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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 토트넘, 손흥민 내팽개쳤다!…감독 "벤탄쿠르는 인품이 훌륭, 징계 줄여달라" 황당 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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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손흥민의 아픔, 아시아 축구 선수들과 아시아인들이 당한 고통은 안중에도 없다.

손흥민 소속팀인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가 손흥민에게 인종차별성 발언을 한 미드필더 로드리고 벤탄쿠르에게 7경기 출전 정지와 벌금 10만 파운드(약 1억8000만원) 징계를 내린 잉글랜드축구협회(FA)에 이의를 제기했다.

이어 토트넘을 지휘하는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까지 적극적으로 벤탄쿠르를 감싸안으며 "인품이 훌륭한 사람"이라는 말까지 하고 나섰다.

토트넘은 20일(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벤탕쿠르의 징계 기간에 이의신청했다"고 밝혔다.

징계 자체는 수용하지만 수위가 지나치게 높다는 게 토트넘 측 입장이다. 7경기면 거의 2개월 가까이 쉬어야 한다.

프리미어리그는 12월 복싱데이(12월26일)를 전후로 일정이 빡빡한 것으로 유명하다. 중요한 시기에 주전급 미드필더를 활용할 수 없다보니 이의신청을 통해 징계 기간이라도 줄여보고자 나선 것이다.

토트넘은 "FA가 이의신청을 받아들일지 검토하는 기간에도 벤탄쿠르의 출전 정지 징계는 그대로 유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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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탄쿠르의 인종차별적 발언은 지난 6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우루과이 국가대표로 오랜 기간 활약하고 있는 벤탄쿠르는 시즌을 마친 지난 6월 우루과이 한 방성에 출연했다. 당시 진행자로부터 토트넘 선수의 유니폼을 달라는 요청을 받은 벤탄쿠르는 "손흥민 유니폼?"이라고 되묻더니 "손흥민 사촌 거는 어떤가. 다 똑같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 발언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순식간에 커졌다. 한국인들이 전부 닮았다는 얘기는 아시아인을 가장 흔하게 차별할 때 쓰는 말이기 때문이다. 이강인에게 "중국인"이라고 부른 최근 PSG 팬의 행동과 함께 대표적인 아시아인 인종차별적인 발언이다.

벤탄쿠르는 곧장 사과했다.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손흥민에게 "쏘니, 이번에 일어난 일에 대해 사과한다. 정말 나쁜 농담이었다. 내가 널 사랑하는 걸 알 거다. 널 무시하거나 다른 사람을 모욕할 의도는 없었다. 사랑해"라고 전했다.

하지만 이 사과가 SNS에서 24시간 지나면 사라지는 기능 이용한 것임이 드러났고 벤탄쿠르는 진정성 없는 사과라는 더 큰 비판에 직면했다.

이에 남미 국가대항전인 코파 아메리카 준비하는 상황에서 한 번 더 사과하는 촌극을 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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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은 벤탄쿠르의 사과를 받아들였다. 그는 SNS로 "난 벤탄쿠르를 사랑한다. 그가 합류하고 함께 뒤기 시작한 이후로 좋은 추억이 많다. 벤탄쿠르는 자신의 잘못을 알고 있었고, 바로 사과했다. 난 휴가 중이라 집에 있었다. 벤탄쿠르가 메시지를 보냈을 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전혀 몰랐다. 그 사과는 마음에서 나온 것 같았다"며 자신이 용서했다는 뜻과 함께 팬들에게도 이해를 구했다.

벤탄쿠르는 지난 2022년 11월 카타르 월드컵 직전 손흥민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안와골절 부상을 당해 월드컵 출전이 불투명할 때 그를 가장 먼저 위로하고 힘을 불어넣은 토트넘 선수 중 한 명이다.

지금은 상황이 180도 달라져, 어쨌든 손흥민에 대한 인종차별 행위 가해자가 됐다.

벤탄쿠르의 발언은 이미 영국과 유럽에도 소개됐고, 축구계 인종차별 반대 운동을 벌여온 단체인 '킥잇아웃'이 이 사건과 관련한 여러 제보를 토트넘 구단과 당국에 전달하는 등 논란이 확산하면서 징계 절차가 시작됐다.

이후 지난 8월 FA가 이 사안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벤탄쿠르의 징계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는 영국 유력지 '더 타임즈' 보도가 흘러나왔다.

FA는 결국 3달 뒤인 지난 18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7경기 출장 정지와 10만 파운드 벌금을 부과했음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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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계는 각오했지만 토트넘 입장에선 타격이 너무 크기 때문에 한 경기라도 줄여보고자 이의신청을 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포스테코글루 감독까지 그에 대한 선처를 호소하고 나섰다.

프리미어리그 최초의 호주 출신 사령탑인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21일 영국 중꼐채널 스카이스포츠를 통해 "난 우리 구단이 출전 정지의 심각성에 대해 항소하기로 한 결정을 전적으로 지지한다"며 "잉글랜드축구협회 결정 직전에 벤탄쿠르와 대화를 나눴고, 그는 자신이 실수를 했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으며 어떤 처벌이 내려지든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이어 "우리 팀은 그를 지지한다. 내가 벤탄쿠르를 알기 때문에 부인할 수 없는 한 가지는, 그가 뛰어난 사람이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좋은 팀 동료이며, 실수를 저질렀지만 최고의 인품을 가진 사람이라는 것"이라고 벤탄쿠르를 꾸짖기는커녕 극찬했다.

올 시즌 리그 10경기 중 7차례 선발 출전한 벤탄쿠르는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중용하는 선수로, 개막전 레스터 시티와의 원정 경기에선 상대 선수와 공중볼 경합을 하다가 충돌, 뇌진탕 증세를 보이고 교체아웃되면서 전세계 축구팬들의 안타까움을 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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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머리 충돌은 충돌이고, FA는 그가 컨디션을 회복한 뒤 주전으로 뛰게 되자 징계를 내렸다. 벤탄쿠르는 최근 제임스 매디슨, 이브 비수마 등 지난 시즌 핵심 미드필더들을 제치며 선발 라인업에 계속 이름을 올리고 있다.

2024-2025 프리미어리그 11경기에서 5승 1무 5패로, 승률이 5할도 되지 않는 토트넘은 순위도 20개 구단 중 10위로 떨어져 반등이 시급한 상태다.

당장 토트넘은 오는 24일 오전 2시30분 영국 맨체스터에 위치한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프리미어리그 4연패를 달성한 강팀 맨체스터 시티와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 12라운드 원정 경기를 치른다.

맨시티 원정을 치른 후 풀럼(홈), 본머스(원정), 첼시(홈), 사우샘프턴(원정), 리버풀(홈)과 프리미어리그 경기를 벌인다. 첼시, 리버풀과의 경기는 토트넘이 사활을 걸고 싸워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벤탄쿠르의 필요성이 절실한데 말 한 번 잘못한 것으로 인해 벤탄쿠르는 물론 토트넘이 큰 위기를 맞게 됐다.

사진=토트넘 / 연합뉴스 / 손흥민 SNS / 엑스포츠뉴스DB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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