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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윤욱재 기자] "지명타자는 안 된다"는 편견까지 깼다. 메이저리그 최고의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가 '만장일치 MVP'로 피날레를 장식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는 22일(이하 한국시간)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의 2024시즌 양대리그 MVP 투표 결과를 공개했다.
내셔널리그 MVP는 오타니의 차지였다. 이로써 오타니는 메이저리그 데뷔 이후 개인 3번째로 MVP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일본프로야구 시절 '이도류'로 활약하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오타니는 2018년 LA 에인절스에 입단하면서 메이저리그 데뷔의 꿈을 이뤘다. 메이저리그 데뷔 첫 시즌부터 투수로 10경기 51⅔이닝 4승 2패 평균자책점 3.31, 타자로 104경기 타율 .285 22홈런 61타점 10도루를 기록하면서 아메리칸리그 신인왕을 차지한 오타니는 2021년 투수로 23경기 130⅓이닝 9승 2패 평균자책점 3.18, 타자로 155경기 타율 .257 46홈런 100타점 26도루를 남기면서 아메리칸리그 MVP를 수상했다.
지난 해에도 투수로 23경기 132이닝 10승 5패 평균자책점 3.14, 타자로 135경기 타율 .304 44홈런 95타점 20도루를 남기며 또 한번 아메리칸리그 MVP를 수상한 오타니는 지난 시즌을 마치고 FA를 선언, 다저스와 10년 7억 달러에 계약을 체결하면서 북미 프로스포츠 사상 최고액을 경신하며 새 역사의 주인공이 됐다.
올해 오타니는 타자로 뛰는데 전념해야 했다. 지난 해 9월 오른쪽 팔꿈치 수술을 받으면서 재활을 해야 했기 때문. 다만 타자로 출전하는데 문제는 없었다. 오타니는 '이도류'로 뛰어야만 무서운 선수가 아니었다. 타자로 전념한 오타니는 159경기 타율 .310, 출루율 .390, 장타율 .646, OPS 1.036 54홈런 130타점 59도루라는 어마어마한 성적을 남기며 메이저리그 사상 최초 50홈런-50도루라는 대기록을 수립, 이 시대 진정한 최고의 야구 선수로 우뚝 섰다. 특히 오타니는 50-50 대기록을 달성했던 9월 20일 마이애미 말린스전에서는 3연타석 홈런 포함 6타수 6안타 10타점 4득점 2도루를 쓸어 담으며 '괴물타자'의 진면목을 보여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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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공개된 내셔널리그 MVP 투표 결과만 봐도 오타니의 위엄을 체감할 수 있다. 오타니는 1위표 30장을 싹쓸이, 총점 420점을 획득했다. 한마디로 '만장일치 MVP'로 등극한 것이다. 물론 오타니가 만장일치 MVP로 등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21년과 지난 해 아메리칸리그 MVP를 수상할 때도 오타니는 1위표를 독식, 만장일치로 MVP에 이름을 올렸다. 이미 지난 해 MVP에 등극하면서 역대 최초 만장일치 MVP 2회 수상이라는 대기록을 작성했던 오타니는 자신의 기록을 '3회'로 늘리는 기염을 토했다.
오타니가 올해 만장일치 MVP로 등극한 것이 더욱 대단한 이유는 바로 풀타임 지명타자로는 역대 최초로 MVP에 선정되는 새 역사를 썼기 때문이다.
사실 오타니는 지명타자라는 편견 때문에 MVP에 등극하지 못할 것이라는 시선도 존재했다. 정규시즌 도중에는 뉴욕 메츠의 유격수 프란시스코 린도어가 내셔널리그 MVP 후보로 급부상하기도 했다. 뉴욕 언론을 비롯한 일부 매체들은 "지금까지 지명타자가 MVP를 수상한 전례가 없었다. 린도어는 오타니와 달리 프리미엄이 붙는 유격수를 소화하면서 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WAR)가 오타니가 높다"라며 린도어의 수상을 주장하기도 했다.
특히 지난 9월에 'MLB.com'이 실시한 내셔널리그 MVP 모의 투표에서 전문가 37명이 투표에 참여했고 오타니가 1위표 28장, 린도어가 1위표 9장을 가져간 것으로 드러나 오타니의 만장일치 MVP 수상은 더욱 어려울 것으로 점쳐졌다.
그러나 오타니는 자신과 둘러싼 '지명타자의 편견'을 실력으로 뚫었다. 역대 최소 경기 40-40 클럽 가입은 물론 전인미답의 고지인 50-50 클럽까지 개설하면서 '지명타자'라는 한계를 뛰어넘은 것이다. 오타니가 54홈런-59도루라는 엄청난 행보를 보이자 '린도어 MVP설'은 점점 힘을 잃었다. 결국 린도어는 MVP 투표에서 2위표 23장, 3위표 7장을 받아 총점 263점을 획득하는데 그쳤다.
오타니는 MVP 수상 직후 "나는 다저스라는 새로운 팀의 일원이 되는데 집중했고 팬들에게 내가 누구인지 알게 하고 싶었다. 그게 나의 주된 관심사였다"라면서 "처음부터 궁극적인 목표는 월드시리즈 우승이었고 우리는 이를 달성했다. 나는 팀을 대표해 이 상을 받았다. 다음 목표 역시 이를 똑같이 해내는 것"이라고 소감을 남겼다.
올해 다저스는 월드시리즈에서 뉴욕 양키스를 4승 1패로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오타니는 빅리그 데뷔 첫 포스트시즌 무대에서 월드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생애 최고의 순간을 맞았다. 월드시리즈 2차전에서 도루를 하다 왼쪽 어깨에 부상을 입은 오타니는 왼쪽 어깨 수술을 받고 재활에 전념하고 있다. 오타니는 "현재 왼쪽 어깨 재활 중이며 운동을 하면서 더욱 강해지는데 집중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아메리칸리그에서도 만장일치 MVP가 탄생했다.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최고의 거포타자인 뉴욕 양키스의 애런 저지가 1위표 30장을 싹쓸이하며 총점 420점으로 아메리칸리그 MVP에 등극한 것이다. 저지는 올해 158경기에서 타율 .322, 출루율 .458, 장타율 .701, OPS 1.159 58홈런 144타점 10도루로 맹활약했다. 2022년 아메리칸리그 MVP 수상 이후 2년 만에 또 한번 수상의 영광을 누렸다. 캔자스시티 로열스의 유격수 바비 위트 주니어는 2위표 30장을 모두 받아 270점을 획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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