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야구 대표팀의 주장 내야수 송성문(키움 히어로즈)은 마음고생이 심했다.
송성문은 올 시즌 142경기 타율 0.350 179안타 19홈런 104타점 88득점 21도루 OPS(장타율+출루율) 0.927을 작성하며 데뷔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송성문. 사진=연합뉴스 제공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송성문. 사진=연합뉴스 제공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그런 그에게 2024 WBSC 프리미어12 국가대표 승선이라는 기회도 왔다. 그리고 류중일 감독은 주장 완장을 송성문에게 맡겼다. 소속팀 주장도 올 시즌이 처음이었는데, 리그 내 최고의 선수들이 모두 모인 대표팀 캡틴까지 맡았으니 송성문에게는 감격이 아닐 수 없었다.
송성문은 대회 시작 전에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영광스러운 자리에 뽑히게 되어 설레는 마음이 크다. 좋은 팀, 좋은 선수들과 경쟁을 한다는 거 자체가 값진 경험이다”라며 “주장을 맡게 되었는데 나도 대표팀에 처음 뽑혔다. 적응에 노력하고 있고, 팀적으로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주기 위해 선수들과 가까이 지내려고 노력했다. 그런 부분이 잘 어우러졌다. 대회 때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 생각한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그러나 기대했던 만큼의 활약이 나오지 않았다. 1차전 대만전에서는 4타수 무안타 1삼진으로 침묵하면서 대만전 패배를 지켜봐야 했다. 쿠바와 2차전에서는 교체로 출전했는데 2타수 무안타 1삼진을 기록했다. 승리에도 웃을 수 없었다. 일본과 3차전에서는 9회 대타로 나왔으나 뜬공으로 물러났다. 3경기 7타수 무안타.
4차전 도미니카공화국전에 6번타자 겸 1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송성문은 5회 2아웃까지 상대 선발 킬로메에 꽁꽁 묶여 힘을 내지 못하던 한국 타선에 드디어 힘이 됐다. 퍼펙트 행진을 깨는 안타를 친 것. 그리고 4-6으로 뒤지던 8회 1사 1, 3루에서 김휘집을 홈으로 부르는 추격 적시타를 때리며 대역전극의 서막을 열었다.
송성문. 사진=연합뉴스 제공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한국은 9-6 승리를 챙겼고, 송성문도 그제야 웃을 수 있었다.
경기 후 만난 송성문은 “너무 기쁘다. 그동안 성적이 좋지 않았다. 마음도 무겁고 책임감도 많이 느꼈다. 중요할 때 적시타가 나와 팀도 역전승을 할 수 있었다”라며 “일본전 때 대타로 나가 우익수 뜬공이었지만 느낀 게 있었다. 도미니카전에 나가게 된다면 좋은 모습 보여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기분이 좋다”라고 말했다.
이어 “전력분석할 때부터 미국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고 들었다. 그래도 무조건 쳐야겠다는 생각이었다. 어떻게든 점수를 내고, 본선에 가려면 기적 같은 일이 벌어져야 하는 걸 알지만 결과를 내고 싶었다”라고 덧붙였다.
주장 역할에 대한 부담감도 분명 컸다.
송성문. 사진=연합뉴스 제공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한국에 있을 때, 대회 시작 전까지는 너무 많이 도와줘서 잘 못 느꼈다”라고 입을 연 송성문은 “대회를 시작하고 야구하면서 이렇게 힘든 게 얼마 만인지 싶을 정도로 개인적으로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힘든 부분이 많았지만 팀원들이 다독여주고 믿음을 보내줬다”라고 진심을 전했다.
팬들에 대한 고마움도 전했다.
그는 “일본전도 그렇고 이번에도 많은 팬들이 찾아와주셨다. 너무 감사했다. 우리 선수들이 팬분들에게 납득할 만한 경기력을 보여줘야 된다는 생각이었다”라며 “경기 초반 잘 풀리지 않고 어려웠지만, 선수들이 팬들을 보면서 희망을 놓지 않았다. 포기하지 않았다. 역전승의 원동력이었다”라고 이야기했다.
호주전만 남았다. 슈퍼라운드 진출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그래도 응원하는 팬들과 가슴에 태극마크를 달았기에 끝까지 포기란 없다.
송성문. 사진=연합뉴스 제공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송성문은 “휴식일(17일)에 쿠바와 호주 열심히 응원하겠다. 또한 탈락이 확정이 되더라도 태극기를 달고 경기를 임하는 것이니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다. 팬분들에게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드리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타이베이(대만)=이정원 MK스포츠 기자]
[ⓒ MK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