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 ‘아톰’ 주제가 작사...생전 신경림 시인과 인연도
2022년 5월 일본 도쿄의 작업실에서 노트북으로 집필하고 있는 시인 다니카와 슌타로. /A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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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을 대표하는 현대 시인 다니카와 슌타로(谷川俊太郞·93)가 지난 13일 노환으로 별세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19일 보도했다. 1931년 도쿄에서 태어난 시인은 암울한 작품이 쏟아졌던 전후 일본 문학계에 희망의 메시지를 담은 시를 발표하며 이름을 알렸다. 고등학생 시절부터 쓴 작품을 모아 21세에 첫 시집 ‘이십억 광년의 고독’을 출간했고, 이후 60여 권의 시집을 내는 등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하며 전후 일본을 대표하는 시인으로 자리 잡았다. 1968년 발표한 ‘아침 릴레이’가 일본 국어 교과서에 수록됐고, 다수의 시집이 한국어와 영어를 비롯한 20개 이상 언어로 번역돼 세계인의 사랑을 받았다.
시라는 장르에 국한되지 않고 작사, 시나리오, 희곡 등 방면에서도 활약했다. 한국에서도 큰 인기를 얻은 명작 애니메이션 ‘철완 아톰’(한국 제목은 우주소년 아톰) 주제가의 가사로 세대를 아우르는 명성을 얻었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대표작 ‘하울의 움직이는 성’ 주제가 ‘세계의 약속’의 노랫말도 그의 작품이다. 일본에서 특히 사랑받는 미국 캐릭터 ‘스누피’의 만화 원작인 ‘피너츠’ 일본판 번역도 맡았다.
지난 5월 별세한 신경림 시인과 생전 각별한 인연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2015년 두 시인이 주고받은 서신을 엮은 책 ‘모두 별이 되어 내 몸에 들어왔다’에서 세월호 참사에 대해 “소리 내지 못하고 말하지 못하는 숨막히는 괴로움. 시를 쓸 여지도 없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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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휘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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