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손태진. 사진 | 미스틱스토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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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원성윤 기자] JTBC ‘팬텀싱어’ 우승(2017), MBN ‘불타는 트롯맨’ 우승(2023). 6년 사이에 성악과 트로트 두 영역에서 정상을 차지했다. 한 가수가 장르 크로스오버로 톱에 올랐다는 건 입신의 경지다. 지나온 시간에 투여한 집념의 무게를 쉽게 가늠키 어렵다.
손태진은 지난달 29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가진 정규 1집 ‘샤인(Shine)’ 발매 기념 인터뷰에서 “성악가 앞에 붙던 베이스 바리톤 수식어가 없어졌다. ‘불타는 트롯맨’을 통해 가수로 한 단계 성장했다”고 평가했다.
심수봉이 이모할머니다. 이것만으로도 놀랍다. 성악가 어머니, 아이돌그룹 빌리 랩퍼 시윤은 조카, ‘팬텀싱어4’ 우승 멤버 진윤은 외사촌이다. 가인(歌人) 유전자가 이토록 무섭고 명징하다.
손태진은 심수봉을 지극하게 생각했다. MBC ‘대학가요제’(1978)에서 솔로 피아노로 부른 ‘그때 그 사람’은 당시 센세이션이었다. 여성 솔로 아티스트 탄생이었다. 손태진은 심수봉에 대해 “피아노를 치면서 노래를 부른, 가장 도전적인 역사를 써 내려간 분이다. 가수를 할수록 존경심이 더 커진다”며 “함께 무대에 설 때는 정말 많이 떨렸다”고 회상했다.
‘지금 이 순간’ 손태진, 심수봉. 사진 | tv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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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열린음악회’ tvN STORY ‘지금, 이 순간’에선 ‘축제이야기’(1985)를, MBN ‘불타는 장미단’에선 ‘그때 그 사람’(1978)을 부르며 환상의 하모니를 선보였다.
“제 모니터링을 자주 해주세요. 태진이 음악성이 달라졌다고 박수치면서 저를 칭찬하셨어요. 전에는 성악가로서였다면 이젠 같은 가수로서 인정받은 느낌이라 더 기쁘더라고요. ‘네 곡에 울림이 생겼다’는 말씀을 듣고 얼마나 뿌듯했던지요.”
칭찬과 조언이 손태진을 대중가수 길로 이끌었다. 심수봉은 “음악으로 대를 잇는 듯한 느낌”이라며 “네가 음악을 한다는 게 행복하냐. 이런 복이 있겠냐”고 흐뭇해했다.
가수 손태진. 사진 | 미스틱스토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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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바리톤 음색을 단숨에 빼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해외에서 유년 시절을 보냈다. 서울대 성악과 학·석사까지 인생 7할을 성악에 바쳤다.
“클래식은 답이 악보에 어느 정도 정해져 있어요. 크레셴도(커지고), 데크레셴도(작아지고)처럼 써진 대로 하면 돼요. 가요는 한 아티스트 역량으로 다양하게 표현으로 음악을 전달하는 거라 처음엔 갈피를 못 잡겠더라고요. 정통 트로트에서부터 느슨한 가요, 경쾌한 노래 등을 다양하게 불러보면서 스타일을 잡아나갔어요.”
객관화를 위해 자신을 3인칭으로 놓고, 노래를 해석했다. 대중가요 지식이 약한 단점은 숱한 노래를 들으며 보완했다. 풍성한 성량인 장점은 가요 톤에 맞게 가다듬었다. 그때부터 ‘손태진이 장르’라는 말이 나오기 시작했다.
손태진은 “트로트와 가요 역사를 찾다 보면 서양 가곡과 연관성이 많다. 가곡에서 쓰는 기교가 샹송으로 넘어오고, 또 그런 외국 문화가 한국에 들어와서 고유의 색깔이 입혀졌다”며 “그런 걸 하나씩 제 것으로 만들면서 지금 제 음악으로 자리잡히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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