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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시골, 병원이 없다...지역 의료 공백, '의대 증원'으로 해결될까?(추적 6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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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N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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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적 60분'이 환자와 의사가 모두 서울로 몰리는 지역 의료 공백 사태를 파헤친다.

22일 방송되는 KBS1 '추적 60분'에서는 지역 의료 공백 문제의 실태와 원인을 추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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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울진군 평해읍에 20년 차 개원의 이종규 원장이 있다. 1개 읍 2개 면에 거주하는 7천여 명의 주민에겐 이 원장의 가정의학과 의원이 유일한 병원이다. 이 원장은 74세의 나이가 무색하게 오전 8시에 병원 문을 열고 하루 평균 약 200명의 환자를 진료한다.

은퇴할 나이가 한참 지났지만, 본인을 대체할 새로운 의사가 평해읍에 오지 않아 은퇴를 계속 미루고 있다. 이 원장이 은퇴하면 평해읍 주민들은 다른 읍으로 병원을 찾아 더 멀리 가야 한다.

강원도 태백시도 마찬가지다. 이곳의 유일한 정신건강의학과 의원은 인근 지역인 정선의 환자까지 몰린다. 오전 진료만 70여 명을 진료할 정도로 환자가 늘 붐비지만, 오승현 원장은 병원의 미래를 낙관하지 않는다. 지역 인구가 급격히 감소하는 상황에서, 결국 환자도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결국 하나 남은 정신과 의원도 사라지리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충북 보은군 유일의 준종합병원은 주민 약 4만 명을 책임지는 병원이지만, 외과 의사가 없어 맹장 수술도 할 수 없다. 정형외과 수술 역시 마취과 의사가 없어 수술을 제때 하기 어렵다. 병원은 의사를 계속 찾고 있지만, 급여를 아무리 올려도 지역에 오려는 의사를 찾기란 쉽지 않다. 의사가 줄어드니, 의료의 질이 떨어지고, 그로 인해 환자들도 지역 병원을 떠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이런 어려움은 보은군만의 문제가 아니다. 약 200개의 섬이 속해있는 완도군 유일의 준종합 병원은 첫 배를 타고 외래를 보기 위해 인근 섬 주민들이 병원을 찾지만, 중환자실과 입원실은 텅텅 비었다. 일상적 외래진료만으로는 준종합규모의 병원을 유지할 수 없다. 외래환자로 붐벼도 병원의 수익은 악화되는 역설적인 상황은 지역 병원이 처한 현실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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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 서울 강남구의 수서역 앞은 서울의 대형 병원으로 가는 지역 환자들로 가득하다. 한 번 오갈 때마다 적지 않은 시간과 경비가 들지만, 그럼에도 환자들은 서울로 몰려든다. 아프면 서울의 큰 병원으로 가야 한다는 믿음이 지역 병원 소멸을 앞당기고 있다. 수도권 대형 병원은 분원을 짓고 병상을 늘리며 몸집을 계속 키우고 있다. 그렇게 늘어난 수도권 분원은 환자뿐 아니라 지역의 의료진도 빨아들이기 마련이다.

강원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권역 주진형 치매센터장은 인터뷰에서 "11개의 대학병원 분원을 검토하고 있다고 얘기하는데 지방에 있는 많은 의사, 간호사들을 데리고 갈 수밖에 없어요. 그러면 지방 의료는 어떻게 될 거냐고요"라고 말했다.

한 수도권 병원의 외과 전문의였던 전영웅 원장은 2년 전 제주시 봉개동에 의원급 병원을 개원했다. 5억 원 가까운 대출을 받아 개원했으나 병원 경영이 쉽지만은 않다. 보험 진료만으로는 병원을 유지하기 어려워 어쩔 수 없이 수액 치료와 같은 비급여 진료를 통해 생존을 모색하고 있다. 전 원장은 의사와 경영자 사이에서 끊임없이 갈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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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보건의료인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소아청소년과 의사의 연봉은 2010년 1억 2,994만 원에서 2020년 1억 875만 원으로 2천만 원가량 줄었다. 같은 기간에 피부과 의원 의사의 연봉은 1억 7,994만 원에서 3억 263만 원으로 70% 늘었다. 당연히 의사들 역시 점점 더 돈이 되는 곳으로 몰린다.

제주시 일반의원 개원의인 전영웅 씨는 인터뷰에서 "솔직히 얘기하자면 이렇게 경영을 하는 게 어울리는 스타일은 아니다 보니까 내가 왜 이걸 하고 있나 생각 들 때도 있죠. 기본적인 매출이 나와서 직원들 월급도 주고 그다음에 병원 관리도 어느 정도 정상적으로 유지돼야 그다음을 생각할 수 있는 거잖아요"라고 말했다.

의사가 수익이 나는 곳으로 몰리자 1차 의료시장은 끊임없는 경쟁 상태에 들어섰다. 그 사이 의사와 병원은 각자도생하게 되었다. 이제 환자가 줄어들어 돈이 되지 않는 지역의 병원은 빠른 속도로 사라지고 있다. 치료받을 병원을 찾아다니는 지역의 환자들과 환자가 줄어들어 생존을 고민하는 지역의 의사들. 개원의로 대표되는 지역의 1차 의료는 어떻게 살아남고 있을까?

지역 의료 문제의 실태와 원인을 파헤치는 '추적 60분' 시골, 병원은 없다 1부는 22일 오후 10시 KBS 1TV에서 방영한다.

사진=KBS1 '추적 6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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