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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6 (목)

KT 내야진 지각변동…황재균은 3루→1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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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지난 1일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 시상식에서 3루수 부문 수상자로 선정된 KT 황재균. 올 겨울 FA 유격수 심우준이 한화로 떠나면서 KT는 두산의 베테랑 3루수 허경민을 영입했다. 이에 따라 KT 내야진에는 변화가 불가피하다. 황재균은 내년에 다른 포지션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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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루수로서 서는 자리는 이번이 마지막이겠네요.”

프로야구 KT 위즈의 황재균(37)은 지난 1일 서울시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 시상식에서 3루수 부문 수상자로 선정된 뒤 이렇게 말했다. 그는 내년 시즌 포지션 이동을 예고하며 “이미 다른 종류의 글러브를 많이 준비해 놨다. 이제 다른 포지션 연습을 시작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최근 5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KT가 내년 시즌을 앞두고 내야진의 지각 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주전 유격수가 떠나고, 대어급 3루수가 들어오면서 큰 폭의 개편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발단은 유격수 심우준(29)의 이적이었다. 지난 7월 국군체육부대(상무) 제대 후 공격과 수비는 물론 주루에서도 맹활약했던 심우준은 지난달 FA 계약을 통해 한화 이글스로 떠났다. KT는 1995년생 젊은 내야수를 잡기 위해 공을 들였지만, 심우준은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한 한화를 선택했다. KT가 심우준을 붙잡으려 했던 건 KT 내야진이 모두 30대 선수로 구성됐기 때문이다. 3루수 황재균을 포함해 1루수로는 오재일(38)과 문상철(33)이 있고, 2루수는 박경수(40)가 은퇴한 자리를 오윤석(32)이 맡게 된다. 유격수로는 김상수(34)가 주전으로 나선다. 내년 시즌 이들의 평균 나이는 30대 중반이 된다. 그나마 심우준이 20대 선수로서 활기를 불어넣었는데 그가 한화로 떠나면서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대안을 놓고 고심하던 KT가 선택한 카드는 허경민(34)이었다. 2009년 데뷔 후 두산 베어스의 주전 3루수로 활약하던 허경민은 4년 최대 40억원을 제시한 KT와 최근 계약했다. 심우준이 떠나고 허경민이 들어오면서 무엇보다도 3루수 황재균의 자리가 애매해졌다. 황재균은 핫코너에서 뛰어난 수비를 펼치지만, 허경민과 비교해선 낫다고 말하기 어렵다. 그러자 황재균은 “(허)경민이가 나보다 좋은 수비수라는 사실은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다른 포지션을 준비하려고 한다”며 포지션 이동을 사실상 공식화했다.

황재균의 새 포지션은 1루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문제는 1루에도 쟁쟁한 경쟁자들이 많다는 점이다. 올 시즌 KT 주전 1루수는 문상철이 맡았다. 페넌트레이스에서 17개의 홈런을 터뜨렸고, 가을야구에서도 펀치력을 뽐냈다. 문상철과 더불어 1루에는 5월 트레이드로 이적한 오재일까지 버티고 있다. 황재균을 포함해 1루수 자리를 놓고 3파전이 불가피하다. KT는 내년 1월 말 호주 질롱에서 시작하는 스프링캠프를 통해 내야진을 정리하겠다는 방침이다. 허경민이 3루수는 물론 유격수까지 볼 수 있다. 선수 간의 치열한 경쟁을 통해 최적의 라인업을 구성할 예정이다.

고봉준 기자 ko.bong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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