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진스 멤버 하니가 지난 10월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직장 내 괴롭힘 문제와 관련해 증언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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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뉴진스 하니가 직장 내 따돌림을 당했다는 의혹에 대해 고용노동부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보기 어렵다”며 사건을 종결했다. 전속계약 해지를 언급하며 최후통첩을 날린 뉴진스가 직장 내 괴롭힘을 인정받지 못하면서 어도어와의 싸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20일 노동부에 따르면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서부지청은 하니가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며 뉴진스 팬들이 제기한 민원에 대해 “직장 내 괴롭힘 금지제도의 적용대상은 피해근로자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이어야 한다”며 “하니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보기 어려워 행정종결했다”고 밝혔다.
하니는 지난 9월 라이브 방송을 통해 하이브 사옥 복도에서 대기하던 중 지나가는 타 그룹 매니저로부터 ‘무시해’라는 발언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이후 뉴진스 팬들은 “실체적 진실이 규명돼야 한다”며 민원을 제기했다.
서부지청은 해당 민원에 대해 “하니가 체결한 매니지먼트 계약의 내용과 성질상 사용·종속 관계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는 계약의 형식에 관계 없이 실질에 있어서 사용자와 사용종속관계 아래서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하는 자를 말한다. 그러나 전속매니지먼트 계약에 따라 활동하는 하니는 서로 대등한 계약 당사자의 지위에서 각자의 계약상 의무를 이행하는 관계에 불과하다고 서부지청은 밝혔다.
하니가 일반 직원에게 적용되는 회사 취업규칙 등 사내 규범을 적용 받지 않고, 사측의 일방적인 결정이나 상당한 지휘·감독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하니에게 지급되는 금액 또한 근로의 대가로 지급된 것이 아니고, 연예활동으로 발생한 수익을 분배하는 수익 배분의 성격이다.
또 대법원이 2019년 연예인 전속계약의 성질을 민법상 위임계약 또는 위임과 비슷한 무명계약에 해당한다고 판시한 판결도 인용했다.
민원이 접수됐을 당시에도 연예인은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가 아니라는 견해가 우세했다. 법원뿐 아니라 정부도 2010년 연예인을 근로자가 아닌 전속 계약을 맺고 활동하는 ‘예외 대상자’로 분류한 바 있다.
다만 하니가 지난 10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참고인으로 출석해 증언한 뒤 여야는 연예인이 노동법 사각지대에서 있다며 제도 보완을 요구했다. 노동계에서도 연예인들을 법의 보호를 받는 노동자로 인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이겨례 민주노총 청년부대변인은 “무리한 스케줄로 무대 위에서 쓰러지는 아이돌의 모습은 과로로 쓰러지는 노동자와 다르지 않다”며 “모든 특수고용 노동자와 함께 이들을 근로기준법상 노동자로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니의 직장 내 괴롭힘 논란을 계기로 연예인의 노동자성이 폭넓게 인정받을지 기대를 모은다.
뉴진스. 사진=어도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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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진스는 하이브를 상대로 전면전에 나선 상황이다. 하니에게 ‘무시해’라고 발언한 매니저의 공식 사과와 더불어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의 복귀를 강력하게 요구했다. 지난 13일 뉴진스는 소속사 어도어와 김주영 대표에게 이같은 요구 사항을 담은 내용증명을 보내며 “전속계약 위반 사항 시정 요구를 14일 내에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전속계약을 해지하겠다”고 최후 통첩했다.
어도어 측은 “지혜롭게 해결해 아티스트와 지속적으로 함께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원론적인 입장을 내놨다. 노동부의 사건 종결과는 별개로 내용증명을 보낸 것이지만 데드라인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 뉴진스가 직장 내 괴롭힘을 인정받지 못하면서 어도어 또한 요구를 수용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지동현 기자 ehdgus121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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