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 급하게 시행했다, 체크스윙 비디오판독은 신중히” ABS 도입 성공한 KBO, 남은 과제들도 해결할까

KBO 허구연 총재. /OSEN DB

[OSEN=길준영 기자] 프로야구 KBO 허구연 총재가 한국 프로스포츠 첫 1000만 관중을 반기면서도 남아있는 과제들을 걱정했다.

KBO는 지난 4일 제6차 실행위원회 결과를 발표했다. ABS(자동볼판정시스템) 스트라이크 존을 하향 조정하고 리그 피치클락을 정식 도입하는 등 큰 변화가 예고됐다. 또한 올해 많은 논란이 있었던 체크스윙에 대한 비디오판독을 퓨처스리그에서 시범적으로 도입한다.

올해 처음으로 KBO리그에 도입된 ABS는 도입 초기에는 현장의 큰 반발과 혼란이 있었지만 팬들에게 큰 호평을 받았고 선수들도 적응하면서 어느정도 성공적으로 리그에 안착했다. KBO는 첫 시즌을 마치고 현장의 의견을 반영해 ABS 스트라이크 존을 조정한다.

ABS 스트라이크 존을 하향 조정한다고 밝힌 KBO는 “상단, 하단 모두 0.6% 포인트(신장 180cm의 선수의 경우 약 1cm) 하향 조정해 상단 55.75%, 하단 27.04%를 적용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존의 크기는 변화없이 전체가 아래로 이동하는 형태가 된다. 존의 상단, 하단 외에 스트라이크 존의 중간면 및 끝면, 좌우 폭 등은 현행 유지된다”라고 설명했다.

올해 시범도입된 피치클락은 정식 도입된다. KBO는 “투수판 이탈 제한을 도입하지 않는 것이 경기중 다양한 전략 활용을 유도하고 자연스러운 경기 흐름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해 제한을 두지 않기로 했다. 타석 간 간격은 33초, 투수의 투구 간격은 주자 없을 시 20초, 주자 있을 시에는 25초로 확정했다. 타석당 타자의 타임 아웃 횟수는 2회까지 허용하기로 했다. 이 외에도 ‘투구 간격-주자 있을 시’ 항목도 완화된 25초로 설정했다. 이닝 교대 시간은 현행 2분에서 2분 10초로 늘고, 이닝 중 투수 교체 시간은 2분 20초에서 2분 10초로 10초 당겨졌다”라고 전했다.

KBO 허구연 총재. /OSEN DB

꾸준히 현장에서 필요성이 제기된 체크스윙에 대한 비디오판독은 바로 KBO리그에 도입되지 않고 퓨처스리그에서 시범 도입된다.

KBO는 “관련 규정 마련을 위해 현장 의견 수렴 및 현장 테스트를 진행해왔다. 8월부터 일부 구장에서 체크 스윙 판독 카메라를 설치 시범 운영했고 확보한 영상으로 활용 적절성을 검토해왔다. 또한, 시즌 중 미국, 일본 등 해외 리그 사례를 면밀히 검토해, 11월에는 미국 애리조나 교육리그에서 시범 운영중인 ‘체크스윙 챌린지’의 조사를 위해 심판위원과 담당 직원이 현지에 파견돼 조사 및 분석에 임했다. 조사 결과 미국에서도 도입에 매우 신중한 입장임을 확인했다. 이를 토대로 곧바로 KBO 리그에서의 도입은 유보하고 KBO 퓨처스리그에서 시범 도입이 최종 확정됐다”라고 밝혔다.

체크스윙의 기준은 “타자가 투수의 투구한 공을 타격하려는 의도로 배트를 휘두르는 동작을 할 때, 그 여세로 인해 배트의 각도가 홈플레이트 앞면과 평행을 이루는 지점 보다 투수 방향으로 넘어갔을 때 심판은 스윙 스트라이크로 판정한다.(타자석 옆면 기준으로 KBO 90도, 애리조나 교육리그 135도)”라고 설명했다.

올해 KBO리그는 누적관중 1088만7705명을 기록하며 한국 프로스포츠 역사상 처음으로 1000만 관중을 돌파했다.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했던 류현진의 복귀, ABS 도입, 슈퍼스타 김도영(KIA)의 탄생 등이 겹치며 리그 흥행을 이끌었다. 이러한 흥행성공에 허구연 총재는 지난 3일 서울 논현동 엘리에나 호텔에서 열린 ‘2024 조아제약 프로야구대상 시상식’에서 류현진(한화)과 함께 천만관중 특별상을 수상했다.

[OSEN=조은정 기자] 2024 신한 SOL뱅크 KBO 시상식이 26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렸다.이날 시상식에서는 퓨처스(2군)리그, KBO리그 투타 개인 부문별 1위 선수와 KBO 수비상에 대한 시상과 함께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와 신인상 주인공이 발표됐다.김택연, 허구연 총재, 김도영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4.11.26 /cej@osen.co.kr

수상 소감에서 허구연 총재는 올해의 성공보다는 앞으로의 위기를 걱정했다. 시상식에 앞서 축사를 맡은 허구연 총재는 “금년 1000만 관중을 돌파했다. 1000만 관중은 팬 여러분들의 성원, 그리고 여기 있는 선수단, 구단 관계자 여러분이 합심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내년에는 어떻게 될까 걱정이 많다. 계속 팬분들이 야구장에 올 수 있도록 모두가 힘을 합쳐서 노력해야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허구연 총재는 야구 국가대표팀의 부진한 성적도 우려했다. “우리가 국내에서는 최고의 인기 스포츠로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면서도 “국제무대에서의 경쟁력, 야구기술 선진화에서 우리가 어느정도 위치에 와 있는지 야구계가 깊게 생각을 해야하지 않을까 싶다. 팬들의 성원에 걸맞는 야구를 해야한다. 우리 야구인들이 씨를 뿌리는 사람이 많아야 한다. 수확을 하려는 사람만 많으면 미래가 없다. 올해 우리가 많은 관중이 야구장에 왔지만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또 다른 차원의 야구를 보여주려고 노력해야한다. KBO도 올해 성과에 안주하지 않겠다”라고 이야기했다.

올해 KBO리그의 가장 큰 변화는 단연 ABS 도입이었다. “앞으로도 준비하고 있는 것이 많다”라고 말한 허구연 총재는 “사실 선수들에게는 미안하지만 ABS는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갖지 못했다. 메이저리그가 올해 ABS를 도입하면 그것을 보고 우리도 도입을 하려고 했는데 메이저리그가 피치클락으로 선회하면서 다소 급하게 시행을 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아직 피치클락, 체크스윙 등 과제가 남아있다. 민감한 부분이기 때문에 선수들, 현장과 소통하며 신중히 준비를 하겠다”라고 덧붙였다.

허구연 총재는 “팬분들께 너무 감사드린다. 내가 야구할 때는 국내스포츠에서 인기 3위 정도였던 것 같다. 그 때는 야구가 언제 인기를 끌까, 최고의 스포츠가 될까 생각했다. 야구인들의 노력과 지원 덕분에 최고의 스포츠가 될 수 있었다. 그렇지만 언제까지 넘버원일지 장담할 수 없다. 계속해서 노력을 해야한다고 생각한다”라며 1000만 관중에 안주하지 말고 야구계에 더욱 노력할 것을 당부했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