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쿠웨이트전에서 작전을 지시하는 홍명보 감독. /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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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55) 감독은 10년 전 지휘봉을 잡은 브라질 월드컵에서 1무 2패란 초라한 성적표로 조별리그 탈락의 아픔을 맛봤다. 그래도 첫 판인 러시아전에선 이근호의 선제골에 힘입어 1대1 무승부로 승점 1을 땄다. 0-0 상황에서 후반 11분 이근호를 투입한 교체 작전이 빛을 발했다.
10년 뒤 다시 대표팀 사령탑을 맡은 홍명보 감독의 교체 전략은 업그레이드된 모양새다.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2~5차전을 모두 승리로 장식하며 4연승을 거둔 비결 중엔 후반 ‘조커’의 효과적 활용도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 홍명보호는 오만과 원정 2차전부터 이번 쿠웨이트 원정 5차전까지 4경기 연속 후반 교체로 들어간 선수가 골망을 갈랐다.
오만과 2차전에선 2-1로 아슬아슬하게 앞선 후반 44분 그라운드를 밟은 주민규가 추가시간 3-1을 만드는 쐐기골을 만들어냈다. 요르단을 상대한 원정 3차전에서는 후반 6분 들어간 오현규와 배준호가 후반 23분 2-0을 만드는 골을 합작했다. 배준호의 어시스트를 받은 오현규가 과감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네트를 흔들며 승부의 흐름을 완전히 한국 쪽으로 가져오게 했다.
오현규는 홍명보 감독이 가장 즐겨 활용하는 교체 카드다. /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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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현규는 홍 감독이 가장 즐겨 사용하는 교체 카드. 그는 이라크와 홈 4차전에서도 후반 14분 들어가 1-1로 맞선 후반 29분 이재성의 패스를 받아 한국에 2-1 리드를 안기는 득점을 올렸다. 이날 경기에선 오현규와 함께 들어간 문선민도 과감한 드리블 돌파로 한국 공격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그리고 지난 14일 쿠웨이트와 벌인 원정 5차전. 홍명보 감독은 후반 15분 상대에 일격을 당하며 2-1로 쫓기자 4분 뒤 부상에서 돌아와 관리가 필요한 손흥민을 빼고 배준호를 과감히 투입했다. 후반 29분 황인범의 절묘한 스루패스를 받은 배준호가 간결한 볼 컨트롤로 상대 수비를 한 명 제친 뒤 오른발 슈팅으로 쐐기골을 꽂았다.
홍명보호는 이번 3차 예선에서 11골을 넣었다. 그 중 4골이 후반 교체로 들어간 선수가 뽑아낸 것. 뛰어난 용병술을 선보이는 홍명보 감독은 쿠웨이트전을 승리로 이끈 뒤 “후반전에 앞선다는 안도감에 선수들의 템포가 느려졌고, 중동에선 이런 상황에서 추가 실점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오히려 우리는 이런 상황을 잘 극복했다”고 말했다.
[쿠웨이트시티=장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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