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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9 (화)

'ERA 20.25' 19살 괴물루키, 왜 투수코치는 혼냈을까…"우리나라 대표 투수 되려면 이대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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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타이베이(대만), 김민경 기자] "앞으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투수가 되려면, 이대로는 안 되지 않느냐고 뭐라고도 했다."

두산 베어스 마무리투수 김택연(19)은 '2024 프리미어12' 한국야구대표팀에 합류한 유일한 신인 선수였다. 김택연은 인천고를 졸업하고 2024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2순위로 두산에 지명되고 줄곧 탄탄대로를 걸었다. 데뷔 시즌부터 팀의 마무리투수를 꿰찰 정도로 빠르게 성장했고, 60경기에서 3승, 19세이브, 4홀드, 65이닝, 평균자책점 2.08을 기록하며 신인왕을 예약해 둔 상태다.

당당히 태극마크를 달았으나 성인 대표팀으로 처음 경험한 국제대회는 또 달랐다. 성적표가 말해주듯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 김택연은 3경기에 등판해 1⅓이닝을 던지면서 3실점해 평균자책점이 20.25까지 치솟았다. 8타자를 상대하면서 피안타율이 0.500에 이르렀고, 피홈런은 2개를 기록했다. 김택연은 지난 14일 1라운드 조별리그 B조 쿠바전에 처음 구원 등판했다가 0이닝 2피홈런 3실점으로 무너지면서 적잖게 당황했다.

김택연은 이후 등판한 2경기에서는 실점하지 않았지만, KBO리그에서 보여줬던 묵직한 직구 구위는 분명 아니었다. 그래도 기본 기량이 있으니 버텼는데, 베테랑 타자들도 완벽히 압도했던 위력적인 공이 끝내 나오지 않았다.

김택연은 이번 대회를 되돌아보면서 "확실히 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들을 상대해 보니까 많이 부족한 것을 느꼈다. 어떤 점을 보완해야 될지 어떤 게 부족했는지 확실히 느낄 수 있게 됐던 것 같다. 뭔가 더 좋은 상태로 승부하고 싶었는데, 그런 몸 상태가 안 나와서 좀 확실히 100%의 공을 못 던져서 아쉬움이 많다. 내 준비가 부족했던 것 같고, 그래서 많이 배운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최일언 한국 투수코치는 대회를 치르면서 김택연에게 칭찬보다는 채찍을 더 들었다. 19살 어린 선수가 대표팀의 한 축을 맡은 것만으로도 장한 일이지만, 소속팀에서 마무리투수를 꿰차고 신인왕 시즌을 보내면서 현재에 안주하는 느낌을 받아서다. 김택연 본인은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최 코치의 눈에는 그렇게 보였다. 이번 대회에서 마무리투수를 맡았던 박영현(21, kt 위즈)과 비교하면 더더욱 그래 보였다.

최 코치는 "만족하면 안 되고, 쉬면 안 된다. 더 좋은 선수가 될 수 있게, 더 좋아지게끔 목표를 세우고 계속 훈련해야 한다. 박영현은 그런 자세가 있다. 욕심이 많다. 작년보다 더 좋아졌다. 김택연은 걱정된다. (박)영현이와 비교하면 그 점이 약하다. 만족하면 안 된다. 내가 뭐라고도 했다. 앞으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투수가 되려면 이대로는 안 되지 않느냐고 했다. (김택연이) 어떻게 들었는지는 모르겠다"고 따끔한 한마디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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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택연은 두산이 지명할 때부터 남다른 태도로 눈길을 끌었던 선수다. 두산 스카우트는 김택연의 휴대전화에 중학교 시절부터 본인의 투구 장면을 촬영한 영상이 족히 100개 이상 빼곡히 쌓여 있어 깜짝 놀랐다. 어린 고교생 선수가 본인 영상을 계속 촬영하고 확인하면서 자신의 투구 폼의 미세한 변화를 확인하고 스스로 점검하니 기특할 수밖에 없었다. 김택연은 프로에 와서도 노력을 게을리하는 선수는 아니었지만, 성공의 맛을 너무 빨리 봤기에 지금을 자신의 정점이라고 속단할 위험은 있었다. 최 코치는 그 점을 우려해 19살 어린 선수에게 꼭 필요한 조언을 해준 것이다.

최 코치는 "나는 투수의 전성기 나이를 30살이라고 생각한다. 끝까지 계속 성장해야 한다. 계속 훈련하고 연구하고 그렇게 했으면 좋겠다"며 김택연을 향한 기대치가 느껴지는 당부의 말을 남겼다.

김택연은 이번 대회 경험을 발판 삼아서 더 성장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진짜 많은 경험을 해서 잊을 수 없는 한 해인 것 같다. 마지막에도 이렇게 국제대회까지 운이 좋게 나와서 많은 경험을 해서 정말 좋은 한 해인 것 같다. 많이 부족한 것을 느꼈기 때문에 내년 준비에 있어서 정말 내가 부족한 것을 아니까 정말 무엇을 더 열심히 해야 하는지, 정말 더 많이 발전해야 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던 것 같아서 오히려 마지막을 이렇게 끝낼 수 있어서 나한테는 내년 준비를 더 잘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 부진은 준비 부족에서 찾았다. 김택연은 "시즌의 영향이 있었다기보다는 내가 시즌을 끝나고 (대회를) 준비하는 데 있어서 조금 미흡했던 것 같다. 조금 더 끌어올릴 수 있었던 것 같은데, 시즌 때와 비교해서 나는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대회를 치르면서) 내가 느꼈을 때도 약간씩 뭔가 부족한 게 있다 보니까 그런 아쉬움이 남을 뿐이다. (다른 나라 타자들에게) 맞거나 이런 것은 후회는 없고, 시즌 때 많이 던진 영향은 없었던 것 같다"고 힘줘 말했다.

김택연은 시즌 내내, 그리고 멀리 타이베이까지 찾아와 응원한 팬들을 향한 감사 인사를 잊지 않았다. 그는 "대만까지 와주셔서 응원을 보내 주셔서 정말 감사했다. 물론 (홈런을) 맞았을 때나 그럴 때도 응원해 주시는 목소리가 많이 들렸는데, 그래서 큰 힘이 돼서 다음 경기 때 조금 더 잘 막을 수 있지 않나 생각하고 있다. 마지막까지 이렇게 응원해 주셔서 감사하고, 큰 힘이 됐다"고 마음을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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