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2 전남 김현석 감독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숨겨진 재능 찾아내는 ‘눈’ 탁월
저예산 팀 충남아산서 ‘성공시대’
“강호 많아 뒤돌아볼 시간 없어”
수화기 너머로 들리는 목소리에는 힘이 느껴졌다. 누구보다 빛났던 2024년을 마치고, 설레는 2025년을 기다리는 자신감이었다.
전남 드래곤즈 지휘봉을 새롭게 잡은 김현석 감독(57·사진)은 12일 기자와 통화하면서 “인생은 늘 도전이 아니냐”며 “올해 성공한 충남아산에 대한 애착으로 고민이 많았지만, 새로운 도전의 기회가 주어졌으니 붙잡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이 자부심을 가질 만큼 충남아산은 17승9무10패로 역대 최고 성적인 2위를 기록했고 승강 플레이오프(PO)에 진출해 K리그1 11위인 대구FC를 상대로 1차전에서 4-3으로 승리한 뒤 2차전에서 연장 혈투 끝에 1-3으로 패했다. 아쉬움은 남지만 1부가 아닌 2부에서도 저예산(2023년 기준 약 27억원·2부 10위) 팀이라는 점에서 놀라운 성과다.
현역 시절 그는 ‘가물치’로 불렸다. 100m를 12초에 끊을 만큼 발이 빨랐던 그는 1990년 울산 현대에 입단해 2003년 은퇴할 때까지 371경기를 뛰면서 110골(54도움)을 넣었다.
선수로는 누구보다 빨랐던 그가 지도자로는 가장 늦게 출발선에 섰다. 울산 코치로 9년, 강릉중앙고 감독(3년)과 울산대 감독(3년) 그리고 충남아산 사무국장으로 2년을 거쳐 올해 충남아산 감독으로 프로에 데뷔했다. 김 감독은 “늦게 출발했지만, 그만큼 코치로 많은 노하우를 쌓았기에 올해 나름의 성공을 이룬 것 같다”고 말했다.
남들보다 늦은 대신 남들과 다른 ‘눈’을 가졌다. 광주FC에서 벤치 신세였던 골키퍼 신송훈이 올해 K리그2 베스트 일레븐 골키퍼 부문 후보로 성장했고 김포FC에서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린 주닝요를 14골 9도움을 기록한 해결사로 바꿔놓았다. 미드필더 강민규와 김종석, 수비수 이은범, 강준혁, 이학민 등도 이젠 다른 팀들이 탐내는 선수가 됐다.
김 감독은 “여러 감독님을 모시면서 선수 관리하는 법, 소통하는 법을 배웠다. 그 모든 것을 올해 충남아산에서 썼다. 내가 잘했다는 평가보다 선수를 잘 키웠다는 칭찬이 기쁘다”며 웃었다.
충남아산과 맺은 계약이 12월로 만료된다는 소식에 올해 4위로 마친 전남에서 연락이 왔다. 김 감독이 전남에서 받은 주문도 전남의 재발견이다. 포스코가 모기업인 전남은 2018년 K리그1 꼴찌로 2부로 밀려난 뒤 예산이 줄었다. 김 감독은 “충남아산에서 이름값을 배제하고 출발한 것처럼 전남에서도 선수 관찰로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 매일 라이브 경향티비, 재밌고 효과빠른 시사 소화제!
▶ 계엄해제, 탄핵 순간 사라진 국회의원은 누구?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