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1 (목)

“나는 28점짜리 학생, ‘안예은이 장르’란 칭찬 머쓱”[인터뷰]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스타투데이

이야기꾼으로 변신한 싱어송라이터 안예은. 사진l알비더블유(RBW), DSP미디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독특한 음악적 색채를 지닌 싱어송라이터 안예은(32)이 1년 9개월 만에 새 앨범으로 돌아왔다. 안예은은 이번 신보에서 이야기꾼으로 변신, 다양한 장르의 6개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놓는다.

컴백에 앞서 최근 매일경제 스타투데이와 만난 안예은은 “계속 싱글로만 인사를 드리다가 6개 트랙이 담긴 앨범을 가지고 나왔다. 오랜만이라 기쁘기도 하고, 원래 해왔던 장르에서 나름대로의 도전을 한 앨범이라 들으시는 분들이 어떤 반응을 보여주실지 궁금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새로운 도전에 나선 계기를 묻자, 안예은은 “이번 달 말이면 데뷔 8년이 된다. 저는 색이 강하게 느껴지는 음악을 하고 있다고 평가 받지 않나. 색이 강하다 보면 ‘새롭다’고 할 수 있지만, 너무 같은 맛만 보여드리면 거리감이 느껴질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어떻게 풀어갈까 고민하던 중, 요즘은 비디오로 홍보하는 시대가 됐기 때문에 그런 것까지 융합을 해서 들려드릴 수 있는 앨범을 만들게 됐다”라고 답했다.

스타투데이

안예은은 자신의 태몽인 ‘잉어’를 음악에 녹여냈다. 사진l알비더블유(RBW), DSP미디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21일 오후 6시 발매되는 안예은의 네 번째 EP 앨범 ‘이야기 보따리’는 백두산 천지에 사는 잉어였던 이야기꾼이 보따리를 풀어 준비한 이야기들을 슬쩍 구경시켜 준 후, 그 이야기들이 펼쳐지는 형식으로 구성됐다. 신보에는 1번 트랙인 타이틀곡 ‘잉어왕’을 비롯해 ‘이내’, ‘그믐달’, ‘그 사랑은 내 사랑이 아니었음을’, ‘이곳은 아직 겨울이오’, ‘잉어왕(Inst.)’ 등 총 6개 곡이 담겼다.

“제가 지금까지 사극풍의 발라드를 해왔잖아요. 제 음악을 돌아봤을 때 카페나 일반 음식점에서 틀기 어려운 것이 단점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이번에는 어디서 흘러나와도 자연스러운 음악들을 위주로 2~5번 트랙을 만들었죠. 그런데 만들고 보니까 이 트랙들을 한 번에 묶어줄 수 있는 노래가 필요한 거예요. 그래서 이야기꾼인 ‘잉어왕’을 등장시키게 됐죠.(웃음)”

타이틀곡 ‘잉어왕’은 일렉트로스윙 장르로, 어디선가 홀연히 나타난 이야기꾼 잉어의 스토리를 음악으로 담아낸 노래다. 흥겨운 사운드와 어우러진 안예은의 독특한 창법이 강한 중독성을 선사하고, 안예은의 실제 태몽인 잉어에 캐릭터성을 부여해 의미를 더했다.

안예은은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주는 행상인이 핵심인”이라며 “아버지가 제 태몽을 꾸셨는데, 백두산 천지에서 몸만 한 잉어를 잡아서 하산했다고 하더라. 굉장히 재미있는 이야기이지 않나. 제가 비현실적인 것들을 좋아하다 보니 잉어왕을 이야기를 풀어내는 주체로 노래를 만들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안예은은 ‘잉어왕’을 통해 데뷔 후 두 번째로 댄스에 도전해 눈길을 끈다.

“쓰다 보니까 곡이 신나져서 춤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안무가님한테 부탁을 했죠. 잉어왕이라는 캐릭터가 어떻게 산을 넘고 강을 건너서 여기까지 왔는지를 춤으로 재미있게 풀어주셨어요. 사실 저는 음악을 만드는 것 이외의 분야에서는 거의 바보거든요. 그래서 제 작업물에 다른 창작물을 붙여서 나가는 과정 자체가 너무 흥미롭게 느껴졌어요.”

스타투데이

‘안예은이 장르’라는 칭찬이 머쓱하다는 안예은. 사진l알비더블유(RBW), DSP미디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골라골라/잡아잡아잡아잡아!’라는 가사로 시작되는 이번 타이틀곡처럼, 안예은은 그간 독창적인 색깔의 음악을 해왔다. 국악적 요소와 전통 음악의 정서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 포크·어쿠스틱·일렉트로닉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그의 색채에 ‘안예은이 장르’라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이 같은 평가에 대한 생각을 묻자, 안예은은 “머쓱하고 작아지는 기분”이라며 “행사에서 ‘안예은이 장르’라는 멘트로 저를 소개해 주실 때마다 28점을 맞았는데 100점짜리 학생이라고 칭찬을 해주시는 것 같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사실 제 음악 색깔이 특이하다거나 강하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다. 그냥 그 때 할 수 있는 것을 했는데 운이 좋았지 않나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이 일을 하는 사람으로서 자신감은 필수로 가져야 하는 덕목이기에 그런 말도 받아들이려는 연습을 하고 있다”라고 부연했다.

계속해서 새로운 것을 찾고, 음악적 변신을 시도하는 안예은. 또 한 번 도전에 나선 그는 대중에게 어떤 평가를 받고 싶을까.

“항상 곡을 만들면서 생각하는 게 있어요. 각 곡마다 저만의 해석지가 있지만, 제 의도가 정답이라고는 생각하지 않거든요. 원래 열린 결말을 좋아하는 스타일이기도 하고요. 이번 앨범 제목이 ‘이야기 보따리’인 만큼, 리스너 분들이 각자의 해석을 통해 자신만의 이야기를 재미있게 만들어 갔으면 하는 것이 저의 바람이에요.”

[이다겸 스타투데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