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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 이대로 괜찮은가...벤탄쿠르 손흥민 인종차별→BBC 특집으로 다뤄 "시즌 지날수록 亞 인종차별 피해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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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 신동훈 기자 = 로드리고 벤탄쿠르의 손흥민 인종차별 사건을 보면 아시아인 인종차별을 얼마나 가볍게 생각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21일(이하 한국시간) 벤탄쿠르가 손흥민을 향해 인종차별을 해 징계를 받은 걸 조명하면서 아시아인에 대한 인종차별이 더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종차별 반대 자선단체인 '킥 잇 아웃'은 "동아시아와 동남아시아 선수들을 향한 인종차별 사건이 증가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통계를 보기 전 벤탄쿠르 인종차별 가해 사건을 알아야 한다. 사건 시작은 벤탄쿠르가 우루과이 TV 프로그램인 '포르 라 카미에스타'에 나와 MC와 대화를 하던 도중 발생했다. 유니폼에 사인을 받아달라"는 질문에 "손흥민과 손흥민 사촌 다 비슷하게 생겼다. 걔네는 다 똑같이 생겼다"고 답했다. 명백한 인종차별 발언이었다. 벤탄쿠르는 자신의 잘못을 알아채고 2번이나 사과를 했지만 진심이 묻어있지 않아 비판을 받았다.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당시 "모든 사람들은 실수를 한다. 속죄하고 배울 수 있는 기회다. 처벌의 문제보다는 관용적 관점에서 이해를 해야 한다. 실수를 한 사람들한테 그런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관대한 모습을 보여 가해자 벤탄쿠르를 두둔한다는 비판을 들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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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까지 나섰다. 손흥민은 "난 벤탄쿠르를 사랑한다. 난 그를 정말 사랑한다. 좋은 추억이 많다. 그 발언 이후 곧바로 사과를 받았다. 난 휴가 중이어서 무슨 일이 벌어진지 몰랐지만 그는 긴 문자를 보냈다. 훈련장에 돌아왔을 때 정말 미안해 했고 공개적으로, 개인적으로 사과를 하며 울기도 하더라. 진심으로 미안한 모습이었다"고 수습했다.

벤탄쿠르는 결국 징계를 받았다. 영국축구협회(FA)는 18일 "독립 규제 위원회가 벤탄쿠르에게 7경기 출전 정지와 10만 파운드(1억 7,000만 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벤탄쿠르는 부적절한 방식으로 행동했거나 모욕적인 말을 사용하여 평판을 떨어뜨렸고, FA 규정 E3.1을 위반했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벤탄쿠르는 징계를 피하기 위해 자신의 발언을 부정하는 추한 행동까지 했다. 영국 '타임즈'는 "벤탄쿠르는 손흥민 인종차별 발언은 당시 MC의 말을 비꼬는 반어적 표현이었다고 주장했다. 해당 MC가 손흥민을 한국인으로 일반화해서 지칭한 게 부적절하다고 판단해 농담을 섞어서 기자를 가볍게 꾸짖었다고 했다. 점잖게 꾸짖었다고 했는데 두 번의 사과를 한 게 무색하게 만드는 변명이었다. 또한 이후 했던 사과는 일부분이 편집되어 보도한 것에 대한 사과라고 했다"고 벤탄쿠르가 한 변명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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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받아들여지지 않고 징계는 확정됐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토트넘은 손흥민 인종차별 발언을 한 벤탄쿠르가 징계를 받자 충격을 받았다. 벤탄쿠르의 사과와 손흥민의 수습이 결과적으로 벤탄쿠르에게 불리하게 작용했다. 토트넘은 항소를 고려하고 있다. 징계 조치에 대한 공식 언급은 없지만 다소 당황스럽고 실망스럽다는 분위기가 감돌고 있다"고 했다.

토트넘은 항소를 했다. 토트넘은 20일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이번 주 초에 내려진 벤탄쿠르의 징계에 대해 항소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우리는 징계를 받아들이지만, 제재가 엄중하다고 믿는다. 항소가 진행되는 동안 벤탄쿠르는 출장 정지 처분을 받게 되며, 토트넘은 더 이상 언급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발표했다.

전체적인 맥락을 보면 벤탄쿠르는 발언을 할 때부터 인종차별 발언을 '장난'으로 인식했고 사과 자체도 가벼웠으며 나중에는 자신이 한 발언을 부정하는 촌극을 빚기도 했다. "인종차별을 위한 곳은 없다"고 같이 외치던 토트넘도 별 거 아니라고 넘기는 듯한 모습을 보였고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피해를 감싸기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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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인 인종차별을 대수롭게 여기는 수준 낮은 인식이 저변에 깔려 있는 게 보인다. '킥 잇 아웃' 내놓은 통계를 보면 지난 시즌 인종차별 신고가 395건인데 2022-23시즌 277건보다 늘었다. 395건 중 55%는 동아시아 출신 선수를 겨냥했다. '킥 잇 아웃' 최고 경영자는 "축구계가 인종차별 반대 메시지를 들어야 한다"고 했다.

'BBC'는 "프리미어리그에는 손흥민, 황희찬, 미토마 카오루, 토미야스 타케히로, 카마다 다이치, 스가와라 유키나리가 있다. 이 중 손흥민은 노팅엄 포레스트 팬에게 인종차별 피해를 입었고 크리스탈 팰리스, 첼시, 웨스트햄 유나이티드 팬들에게도 마찬가지 피해를 당했다. 지난 10월에는 황희찬이 인종차별 피해를 받았고 코모의 마르코 쿠르토는 징계를 받았다"고 조명하기도 했다.

또 "축구선수들뿐만 아니라 팬들도 인종차별 피해를 당한다. 중국 팬들에게 인종차별 구호를 내뱉기도 하는데 자신이 하는 말이 정확히 무슨 뜻이 모르고 하는 경우가 많다. 프리미어리그에서 자주 있는 일이며 일부 현지 팬들은 아시아 팬들을 관광객으로 여기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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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성의 목소리도 있다. 손흥민과 토트넘에서 오래 뛰며 절친한 사이인 벤 데이비스는 영국 '풋볼 러던'과 인터뷰에서 "오늘 아침 뉴스를 읽었는데 모든 사람들의 반응은 같았을 것이다. 토트넘이 내부에서 처리를 했다고 생각했지만 외부에서도 처리를 하고 있다. 토트넘 팀으로서 모두 선을 긋고 나아갔다고 생각하지만 궁극적으로 이런 종류의 일은 심각하게 여겨져야 한다는 걸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 팀은 그 아래에 선이 있고 계속 나아가는 중이다"고 하면서 벤탄쿠르가 반성을 하고 나아가야 한다고 동료, 선배로서 이야기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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