없이 따라오는 외로움이 있지 않나. 거기에 부담감이 얹어지더라. 유학하면서 만난 친구들이 국제학부를 준비하니 혼란스러움도 있었고 진로에 대해 좀 더 고민하는 계기가 됐다. 그렇지만 거기서 유학하며 적성을 찾은 것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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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를 꿈꾸게 된 계기는.

"유학 생활을 할 때 연기를 하고 싶다는 확신이 들었으면 거기에 좀 더 있고 싶다 그랬을 수도 있는데 (집안이) 여유 있는 상황에서 유학한 건 아니었다. 하고 싶은 건 뭔지 모르겠는데 성인이 됐고 더 있는다고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그래서 한국에 돌아와 찾아야만 했다. 미국에서 뮤지컬 무대에 섰을 때 카타르시스를 느꼈던 기억이 났다. 그리고 한국 와서 아르바이트할 때 '연기 수업 들어볼래?'란 소개를 받았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용기 내서 배워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처음 뮤직비디오를 찍었을 때 '제대로 해봐야겠다'라고 다시금 생각했다. 사소한 감정들이 계속하게끔 해준 것 같다."



-집에선 어떤 딸인가.

"낯선 사람들한테 무뚝뚝하고 낯을 가리는 편이지만 집에선 애교 많은 딸이다. 언니 둘이 위에 있는 늦둥이 막내딸이라서 집안에서 (내가) 맡은 역할이 그렇다."

-배우로서 목표는.

"목표라는 단어가 거창하게 들리긴 하는데 나의 바람은 건강하게 오랜 시간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다. 높이 올라가는 것보다 오래 일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계속 더 성장해서 좋은 에너지를 시청자들에게 전달하고 싶다."

-2025년 새해 소망은.

"계속 일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20대 때랑 생각이 달라졌다. 치열하게 사는 것도 재능인 것 같다고 하지 않나. 열심히 하는 것도 능력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열심히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진짜 열심히 일하고 싶다. (과거) 공백이 있었어서 30대가 더 빨리 온 것처럼 느껴지긴 하는데 그 공백을 메꿀 수 있을 만큼 열심히 하고 싶다."

황소영 엔터뉴스팀 기자 hwang.soyou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황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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