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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한일 국경 넘은 음악①] 한국으로 온 J팝, 일본으로 간 K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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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오리콘 차트 점령한 K팝…내한 콘서트 매진 달성한 J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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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투모로우바이투게더(위)와 세븐틴이 일본 오리콘 주간 앨범 차트에서 호성적을 달성했다. /빅히트 뮤직, 플레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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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은 이제 한국에서만 즐기는 것이 아닌 세계 음악 시장에서 하나의 장르이자 문화로 자리 잡았다. 일본 대형 음반 판매점인 타워 레코드에 K팝 코너가 대규모로 꾸며지고 한국 가수들의 콘서트 사진전이 개최된다. 반대로 얼마 전까지만 해도 국내에서 J팝은 크게 활성화되지 않았다. 그러다 최근 들어 일본 가수들의 단독 내한 콘서트가 대규모로 열리는가 하면 J팝을 조금 더 대중적으로 즐기기 위한 다양한 문화 현상도 생기고 있다. <더팩트>는 한국에서 즐기는 J팝과 일본에서 즐기는 K팝의 다양한 시각을 알아봤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최수빈 기자] 일본 내에서 K팝의 열풍은 이미 시작된 지 오래다. 일본의 대표적인 음악 사이트 오리콘 차트와 빌보드 재팬에 K팝이 오르는 건 더는 낯설지 않은 일이다. 오히려 최근 더 주목할 건 J팝이다. 국내 음원 사이트에서 좋은 성적을 기록하고 있고 일본 가수들의 내한 콘서트는 연이어 전석 매진을 달성했다.

2001년 보아가 일본에서 정식 데뷔해 폭발적인 사랑을 받으면서 일본 내 K팝의 문이 활짝 열렸다. 2000년대 후반을 지나 2010년대 들어서는 국내 아이돌그룹의 노래가 오리콘차트를 밥먹듯이 드나들었다. 최정상급 팀들은 도쿄돔 콘서트까지 할 정도였고 일본 내 K팝의 기세는 2010년대 후반부터 더 거세졌다.

하지만 이러한 문화 흐름은 일방적이었다. 일본 내에서 K팝이 많은 사랑을 받긴 했지만 한국에서 J팝이 큰 인기를 끌지는 못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국내에서도 J팝이 점차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하며 양국 간의 음악 교류가 활발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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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아일릿(위)과 방탄소년단이 오리콘 스트리밍 차트에서 신기록을 세웠다. /빌리프랩, 빅히트 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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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콘 차트는 오리콘 주식회사에서 발표하는 일본의 대표적인 음원 차트다. 싱글 차트를 시작으로 앨범, 싱글 음반을 비롯한 음악 DVD 블루레이 등의 매출액도 집계해 발표한다. K팝 아티스트는 해당 차트에서 매번 새로운 기록을 세우고 있다.

먼저 투모로우바이투게더는 일본 오리콘 주간 앨범 차트에서 '해외 아티스트 앨범 연속 1위 획득 작품 수' 최다 기록의 소유자다. 이들은 앞서 총 10개 앨범을 연이어 이 차트 정상에 올려놓은 바 있다. 특히 지난 4일 발매된 미니 7집 앨범 '별의 장: SANCTUARY(별의 장: 생크추어리)'는 발매된 지 2일 만에 총 27만 장 넘게 팔리며 일본 오리콘 '데일리 앨범 랭킹' 1위를 차지했다.

또한 세븐틴은 지난달 14일 발매한 미니 12집 앨범 'SPILL THE FEELS(스필 더 필스)'로 41만 장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발매 당시 주간 앨범 랭킹 1위에 올랐다. 세븐틴은 이 차트에서 통산 13번째 정상을 찍으며 해외 아티스트 최다 1위 기록 행진을 이어갔다.

앨범뿐만 아니라 음원 부문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과가 이어진다. 먼저 아일릿은 지난 3월 25일 발표한 미니 1집 'SUPER REAL ME(슈퍼 리얼 미)'의 타이틀곡 'Magnetic(마그네틱)'으로 오리콘 차트에서 걸그룹 최단기간 1억 스트리밍 기록을 세웠다.

방탄소년단 또한 2020년 8월 발매한 디지털 싱글 'Dynamite(다이너마이트)'로 해외 아티스트 최초 오리콘에서 단일 곡 기준 8억 스트리밍을 돌파했다. 오리콘에서 8억 스트리밍을 돌파한 뮤지션은 요아소비(YOASOBI)와 유우리(Yuuri) 단 두 팀 뿐이다.

한국에서도 J팝이 점차 확산하고 있다. 가수 이마세(imase)의 'NIGHT DANCER(나이트 댄서)'가 J팝 최초로 국내 최다 이용자 수를 보유한 멜론 톱100 차트에 이름을 올린 것도 그런 흐름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NIGHT DANCER'는 톱100 일간 차트에 93위(2023년 2월 24일 자)로 진입했고 최고 순위 17위(2023년 3월 26일)를 기록했다.

또한 뉴진스 멤버 하니가 지난 6월 도쿄돔 팬미팅에서 1980년대 일본 국민가수 마쓰다 세이코의 '푸른 산호초'를 커버하면서 J팝이 재조명되기 시작했다. 팬들이 직접 촬영한 무대 영상의 누적 조회수가 일주일 만에 1000만을 넘는 등 많은 사랑을 받았다. 특히 노래방 일본 곡 차트에서도 1위를 달성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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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요네즈 켄시(왼쪽)와 유우리가 내한 콘서트를 개최하고 팬들과 만난다. /인터파크, 컨셉케이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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뿐만 아니라 J팝 가수들의 내한 콘서트가 연이어서 매진됐다. 애니메이션 '최애의 아이' OST '아이돌'로 이름을 알린 요아소비는 12월 7일과 8일 양일간 인천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두 번째 내한 공연'YOASOBI ASIA TOUR 2024-2025 LIVE IN KOREA(요아소비 아시아 투어 2024~2025 라이브 인 코리아)'를 개최한다. 해당 공연장은 양일 합쳐서 3만여 석에 달하지만 모두 예매 개시 1분 만에 전량 소진됐다.

'Lemon(레몬)'으로 유명한 요네즈 켄시 또한 내년 3월 22일과 23일 양일간 인천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첫 내한 공연을 갖는다. 이 공연도 빠른 속도로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베텔기우스'로 한국에 이름을 알린 유우리 또한 지난 11일 서울 광진구 예스24 라이브홀에서 첫 단독 내한 콘서트를 개최했는데 이 공연 예매를 위해 35만 명이 동시 접속하는 등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에 유우리는 2025년 5월 3일과 4일 양일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 DOME에서 두 번째 내한 공연을 개최하고 팬들과 만난다. 오는 12월 1일에는 오피셜 히겐단디즘이 킨텍스에서 콘서트를 연다.

단독 콘서트에 그치지 않고 일본 뮤지션들이 대거 참여한 국내 첫 음악 페스티벌이 개최된 점 또한 국내에서 J팝의 인기를 실감케 한다. 바로 지난 8일부터 10일 사흘간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킨텍스에서 열린 '원더리벳 2024'다. 총 40팀 중 27팀이 일본 아티스트다. 이 공연은 약 2만 5천여 명의 관객을 동원하는 등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더팩트>에 "늘 듣던 음악이 아닌 새로운 음악을 듣고 싶어 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국내에서 대중들도 K팝이라는 틀 안에서 답답함을 느끼고 있었을 것"이라며 "조금씩은 다를 수 있겠지만 늘 비슷한 형태의 음악이다 보니 한계점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이에 대중들은 대안적인 걸 찾게 되는데 그게 J팝이다. J팝은 밴드 사운드를 기반으로 하므로 K팝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있다"고 평했다.

이어 "K팝이 갖고 있는 역동성도 J팝에는 없다. J팝이 갖고 있지 못하는 부분을 K팝이 채워주는데 이게 음악적 교류"라며 "듣던 음악만 계속 듣는 사람들은 별로 없다. 새로운 걸 찾기 위해 타국의 음악을 찾는 현상이 생기는 거고 이게 J팝과 K팝의 교류로 이어진 것"이라고 전했다.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이 같은 현상이 계속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그는 "국가적인 언어의 장벽을 넘어설 거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일본 내한 콘서트 티켓 파워도 어마무시하다"라며 "이게 계속 이어진다면 한일 합작 콘텐츠도 계속 탄생할 것이라고 본다. 소비 영역을 훨씬 넓힐 수 있는 거기 때문에 새로운 시도가 계속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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