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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부상 딛고 트로피 … 세계 1위 코르다의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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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넬리 코르다(오른쪽 둘째)가 우승컵을 들고 동생 서배스천 코르다, 어머니, 아버지(왼쪽부터)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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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 와 있었던 거야. 동생 앞에서 우승해서 기쁘다."(누나 넬리)

"더 강해져 돌아온 누나 정말 멋지다. 우승 축하해."(동생 서배스천)

'우승 사냥꾼' 넬리 코르다(미국)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더 안니카 드리븐을 부상 복귀전으로 선택한 이유는 우승이었다. 2개월 만에 치르는 복귀전에서 2024시즌 7승째이자 통산 15승째를 달성한 코르다는 테니스 선수인 동생 서배스천, 부모님 등 가족과 함께 평생 잊지 못할 우승 기념사진을 남겼다.

롤렉스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 코르다는 18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벨에어의 펠리컨 골프클럽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3언더파 67타를 쳤다. 합계 14언더파 266타를 적어 낸 코르다는 공동 2위 임진희, 찰리 헐(잉글랜드), 장웨이웨이(중국)를 3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우승 상금으로 48만7500달러를 받은 그는 시즌 상금 400만달러를 돌파했다.

지난 3일 토토 재팬 클래식이 끝난 뒤 일찌감치 올해의 선수상을 확정했던 코르다는 누구나 인정할 수밖에 없는 최고의 한 해를 보내고 있다. 그는 1월 LPGA 드라이브 온 챔피언십부터 4월 셰브론 챔피언십까지 5개 대회 연속 우승을 차지하는 저력을 발휘했다. 5월 미즈호 아메리카스 오픈에서도 정상에 오르는 감격을 맛봤던 그는 출전했던 8개 대회에서 6승을 차지하는 믿을 수 없는 경기력을 선보였다.

그러나 6월에는 극심한 부진에 시달렸다. 출전했던 3개 대회에서 모두 컷 탈락한 그는 KPMG 여자 PGA 챔피언십 둘째 날 81타를 적어 내기도 했다. AIG 여자 오픈 공동 2위와 크로거 퀸 시티 챔피언십 공동 5위를 차지하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 코르다는 한국과 일본 등에서 진행되는 아시안 스윙에서 승수 추가에 도전할 예정이었다. 이번에는 목 부상이 코르다의 발목을 잡았다. 갑작스럽게 목을 다친 그는 크로거 퀸 시티 챔피언십 이후 6개 대회에 출전하지 못했다. 재활에 집중했던 코르다는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부상을 확실하게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코르다는 재활에 전념했다.

코르다가 선택한 부상 복귀전은 최종전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이 아닌 더 안니카 드리븐이었다. 2주 전부터 본격적으로 골프채를 잡은 코르다는 단기간에 경기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긴급 재활 캠프'를 차렸다. 스윙코치 제이미 멀리건과 데이비드 웰런, 물리치료사 김 보우먼 등과 함께 재활과 연습에 매진했던 그는 복귀전 우승이라는 값진 결실을 맺게 됐다.

결과는 우승이었지만 과정은 험난했다. 단독 선두 헐에게 1타 뒤진 공동 2위로 이날 경기를 나선 코르다는 전반에 2오버파를 적어 내 우승 경쟁에서 멀어지는 듯했다. 그러나 우승하는 법을 잘아는 코르다는 후반에 우승 사낭꾼다운 모습을 보여줬다. 11번홀부터 15번홀까지 5연속 버디를 잡아낸 그는 공동 2위 그룹을 3타 차로 따돌리는 완벽한 우승을 확정했다.

코르다는 "부상으로 인해 잠시 필드를 떠나 있었는데 복귀전에서 우승을 차지해 정말 행복하다. 우승 사냥에 나서는 것만큼 신나는 건 없는 것 같다. 5언더파를 몰아친 후반에는 아드레날린이 분출되는 게 느껴졌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번 우승이 값진 또 하나의 이유는 가족과 함께했기 때문이다. 특히 코르다는 테니스 선수인 동생 서배스천이 보는 앞에서 처음 우승한 것에 대해 감격스러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코르다는 "동생이 현장에 있다는 것을 경기가 끝난 뒤 알게 됐다. 동생이 보는 앞에서 우승해 더욱 의미가 있는 것 같다. 언제나 나를 응원해주는 가족은 내게 엄청난 힘이 된다"고 설명했다.

코르다는 2011년 쩡야니(대만) 이후 13년 만에 LPGA 투어에서 한 시즌 7승 이상을 거둔 선수로 이름을 남기게 됐다. 미국 선수로는 1990년 베스 대니얼 이후 34년 만이다. 코르다는 올해 선전의 비결로 2022년 갑작스럽게 찾아온 혈전증과 지난 6월 KPMG 여자 PGA 챔피언십 둘째 날 81타 등 수많은 시련을 꼽았다. 코르다는 "예년과 비교해 올해 확실히 성숙해진 게 느껴진다. 힘든 시기를 이겨내면서 단단해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임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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