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코미디클럽 홍대 '만담 어셈블' 공연 관람
120여 석 매진…현장감·팬서비스에 관객 매료
지난 22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 위치한 메타코미디클럽 홍대에서 '만담 어셈블' 공연이 펼쳐졌다. /메타코미디클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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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밖에서 코미디 한 편 볼까?" 코미디는 TV에서 보는 것이라는 인식이 바뀌고 있다. 지난 몇 년간 TV 코미디 프로그램들이 폐지되며 설 곳을 잃은 코미디언들은 돌파구를 찾아 무대로 향했다. 이들에게 무대란 "코미디가 시작되는 곳"이다. 무대에 오른 코미디언들은 더 자유로운 방식으로 웃음을 주며 대중과 가까이서 소통 중이다. <편집자 주>
[더팩트 | 공미나 기자] "오늘 남자친구랑 헤어졌다고요?"
지난 22일 메타코미디클럽 홍대 '만담 어셈블' 공연 전 바람잡이 역할을 하던 곽범은 "특별한 날을 맞은 관객"을 찾다가 연인과 헤어졌다는 여성 관객을 보고 당황해 이 같이 되물었다.
웃음과 위로 사이에서 갈등하던 곽범은 주머니 속에서 현금 10만 원을 꺼내 관객에게 건네며 "공연이 끝나고 친구분과 술이라도 드시라"며 건넸다. 라이브 공연에서만 볼 수 있는 돌발 상황과 이에 대처하는 코미디언의 순발력이 엿보인 순간이었다.
지난해 12월 문을 연 메타코미디클럽 홍대는 서울 마포구 서교동 홍대 클럽 거리에 위치한 코미디 클럽이다. 코미디 클럽은 술과 음식을 즐기며 코미디 공연을 관람하는 공연장을 말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생소한 개념이지만, 미국에서는 심심치 않게 보이는 곳 중 하나다.
이곳은 격주 목요일과 매주 금·토요일에 정기 공연이 열리고, 일요일은 비정기적으로 기획 공연이 열린다. 만담과 스탠드업 코미디 등 다양한 장르의 코미디 공연을 이곳에서 볼 수 있다.
이날 공연으 120여 석이 모두 매진됐다. /공미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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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코미디 클럽 문화 그대로… 웃고 마시는 공연장
'만담 어셈블' 공연을 관람하기 위해 지난 22일 방문한 메타코미디클럽 홍대를 방문했다. 이날 공연은 오후 7시 30분 시작이었지만 약 한 시간 전부터 관객들로 붐볐다. '불금'임에도 비교적 조용한 분위기의 홍대 상권 상권이었지만, 메타코미디클럽 홍대 앞 분위기는 조금 달랐다.
공연장은 지정좌석제가 아니라 입장한 순서대로 자리를 고를 수 있다. 공연장 오픈은 6시지만, 앞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공연 3~4시간 전부터 입장줄을 서는 팬들도 있다고 한다. 때문에 팬층이 두터운 코미디언이 공연을 할 때는 예매는 물론, 앞자리 쟁탈전도 치열하다.
공연장에 입장하면 한쪽 벽면을 장식한 위스키와 컬러풀한 인테리어가 눈에 띈다. 마치 미국 코미디 클럽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분위기다. 해외 코미디 클럽 문화를 국내에 소개하고자 하는 의도가 엿보인다.
공연장 안에는 가라아게, 피자, 나초를 비롯해 맥주, 하이볼, 콜라 등 다양한 식음료를 판매한다. 1인 1메뉴 주문은 필수. 대부분 관객은 주류를 마시며 자유로운 분위기 속 공연을 관람했다.
이날 판매된 120여 석 티켓은 모두 팔렸다. 메타코미디 관계자에 따르면 공간을 가득 메운 관객들의 주요 연령층은 2030대였다.
메타코미디클럽 홍대에서는 음식과 주류를 즐길 수 있다. /공미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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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위 높은 코미디도 OK
이날 공연은 인기팀 빵송국(곽범 이창호)를 비롯해 보따(조다현 김원식) 유스데스크(유영우 구정모) 포타라(윤태원 정해일)까지 총 네 팀이 무대에 섰다.
첫 팀으로 무대에 오른 포타라는 '만담 어셈블 SE'에서 실력을 인정받아 이날 무대에 서게 된 팀이다. '만담 어셈블 SE'란 새로운 얼굴을 발굴하기 위해 메타코미디에 소속되지 않은 신인 팀들로 채워지는 공연이다. 신인답지 않은 능청스러운 연기를 펼친 이들은 많은 관객들의 환호를 받았다.
보따는 성 정체성을 소재로 공연을 펼쳤다. 김원식의 메카노필리아(mechanophilia, 자동차, 오토바이 등과 같은 기계에 성적 끌림을 느끼는 것) 연기에 관객들은 웃음을 멈추질 못했다. 수위도 다소 높고 민감할 법한 주제였으나, 코미디 클럽에선 이 모든 것이 용인됐다.
높은 인기를 자랑하는 빵송국이 무대에 오르자 관객들의 호응은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바쁜 스케줄 속 한 달 만에 메타코미디클럽 홍대 무대에 섰다는 이들은 남다른 호흡으로 한 마디 한마디를 할 때마다 폭소를 자아냈다.
메타코미디클럽 홍대의 주요 관객층은 20~30대다. /공미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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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팬서비스까지…오프라인 공연을 보는 이유
이곳에도 일명 '퇴근길 문화'가 존재한다. 공연이 끝난 후 코미디언들을 만나기 위해 관객 대부분은 공연장 밖에 줄을 서 있다. 코미디언들은 공연을 찾아준 관객들에게 보답하기 위해 이곳에서 아낌 없는 팬서비스를 한다.
공연을 마치고 만난 관객들은 모두 "기대 이상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메타코미디클럽 홍대를 처음 찾았다는 서울 영등포구에서 온 20대 여성 전 씨는 "코미디 공연을 한 번쯤 보고 싶었는데 직접 보니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경기도 수원에서 연인과 함께 이곳을 방문한 30대 여성 강 씨는 평소 유튜브로 빵송국을 즐겨 보다 공연을 보러 왔다고 했다. 그는 "유튜브로 보는 것과 확실히 다르다. 현장감이 살아있다"며 "직접 보며 새롭게 매력을 알아가는 코미디언도 많다. 특히 보따의 공연도 정말 재밌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종종 데이트 때 코미디클럽을 찾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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