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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5 (금)

투어 마치고 서울 온 레이니 "한국 팬 열정에 보답하고 싶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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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디션 난조로 9월 내한공연 취소…"너무 아쉬워 다시 방문"

올해 오토바이 사고도…"어두운 터널 지나면 빛이 있죠"

연합뉴스

팝밴드 레이니
[유니버설뮤직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좌측이 폴 클라인. 우측은 제이크 고스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우리 음악에 대한 한국 팬들의 사랑과 열정은 강렬합니다. 투어 콘서트에서 느낀 사랑에 꼭 보답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감성적인 노래로 국내에서도 인기가 높은 팝밴드 레이니(LANY)는 지난 9월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 제2전시장에서 예정됐던 내한 콘서트를 보컬 폴 클라인의 컨디션 난조로 공연 전날 취소했다.

2017년 밸리 록 페스티벌 이후 거의 매년 한국을 찾아 '프로 내한러'라는 별명까지 얻은 이들이었기에 이러한 소식은 팬들에게 큰 아쉬움을 남겼다. 2014년 데뷔 이래 10년 동안 750여 차례 공연을 펼친 이들에게도 공연 전면 취소는 이번이 두 번째일 정도로 마음 아픈 일이었다.

그래서였을까. 폴 클라인은 호주 브리즈번에서 월드투어가 끝나자마자 지난 10일 밤 미국 대신 서울로 곧바로 날아오기를 자청해 라디오 방송 출연 등의 일정을 소화했다.

폴 클라인은 지난 12일 서울 강남구에서 연합뉴스와 만나 "서울이라는 도시를 정말 좋아한다"며 "워낙 공연을 많이 다니다 보니 다양한 도시를 방문하는데, 모든 도시를 좋아하기란 솔직히 쉽지 않다. 하지만 이곳(서울)에 있는 팬들이 우리 음악을 좋아해 주고, 우리도 팬들의 문화를 좋아해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는 것은 무척 소중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11일 밤 SBS FM라디오 '웬디의 영스트리트'에 출연했고, 방송 후 그를 기다리는 팬들 수십명과 만나 인사하고 사인도 해줬다.

클라인은 "팬들과 너무 좋은 시간을 보냈다. 다들 바쁘게 살 텐데, 라디오 쇼가 저녁 늦게 끝났는데도 저를 기다려줘 감사했다"며 "호주 브리즈번에서 월드투어를 마치고 꼭 한국에 돌아가 프로모션(홍보 활동)을 하겠다고 자청해 소화한 일정이어서 의미가 깊다"고 말했다.

지난 9월 내한공연 취소 당시 어떤 일이 있었는지 물었다.

"아시아 투어의 5∼6번째 공연을 마친 이후 이런 일이 생겼어요. 오사카 공연 도중 제 목소리가 이상해진 걸 느껴서 굉장히 불안했는데, 자고 일어나니 목소리가 완전히 나오지 않았죠. 서울에 오자마자 병원에 들렀는데, 목 상태가 너무 좋지 않아 휴식을 취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클라인은 "너무 안타깝게도 공연을 취소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라며 "지난 9월 공연은 관객 수가 8천명으로 한국에서 지금까지 우리가 한 공연 가운데 규모가 가장 컸기에 너무나 아쉬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팝밴드 레이니
[유니버설뮤직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그는 올해 미국에서 오토바이를 타던 중 교통사고를 당하는 아찔한 일도 겪었다. 생존 확률이 50대 50인 상황에서 살아남은 것 자체가 "운이 좋았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클라인은 "이 사고를 통해 내 안에 있던 삶에 대한 비관적 태도 같은 게 사라졌기를 바란다"며 "사고 이후 절대 이전과는 같은 사람으로 살아갈 수 없었다. 덕분에 더욱 새로운 마음가짐을 갖게 됐다. 인생에서 가장 좋지 않은 일이 좋은 일로 변모한 것"이라고 떠올렸다.

그는 "인생을 살다 보면 좋은 순간, 기쁜 순간, 안 좋은 순간도 있기 마련"이라며 "슬픈 순간은 영원하지 않고 상황은 나아질 수밖에 없다. 우리가 모두 하루하루 자신을 믿고 앞으로 한발짝 나아가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영원히 비가 내리지는 않는 법"이라며 "어두운 시기를 지나면 터널 끝에는 빛이 있다"고 강조했다.

2014년 결성된 레이니는 미니음반 '애크러님스'(Acronyms)로 데뷔한 뒤 감성적인 곡으로 인기를 누렸다.

2017년 첫 정규앨범 '레이니'는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 '빌보드 200' 32위에 올랐고, 2020년 정규 3집 '마마스 보이'(Mama's boy)는 이 차트 7위를 차지했다.

클라인은 활동 10년을 맞은 소감으로 "레이니라는 밴드로서 해야 할 것들이 여전히 남아있다고 느낀다"며 "우리의 성장은 가파르기보다는 일정하고 지속적이었다. 이제 인생을 살아가는 이유 자체가 레이니일 정도로 밴드 활동은 내 삶의 큰 부분이 됐다"고 말했다.

"평소에도 음악 듣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래도 어떻게 키보드의 88개 건반으로 지속해서 새로운 음악을 뽑아낼 수 있는지 신기할 따름이죠. 그것이 음악이 선사하는 기적 혹은 마법이 아닐까요? 스튜디오에서 새로운 멜로디가 떠올랐을 때가 여전히 가장 흥분됩니다."

ts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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