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피해자’라는 점 거듭 강조
“위협 맞서 늘 이스라엘과 함께할 것”
21일(현지시간) 백악관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성명에서 “이스라엘 지도자들에 대한 ICC의 체포영장 발부는 터무니없다(outrageous)”며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결코 동등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은 이스라엘이 처한 안보 위협에 맞서 늘 이스라엘과 함께할 것”이라고 굳게 약속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왼쪽)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은 지난 7월 백악관을 방문한 네타냐후가 정상회담에 앞서 바이든과 악수하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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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C는 네타냐후 총리와 요아브 갈란트 전 국방부 장관에 대한 체포영장을 약 6개월에 걸친 심사 끝에 이날 발부했다. 앞서 ICC 소속 검찰은 지난 5월 “네타냐후 총리 등이 가자 지구 등에서 반인도주의 범죄와 전쟁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며 체포영장을 청구한 바 있다.
이스라엘과 가자 지구를 통제하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는 2023년 10월부터 전쟁 중이다. 이는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상대로 전격 기습을 단행해 민간인 1200여명을 살해하고 약 250명을 인질로 붙잡은 것에서 비롯했다. 전쟁의 원인을 하마스가 제공한 것인데,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결코 동등하지 않다”는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도 바로 이 점을 지칭한다. 미국 행정부는 이스라엘의 반격을 정당한 자위권 행사로 간주한다.
보복을 다짐한 이스라엘은 가자 지구에 대규모 공습을 실시한 데 이어 지상군까지 투입해 하마스 요원들 제거에 나섰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하마스와 무관한 어린이, 여성 등 민간인들 사이에도 커다란 인명피해가 발생했다는 점이다. 개전 후 현재까지 가자 지구에서 사망한 이는 4만명이 훨씬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레바논의 이슬람 무장정파 헤즈볼라, 예멘의 후티 반군, 심지어 이란까지 하마스를 지원하고 나서며 군사적 충돌이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되고 있다.
미국 바이든 행정부는 분쟁 발생 초기부터 동맹이나 다름없는 핵심 우방 이스라엘을 적극 지지해왔다. 20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가자 지구 휴전 결의안이 상정됐지만 미국의 거부권 행사로 부결됐다. 안보리 이사국 15개국 중 14개국의 찬성에도 상임이사국인 미국의 거부권을 넘어서지 못한 것이다.
물론 미국도 가자 지구 내 민간인 사망 증가 등을 이유로 네타냐후 정부에 휴전을 권유하는 입장이긴 하다. 그러나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제공 등 지원을 멈추지 않아 전 세계 무슬림의 비난을 사고 있다.
김태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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