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바이에른 뮌헨의 주전 수비수이자 한국의 철기둥인 김민재가 월드 클래스 센터백들을 모두 제치고 현 시점 세계 최고의 센터백으로 꼽혔다.
국제축구연맹(FIFA) 산하 연구기관인 국제스포츠연구소(CIES)가 11일(한국시간)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공개한 올 시즌 최고의 경기력을 선보이고 있는 센터백 10인 중 김민재가 당당하게 1등을 차지한 것이다.
이번 시즌 들어 바이에른 뮌헨의 주전 자리를 꿰찬 뒤 맹활약하고 있는 김민재의 경기력이 뛰어나다는 걸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셈이다.
CIES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김민재는 100점 만점에 91.1점을 받았다. 90점을 넘긴 선수는 김민재가 유일하다. 김민재의 밑으로는 후벵 디아스(맨체스터 시티), 이브라히마 코나테, 버질 판데이크(이상 리버풀), 에데르 밀리탕(레알 마드리드), 다요 우파메카노(바이에른 뮌헨), 마누엘 아칸지(맨체스터 시티) 등이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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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어리그(PL) 내 최고 수준의 센터백으로 꼽히는 디아스나 코나테, 판데이크조차 90점의 벽을 넘지 못했다. 디아스는 89.7점, 코나테는 89.5점, 판데이크는 89.4점을 기록했다. 밀리탕은 89.0점으로 간신히 89점대를 밟았고, 김민재의 센터백 파트너인 우파메카노와 맨체스터 시티 트레블의 주역 아칸지는 88점대에 그쳤다.
지난 2017년 K리그 명가 전북 현대에서 프로 데뷔한 김민재는 2019년 중국 베이징 궈안을 거쳐 2021년 튀르키예 명문 페네르바체를 통해 처음으로 유럽 무대에 진출했다. 이후 2022년 나폴리로 이적해 유럽 5대리그에 발을 내딛었고, 그해 핵심 센터백으로 활약하면서 나폴리의 33년 만의 우승을 이끌었다.
김민재는 나폴리에서 펼친 활약을 바탕으로 지난해 여름 세계 최고의 클럽 중 하나로 꼽히는 독일의 거함 바이에른 뮌헨의 부름을 받았다. 당시 바이에른 뮌헨을 지도하던 토마스 투헬 감독은 김민재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영입을 추진하는 등 김민재를 데려오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 김민재도 세계 최고 클럽의 제안을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하지만 빅클럽에서의 적응은 쉽지 않았다. 김민재는 나폴리 시절부터 쌓인 피로도와 시즌 도중 참가한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때문에 지난 시즌 내내 체력 문제를 겪었고, 이는 김민재의 경기력 하락으로 이어졌다. 결국 김민재는 토트넘 홋스퍼에서 이적한 에릭 다이어에게 주전 자리를 내주는 등 힘든 시기를 보냈다.
이 과정에서 지난 시즌 뮌헨을 지휘하던 투헬 감독에게 "김민재의 수비는 탐욕적이다"는 폭언을 듣기도 했다.
이번 시즌은 시작부터 달랐다. 투헬 감독을 대신해 새롭게 부임한 뱅상 콤파니 감독은 시즌이 시작되기 전부터 김민재와 다요 우파메카노를 주전 센터백으로 기용하겠다고 천명했고, 실제로 리그 개막전부터 시작해 꾸준히 김민재를 신뢰하고 있다. 지난 시즌과 달리 체력 문제도 없고, 감독의 신임을 받고 있는 김민재는 자신을 향한 신뢰에 경기력으로 보답하는 중이다.
또한 콤파니 감독은 승리를 확신하는 타이밍에 김민재를 후보 자원이 된 다이어와 교체하면서 김민재의 체력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
바이에른 뮌헨이 올 시즌에는 지난 시즌 놓친 독일 분데스리가 타이틀은 물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와 독일축구연맹(DFB) 포칼컵 등 우승을 가져오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어 주전 선수에게 적절한 휴식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 그 덕에 김민재는 이번 시즌 치러진 분데스리가 10경기와 챔피언스리그 4경기, DFB 포칼 2경기에 모두 선발 출전했다.
특히 바이에른 뮌헨은 최근 5경기 중 대다수를 다득점 무실점으로 끝내면서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줬는데, 김민재는 이 모든 경기에 출전해 팀의 수비를 틀어막으며 바이에른 뮌헨의 무실점 승리를 견인했다.
김민재가 콤파니 감독 체제에서 중용되고 있는 이유는 분명하다. 콤파니 감독의 전술에서 감독이 지시하는 바를 완벽하게 수행할 만한 능력이 있는 센터백 자원이기 때문이다.
콤파니 감독은 팀의 전체적인 라인을 높게 올려 높은 위치에서부터 상대를 압박하고 공을 탈취해 빠른 속도로 공격을 전개하길 원한다. 수비라인도 이에 맞춰 올라가야 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센터백들은 뒷공간 노출에 대한 부담을 안고 경기에 임할 수밖에 없다.
김민재와 우파메카노는 발이 빠르고 일대일 경합 능력이 뛰어나 이런 상황에서도 약점을 보이지 않는다. 김민재는 거의 하프라인에 가까운 지역에서 상대 공격수를 찍어누르는 경합 능력으로 공을 빼앗고, 뒷공간을 허용하더라도 빠른 스피드로 쫓아가 공간을 커버하는 등 실수를 만회한다.
김민재의 전진 패스 능력 또한 김민재의 가치를 높이는 장점이다.
축구 관련 통계를 다루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인 '데이터MB'에 따르면 김민재는 총 398개의 전진 패스를 시도하면서 현재 유럽 5대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선수들 중 전진 패스 부문 1위를 기록 중이다.
바르셀로나의 베테랑 센터백 이니고 마르티네스가 375개로 김민재의 뒤를 따르고 있는데, 전진 패스 개수의 총합 차이가 23개에 불과하나 이 기록이 한두 경기 만에 따라잡을 수 없는 기록이라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 차이가 크지 않아 보일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는 의미다.
3위부터는 기록 차이가 더욱 크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아약스 등에서 활약한 다재다능 베테랑 수비수 데일리 블린트가 297개로 이 부문 3위에 위치해 있다. 센터백만이 아니라 레프트백이나 수비형 미드필더로도 뛸 수 있는 블린트는 커리어 내내 뛰어난 빌드업 능력으로 각광받았던 수비수다.
17세 유망주 센터백 파우 쿠바르시가 291개로 4위다. 바르셀로나 유스 라 마시아 출신의 재능인 쿠바르시는 2007년생으로 현재 17세에 불과하나 세계 최고 명문 중 하나이자 레알 마드리드와 함께 스페인 축구 양대산맥으로 꼽히는 바르셀로나의 주전 센터백으로 활약 중이다. 나이에 걸맞지 않은 센스와 뛰어난 패스 능력으로 유명하다.
최근 이강인의 소속팀이 파리 생제르맹(PSG)과 경기를 치른 프랑스 리그1 앙제의 수비수 조르당 레포르트와 손흥민의 토트넘 홋스퍼 동료인 크리스티안 로메로가 290개를 기록해 5위에 이름을 올렸다. 두 선수들 모두 수비력 만큼이나 빌드업 능력이 좋은 선수들로 알려져 있다.
사진=연합뉴스, CIES SNS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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