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물가상승률이 두 달 연속 1%대를 기록한 가운데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물가상승률이 2%를 밑도는 현상이 장기간 지속되지 않도록 통화정책의 긴축 강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KDI는 11일 '최근 물가 변동 요인 분석 및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물가상승률 둔화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거시정책 기조도 이에 맞춰 조정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물가상승률이 물가안정목표(2%)를 하회하는 현상이 장기간 지속되지 않도록 통화정책의 긴축 강도를 조절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확장적 통화·재정 정책이 시행된 가운데 2021년 하반기 이후 물가상승률이 상승 기조를 보였다. 기준금리가 빠르게 인상된 반면 정부지출은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하지만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안정적인 수준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1.3% 오르며 두 달 연속 1%대를 기록하고 있다.
이에 KDI는 코로나19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의 변화에 대한 분석에 나섰다.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은 거시경제의 수요 변화를 야기하는 정책으로 공급 측면의 변화에 의한 거시경제 변동과 다른 결과를 불러오기 때문이다.
2001년부터 올해 3분기까지 기준금리, 정부지출, 비정책 요인 등 수요요인을 분석한 결과 통화정책은 재정정책에 비해 물가상승률에 보다 지속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공급 충격의 영향은 단기간에 그쳤다.
구체적으로 기준금리가 1%포인트 하락하는 충격이 발생하면 물가상승률은 3분기 후 최대 0.2%포인트 오른 뒤 2년여간 영향이 지속된다. 정부지출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1%포인트 늘어나면 물가상승률에 같은 분기 0.2%포인트 영향을 준 뒤 1년여간 파급 효과가 나타난다.
비정책 수요 충격도 물가상승률에 미치는 영향이 1~2년간 지속되지만 공급 충격에 의한 물가 반응은 상대적으로 지속성이 짧다.
코로나19 이후 물가 상승 과정에서 재정정책은 상방 압력을 주고 통화정책은 2023년 이후 하방 압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이 KDI의 설명이다.
황선주 KDI 경제전망실 모형총괄은 "최근까지 물가 상승을 주도해 오던 비정책 수요 요인이 추가적인 충격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가정하면 시간을 두고 점차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며 "물가상승률 둔화 추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또 "향후 물가상승률이 물가 안정 목표인 2% 이하로 지속되지 않도록 통화정책의 긴축 강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며 "재정정책은 과거 코로나19 이전보다 여전히 확대된 상태인 것을 감안할 때 현재의 중립적인 수준을 유지하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주경제=김성서 기자 biblekim@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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