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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인터뷰] ‘정숙한 세일즈’ 이세희 “‘단단이’인 줄 몰랐단 반응, 감사하고 기분 좋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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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제 잇걸이자 싱글맘 이주리 역
90년대 패셔니스타 “김완선 스타일 참고”
“그런 사람 없습니다” 김소연 얘기하다 몇 번이나 ‘글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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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숙한 세일즈’에서 금제 잇걸이자 싱글맘인 ‘이주리’ 역을 연기한 이세희. 사진ㅣ제이와이드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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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얘기를 안방에서 다 같이 공유할 수 있다는 게 좋았어요. 어떤 기사를 보니 성인용품 매출이 20~30% 올랐다고 하더라고요. 몰랐던 부분들을 얘기할 수 있는 화두를 우리 드라마가 던져준 것 같아요.”

지난 17일 종영한 JTBC 토일드라마 ‘정숙한 세일즈’에서 금제 잇걸이자 싱글맘인 ‘이주리’ 역을 연기한 배우 이세희(32)가 특별한 감회를 밝혔다.

최근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마지막 방송을 친구들과 함께 봤는데, 희망차게 마무리된 것 같아 좋았다”며 “어떤 댓글을 봤는데 ‘큐티 섹시’라는 말씀을 하시더라. 저한테 섹시는 없었는데 어른미가 조금 생겼나 싶다”며 웃었다.

그가 연기한 ‘주리’는 홀로 아들을 키우는 싱글맘이지만 당차고 할 말 다 하는 캐릭터였다. 그런 주리가 부럽기도 했다는 이세희는 “‘미혼모’라는 설정이 처음엔 부담스럽기도 했다”고 돌아봤다.

“아이를 키우면서 미용실 일을 하시는 분을 찾았어요. 직접 가서 이야기를 듣고 시대 분위기도 익혔어요. 그 깊이감은 다를 테지만, 누구나 나보다 소중한 것이 하나쯤은 있겠다는 생각을 했죠. 그래도 주리는 맹목적으로 아들만 바라보는 캐릭터는 아니잖아요. 자기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죠. 주리는 계속해서 자신의 삶을 나아지게 하려고 하는데, 어떻게 하면 더 나아질지, 주리가 어떻게 그 성격이 됐을 수 있는지에 대해 계속 고민하며 연기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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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X-세대의 핫한 스타일을 제대로 구현해낸 이세희는 “김완선 스타일을 참고했다”고 밝혔다. 사진 ㅣ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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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판 시스터’ 중 막내였던 그는 시스루, 호피무늬 블라우스부터 강렬한 색상의 재킷 등을 매치해 90년대 X-세대의 핫한 스타일을 구현해냈다. 진분홍 아이섀도와 새빨간 립스틱, 펑키한 헤어스타일에 쫙 달라붙는 미니스커트를 입는 등 화려한 패션과 미모로도 화제였다.

“김완선 스타일을 참고했다”는 그는 “그 의상에 그 머리를 하면 주리처럼 당당해지는 느낌이 들어서 캐릭터에도 이입하기 쉬웠다”고 말했다.

한정숙(김소연 분)의 부탁으로 슬립을 입고 섹시한 워킹을 선보이던 그 장면에 대해서는 “저는 새발의 피”라며 “언니들이 화끈하게 나와 오히려 저는 아쉬웠다”며 비하인드를 전했다.

“‘조금 더 대범하게 할 걸’ 싶었어요. 저한테 시선이 꽂혀야 하는 신인데, 선영 언니가 호피 무늬를 입으셔서 너무 예쁘더라고요. 의상팀이 준비해주신 게 아니고 직접 열심히 찾으셨나봐요. 그래서 좋은 장면이 탄생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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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희는 이번 드라마를 통해 “(‘신사와 아가씨’) 단단이인 줄 몰랐다는 반응이 가장 기분 좋았다”고 했다. 사진ㅣ제이와이드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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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숙한 세일즈’는 성에 꽉 막힌 시대였던 1990년대를 배경으로, 성인용품을 방문 판매하는 여성 4인방의 자립과 성장 과정을 그렸다. tvN ‘정년이’와 함께 여성 서사 드라마로 그 의미를 더했다. 여배우 4인방의 찰떡 케미는 드라마의 흥행 요소 중 하나였다.

이세희는 “(김)성령 언니는 처음부터 마음을 활짝 열어주셨다”며 “상견례 하는 날부터 2차로 집으로 초대해주셨고 인생을 먼저 살아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여러 말씀들을 많이 해주셨다”고 밝혔다.

또 “(김)선영 언니는 되게 매력적인 분인데 츤데레 같은 매력이 있다. 스태프 한분 한분에게도 장점에 대해 말해주시고 정이 되게 많은 분”이라고 여느 드라마에서보다 각별했던 인연들을 소개했다.

특히 타이틀 롤을 맡은 ‘한정숙’ 역의 김소연 얘기가 나오자 몇 번이나 눈물을 글썽이며 말을 이었다.

“살면서 그런 사람은 처음 겪어봤어요. 앞으로도 이런 사람은 못 만날 것 같아요. 삶에 대한 이해도가 너무 깊으셨어요. 그래서 순식간에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행동이 나오나 싶어요. 언니가 연기를 잘하는 이유는 다양한 인간 군상에 대한 이해가 넓어서 그런 게 아닐까 생각해봤어요. 힘들 때 본성이 나온다고 하는데 언니는 10일 밤샘 촬영을 하고도 흐트러지지 않고 ‘고맙다’ ‘감사하다’ 일일이 인사하더라고요. 언니는 무한 신뢰를 줘요. 그 신뢰에 보답하고 부응하고 싶었고 되게 큰 힘이 됐어요.”

KBS2 주말 드라마 ‘신사의 아가씨’ 이후 신데렐라로 떠올랐지만, 2년 간의 공백기를 가지기도 했던 그는 “잘 쉬는 방법을 터득하려 노력했다. ‘내가 연기를 정말 사랑하는구나’ 느끼게 된 것 같다”고 지난 시간을 돌아봤다.

심기일전 후 출연한 드라마, ‘정숙한 세일즈’로 얻은 연기 호평은 그래서 더 반갑고 소중하다.

“(‘신사와 아가씨’) 단단이인 줄 몰랐다는 반응이 너무 기분 좋았어요. 이전 캐릭터에 머무르는 것이 아닌 다른 인물이 되고 싶었는데 좋게 봐주신 것 같아 기뻤죠. 주변에서도 긍정적인 피드백이 많아서 내가 이런 모습도 보여줄 수 있구나, 감사하고 감사한 시간들이었어요. 악역도 하고 싶고, 사극도 하고 싶지만 앞으로도 묵묵히 나만의 속도로 걸어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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