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갈등에 대인지뢰 사용할 정당성 없어…무고한 사람들 죽일 뿐"
안보 전문가 "최전선서 러군 이동 지연시켜 우크라 대응 시간 벌 수 있어"
터커 칼슨 정치 평론가가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4.07.18. ⓒ AFP=뉴스1 ⓒ News1 장시온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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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권진영 기자 = 도널드 트럼프 차기 미국 대통령의 최측근 중 한 명으로 꼽히는 극우 논객 터커 칼슨이 우크라이나에 대인 지뢰(APL)를 제공하기로 한 결정한 바이든 정부에 대해 "무고한 사람들을 죽일 뿐"이라며 비판했다.
키이우인디펜던트는 칼슨이 지난 24일(현지시간) 팟캐스트 'Redacted'와의 인터뷰에서 "이 갈등에 대인지뢰를 사용할 정당성은 없으며 해결될 가능성이 없다"고 말했다고 28일 보도했다.
칼슨은 대인 지뢰 제공의 "유일한 효과는 무고한 사람들을 죽이는 것이다. 그게 전부다"며 "죽이는 것이 요점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나는 이것이 민주주의를 수호하는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선출되지 않았다. 그는 독재자다"고 맹폭했다. 우크라이나는 계엄령하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의 임기가 지난 5월 20일에 종료됐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하지만 우크라이나에서는 헌법 108조에 따라 현직 대통령이 사임·건강상 이유·탄핵·사망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신임 대통령이 취임할 때까지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
매체는 "칼슨의 발언은 트럼프가 우크라이나에 양보를 강요하기 위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지원을 줄일 수 있다는 키이우 주민들의 우려를 심화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논평했다.
우크라이나 도네츠크 지역 최전방에서 우크라이나군이 대전차 지뢰를 설치하고 있다. 2024.10.30/ ⓒ AFP=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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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행정부는 지난 19일, 한반도를 제외한 지역으로 대인 지뢰를 이전하거나 사용하는 것을 금지한 정부 정책을 번복해 우크라이나에 대인 지뢰를 제공하기로 했다. 바이든 정부와 우크라이나 관리들은 지뢰가 러시아의 공격을 막는데 "매우 중요하다"고 주장하지만 인권 운동가들의 비판을 피하지는 못했다.
휴먼라이츠워치(HRW)는 "바이든 대통령이 대인 지뢰를 이전하기로 한 결정은 민간인의 생명을 위협하고 이런 무차별적 무기를 근절하려는 국제적 노력을 후퇴시킨다"고 꼬집었다.
이에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부 장관은 정책 변경에 대해 "러시아는 그동안의 전투 방식이 성공적이지 못해 전술을 약간 변경했다"며 대인 지뢰 제공이 우크라이나가 "그 노력을 늦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드미트로 쿨레바 전 우크라이나 외무장관도 이달 초 BBC에 "인권 옹호자들에게 도덕적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이해한다면서도 "하지만 우리는 사악한 적과 전쟁을 벌이고 있고, 국제법 범위 내에서 우리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것을 사용할 권리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프랑스 국제관계연구소(IFRI) 소속 안보·국제관계 연구원 장 크리스토프 노엘은 "지뢰는 군인들이 특정 전투 지역에 진입할 필요성을 줄이므로 우크라이나의 사상자를 최소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주요 지역에 설치한다면 적의 움직임을 차단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대인 지뢰가 러시아 군대를 완전히 막아내지는 못하겠지만 속도를 늦출 수 있다며 "최전선에서 위기가 발생하면 지뢰가 러시아군의 이동을 지연시켜 우크라이나가 대응할 시간을 벌 수 있다"고 했다.
미국 폭스뉴스의 전직 앵커 터커 칼슨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의 인터뷰 영상을 공개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와 종전 협상에 나설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2024.02.08/ ⓒ 로이터=뉴스1 ⓒ News1 박재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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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폭스 뉴스의 간판 앵커였던 칼슨은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를 적극 지지해 왔으며, 일론 머스크와 더불어 2기 트럼프 정권 인선에도 입김을 행사하는 최측근 인사로 분류된다. 인사뿐만 아니라 정책관에도 영향력을 행사 중인데, 악시오스는 2020년 7월 트럼프 당선인의 발언을 분석한 결과, 그의 발언 중 상당수가 칼슨의 앵커 멘트와 흡사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칼슨은 지난 2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단독 인터뷰하기도 했다.
realkw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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