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지난 6월, 벤탄쿠르는 우루과이 방송에 출연해 손흥민과 관련된 농담을 던졌다. 진행자에게 손흥민의 유니폼을 요청받자 "그 유니폼이 손흥민의 사촌 것일 수도 있다. 그들은 다 비슷하게 생겼으니까"라는 발언으로 아시아인을 비하하는 내용을 담은 농담을 했다.
이 발언은 곧바로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아시아인 축구 팬들은 해당 발언을 강하게 비판했고, 벤탄쿠르는 뒤늦게 소셜 미디어를 통해 “손흥민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자신의 의도는 농담이었다고 해명했다. 손흥민은 이후 "벤탄쿠르가 진심으로 사과했고, 나는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하며 동료를 감싸는 입장을 보였지만, 팬들과 축구계는 쉽게 납득하지 않았다.
잉글랜드축구협회(FA)는 이 사안을 심각하게 받아들였다. FA는 벤탄쿠르가 규정 E3.1과 E3.2를 위반했다고 판단하고, 그에게 7경기 출장 정지와 10만 파운드(약 1억 7,600만 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FA는 그의 발언이 "부적절하고 모욕적이며, 인종 및 민족적 기원을 포함한 가중된 위반"이라고 명확히 밝혔다.
그러나 토트넘 구단은 이 징계에 반발했다. 구단은 징계 기간이 지나치게 길다고 주장하며 항소를 준비하고 있다. 영국 매체 텔레그래프는 “토트넘은 인종차별 사건이라는 점은 인정하지만, 7경기 출전 정지는 과도하다고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구단의 이러한 행보는 피해자인 손흥민보다는 가해자인 벤탄쿠르를 두둔하는 모습으로 비춰지며 팬들의 비난을 받고 있다.
토트넘 팬들 사이에서도 구단의 결정에 대한 비판이 거세다. 글로벌 축구 팬 커뮤니티 ‘레딧’의 토트넘 팬페이지에서는 “팀이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은 정말 어리석다. 손흥민이 이번 사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하다”며 우려를 표하는 의견이 이어졌다.
또 다른 팬은 “항소하는 이유로 손흥민이 사과를 받아들였다는 점을 언급한 것은 가혹하다. 손흥민이 다른 팬들로부터 겪어온 인종차별적 학대를 고려할 때, 벤탄쿠르의 발언은 더욱 심각한 문제로 다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토트넘의 이러한 행보에 더해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발언도 논란을 키우고 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벤탄쿠르를 “뛰어난 인물”이라 칭하며 징계의 과도함을 지적했다. 이어 ‘스카이스포츠’ 인터뷰에서 “벤탄쿠르의 징계가 과도하다고 판단해 구단이 항소를 결정했으며, 나는 항소를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감독은 벤탄쿠르의 결장이 팀에 미칠 영향을 언급하며 “벤탄쿠르를 완벽히 지원할 것이다”라는 발언까지 덧붙였다. 피해자인 손흥민에 대한 고려는 찾아볼 수 없는 태도였다.
손흥민의 동료이자 토트넘의 베테랑 수비수 벤 데이비스는 웨일스 대표팀 기자회견에서 “인종차별 관련 사안은 그 심각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진중하게 다뤄야 한다. 토트넘은 이 문제를 내부적으로 처리했고, 이제는 모두가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구단의 공식적인 대응은 데이비스의 발언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토트넘 구단은 손흥민을 팀의 주장으로 임명하며 그의 상징성과 리더십을 강조해 왔다. 그러나 이번 사건에서는 손흥민의 과거 인종차별 경험과 주장임에도 무시하는 듯한 태도를 보여 팬들의 실망감을 키우고 있다.
영국 축구계에서도 토트넘의 대응은 부적절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스카이스포츠’는 “토트넘의 항소 결정은 팬들과 클럽 내부에 불필요한 긴장감을 조성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토트넘 구단의 벤탄쿠르 옹호와 항소 결정은 피해자인 손흥민의 위치를 철저히 무시한 채, 가해자인 벤탄쿠르를 중심에 둔 모습으로 비춰지고 있다. 단순히 한 선수의 잘못된 발언 문제를 넘어, 구단의 인종차별 문제에 대한 대응 방식과 가치관을 반영하는 사례로 평가된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