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2기 행정부에서 유로존의 경제는 대내외적으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물가 압력은 하방 위험이 우세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 인하 사이클은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15일 국제금융센터가 발간한 '트럼프 2.0의 유로존 영향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의 재선 현실화로 유로존 경제 회복력에 의구심이 증대된 상황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기간 모든 나라에서 오는 수입품에 10~20%, 중국산 수입품엔 60% 이상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수차례 공언해왔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통상정책은 유로존의 대미·대중 수출을 둔화시키고 중국의 대유럽 수출을 증가시킬 가능성이 높다. 이로 인해 무역 갈등이 증가하고 기업들의 해외 직접투자가 증가해 유로존의 성장력을 약화시킬 위험이 있다.
국방비도 압박 요소다. 트럼프 당선인은 첫 집권 당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이 국방비를 국내총생산의 2% 이상으로 늘리고 미군 지원에 덜 의존하도록 촉구한 바 있다. 유럽연합(EU)의 재정준칙이 지출 여력을 제한하고 있지만 독자적 방위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화될 경우 프랑스·이탈리아 등은 재정 불안에 대한 경계감이 지속될 소지가 있다.
또한 EU의 엄격한 친환경 정책 추진으로 기업들의 비용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의 석유·가스 생산 확대는 EU 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공산이 높다.
국금센터는 트럼프 행정부 정책은 통상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요인으로 평가되지만 수요가 위축되면서 이를 일부 상쇄할 수 있다고 봤다. 강영숙 국금센터 선진경제부장은 "(유로존의) 노동시장 감속, 유가 하락, 중국발 디스인플레이션 등을 감안하면 단기 물가 압력은 하방 위험이 우세하다"고 설명했다.
최근 유가는 중동 분쟁으로 인한 상승 위험이 잠재하지만 중국발 원유 수요 둔화, 미국 등 비 OPEC+(석유수출국기구와 주요 산유국 간 협의체) 증산을 감안하면 공급 우위 환경 인식이 우세한 상황이다. 중국의 대유럽 수출이 늘어날 경우에는 유럽이 대중국 관세를 인상하지 않는 한 유로존 물가에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강 부장은 "이로 인해 ECB의 금리 인하 사이클이 가속화될 전망"이라며 "중장기 영향은 트럼프 2기 행정부가 EU의 경쟁력 상실 대응에 경종을 울릴 수 있는지 여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주경제=장선아 기자 sunrise@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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